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이 말해주지 않는 그들만의 진실
데버러 L. 로드 지음, 윤재원 옮김 / 알마 / 2011년 12월
평점 :
절판


대학 교육의 근본적 목표는 지식의 발전에 있다. 그러나 대학 교육의 숨겨진 진정한 목표는 더 높은 지위와 더 높은 수입에 있음을 누구나가 다 알고있다. 그러므로 대학에 진학하지 못한다는 것은 미래의 빛나는 영광 따위는 기대할 수 없는 인생의 패배자가 된다라고 생각한다.

대학은 교육의 질을 높이기보다 명성을 드높이기에 급급하다. 때문에 대학은 교육의 질을 높이기 위한 교육 자원에의 투자보다, 화려하고 호화로우며 가시적인 효과가 있는 전시행정을 통한 건물증축과 시설물 확충에 투자한다.

경쟁중심적 문화로 순위에 대한 집착은 학교와 학생 모두에게 그 어느 때보다 강하다.

학생과 학부모는 교육의 내용보다는 학점에 더 신경을 쓰고, 그에따라 학교와 전공을 선택한다. 또한 그들은 대학 교육을 지위 상승을 위한 타이틀로 여긴다.

분화되고 전문화된 오늘날, 인문학과 같은 인간을 이해하기 위한 교육은 점차 사라지고, 돈을 이해하고, 돈을 숭배하는 공부는 주가가 높다.

교수들은 학문을 연구하며, 제자를 교육하고, 후배를 양성하기보다는 대학 및 사회에서 자신의 위치 확보를 위한 출판에 집중해야 한다. 또한 출판에 있어 연구의 질이나 독창성이 중요시 되기 보다는 다량의 실적에 중점을 둔다.

교수들의 연구 기금과 학교 시설 확충을 위한 자금의 출처는 많은 부분에서 민간 기업 쪽으로 기울고 있며, 그들은 자금을 투자한 만큼 정확한 보상을 대학에 요구한다. 때문에 무엇보다 객관적이고, 중립적이며, 투명해야 할 교육은 기업의 요구에 맞춰져 판매와 투자의 대상이 되었다. 또한 대학은 기업을 위해 헌신 할 지적이고 전문적인 노동자 생산 기관이 되고 있다.

오늘날 대다수의 젊은이가 대학생이지만, 또한 대다수의 대학생은 어마어마한 학비를 부담하기 위해 빚쟁이가 되고있다. 그들은 학교를 졸업한 후, 학비를 갚기 위한 부채 노동자가 되며, 학비 상환 후에도 그들은 결혼하기 위해, 집을 사기 위해, 자녀를 교육하기 위해, 노후를 보장받기 위해 여전히 부채노동자로 남는다.

 

지식인을 양성하고 이성에 대한 역량을 확대시키기 위한 고등 교육으로써 대학교육은, 오늘날 그 본질이 훼손되고 왜곡되어 천박한 모습인 위의 몇가지 가치로 대변된다. 저자는 그 대상을 미국의 대학들로 한정했지만, 위의 설명은 정확히 우리사회 대학의 모습이다. 사회 시스템과 교육 등 많은 부분에서 미국을 추종하고 있는 우리사회는 대학의 모습조차 미국과 다르지 않은 것이다. 때문에 저자가 짚어주는 미국 대학의 문제점들은 바로 우리 대학의 문제점 들이기도 하다.

대학은 고등 교육을 통한 비판적 사고 능력을 개발해 현대 사회에 필요한 지성적이고 윤리적인 인재를 양성하기 보다는 자본에 복종하고, 순응할 실용적 인간상을 양산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대학의 문제점이 대학 자체만의 문제라고 볼 수는 없다. 자본을 쫓고, 지위를 쫓는 세태만을 탓하기에도 부족하다. 대학이 변해야 하지만, 그보다 먼저 사회가 개혁되어야 하며, 의식의 전환이 필요하다. 그러나 소시민인 우리는 자식이 더 나은 지위를 보장 받을수도, 더 높은 수입을 올릴수도 있는 것처럼 보이는 대학 진학을 포기할 수 없다.

자, 모두가 대학교육을 받은 지금 우리나라는 정부발표 청년실업률 6.3%, 실제 청년 체감 실업률은 정부 발표치의 4.3배에 달하는 청년실업 대국이 되었다. 이에 대해 일부 사람들이 주장하듯 힘들고(difficult), 더럽고(dirty), 위험스러운(dangerous) 일을 피하는 청년에게 문제가 있다라고 할 것인가.

오늘날 우리 사회의 대학은 마음만 먹으면 모두가 진학할 수 있을 만큼 선택의 폭은 넓어졌지만, 그로인해 고등 교육의 진짜 목적은 잃었다. 대학은 더이상 지성의 전당이 아닌 지위를 쫓는 격투장이 된 것이다.

대학은 우리에게 진실을 말 하지 않는다. 그러나 침묵 속에서도 우리는 알고 있다. 다만, 낙오에 대한 두려움은 우리조차도 침묵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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