파페포포 기다려
심승현 지음 / 홍익 / 2012년 4월
평점 :
절판


파페포포는 '추억'입니다. 잊고 사는 것들에 대한 그리움이 우리 삶을 얼마나 살찌우는지 알려주는.

파페포포는 '사랑'입니다. 마음속 누군가를 아끼고 배려하는 마음이 행복의 시작임을 말해주는.

파페포포는 '격려'입니다. 삶의 무게에 허덕이는 이들에게 다시 일어나라고 손짓하는 오랜 친구 같은.

-프롤로그 중에서-

 

 

내가 읽은 파페포포는 '눈물'이었다. 읽는 내내 가슴이 잔잔하게 아려왔다. 엄마가 그리웠다.

엄마도 내가 그리웠을까 궁금해졌다.

 

 

파페포포 시리즈는 올해로 열살이 되었다고 한다. 2002년 첫 출판을 시작으로 그간 네권의 파페포포를 탄생시켰고, 이 책은 다섯번째 파페와 포포의 이야기이다. <메모리즈>와 <투게더>, <안단테>는 <기다려>와 같이 홍익출판사에서 출판되었고, 나머지 한 권 <레인보우>는 2009년 예담에서 출판되었다. 이전에 파페포포를 읽어본 적이 없었던 나는, 어째서 중간에 출판사를 바꾸었던 것인지 궁금해질 정도로 <기다려>로 단번에 파페와 포포의 팬이 되고 말았다.

 

 

다섯번째 이야기 <기다려>는 가까이에 있는 행복을 찾지 못하고 절망하는 이들에게 '기디려'라고 말한다. 포기하지 말라고, 행복은 바로 가까이에 있다고. 행복을 손에 쥘 수 있는데도 마지막 고비를 넘기지 못하고 주저앉는지 잘 알기에 -프롤로그 중.

그러나 나는 생각이 조금 다르다. 행복은 기다린다고 오는 것이 아니다. 그렇다고 저돌적으로 찾아나서라는 이야기도 아니다. 내가 아는 행복은 항상 함께하지만, 느끼지 못할 뿐 이다. 그러나 역설적이게도 지금 이순간에 행복하다라고 느끼지 못한다면 영원히 찾을 수 없는 그런것이다. 나는 생각한다. 살아있는 것도, 건강한 것도, 웃을 수 있는 것도 모두 행복이라고. 루소가 말했다. 행복이란 고스란히 내 마음속에 머물러 있는 것이라고.

파페와 포포를 따라가는 길이 모두 행복에 이르는 길이였다. 행복은 자그마한 화초 '아몬드 페페' 속에서 가만히 빛나고 있었고, 천천히 걷는 느림 속에 녹아 있었다. 행복은 망막색소변성증이라는 희귀병을 앓고 있는 개그맨 동우 씨의 '세상을 보는 눈' 속에 담겨있었다. 내가 지금 얼마나 행복한가를 생각하면서, 나는 또한번 생각했다. 파페포포는 '눈물'이다.

 

 

엘리자베스 브라우닝은 시 '내가 당신을 어떻게 사랑하느냐구요' 에서 '내 영혼이 닿을 수 있는 그 깊이만큼, 넓이만큼, 높이만큼 당신을 사랑한다 라고 고백했다. 예전에 그냥 그런 시가 있었지 라고 지나쳤는데, 파페포포에서 읽는 엘리자베스의 이야기는 달랐다. 가슴이 아련해졌다. 엘리자베스 브라우닝이라는 이름이 너무도 아름답게 여겨졌다. 결혼하면 내 고유의 '성'을 버리고, 남편의 '성'을 따르는 야만적인 서양 고유의 풍습이 이토록 아름답게 여겨지기도 처음이었다.

 

 

내가 태어난 이유, 사랑하기 위해서가 아닐까. 내 존재 자체로 사랑받기 위해서가 아닐까.

 

파페와 포포 시리즈를 단번에 지르고 말았다.

아는 사람들에게 한 권씩 선물하고 싶은 욕심도 생긴다.

쫓기듯 허겁지겁 달려가지만, 우리가 찾는 행복은 늘 마음속에 있다라고 외치고 싶은 심정이기도 하다.

퇴근길에는 화초가게에 들러 '아몬드 페페'를 사야겠다.

 

길모퉁이만 돌아서면 네가 그토록 찾아 헤메던 행복이 기다리고 있어(사기치지마)

그러니 여기서 포기할 수도 없잖아 더 힘을 내!(네가 서있는 곳 바로 그 자리에서 느끼지 못한다면, 행복은 어느곳에도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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