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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 다섯 인생 - 나만 좋으면 그만이지!
홍윤(물만두) 지음 / 바다출판사 / 2011년 12월
평점 :
어느 인터넷 서점이건 서평을 남길라치면 별의 갯수를 체크하게 되어있다. 리뷰를 읽고 책을 구입하려는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려는 취지겠는데, 나 역시도 책을 구입할 때 리뷰어들이 체크한 별의 갯수를 참고로 하곤 한다. 그중에 가장 맘에 든 책은 별 다섯개로 표시된다. 호텔도 그렇지않은가. 시설좋고, 서비스 좋아 가장 좋은 호텔로 분류되는 호텔을 오성급이라고 분류하듯이 말이다.
리뷰어 물만두 홍윤, 그의 삶의 소소한 일상을 담은 이 책은 별 다섯개로는 모자랐다. 특별히 훌륭한 책이라서가 아니다. 그의 글이 쫀득하게 맛깔져서도 아니다. 그가 시한부 삶을 살다 떠난 사람이라서는 더더욱 아니다. 내가 이 책이 별 다섯개로는 도저히 모자라는 책이라고 여기는 이유는, 그가 좋아하는 것을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즐겼기 때문이다.
'물만두'라는 북블로거를 알게 된 것은 그녀가 막 세상과 작별하고 난 후에 올라온 기사를 보고서였다. 인터넷 서점이라는 한 공간을 이용했지만 그녀의 생전에 나는 그녀를 알지 못했다. 서로 좋아하는 분야의 책이 달랐기도 했지만, 나는 다른 블로그를 방문하거나, 다른 사람의 글을 읽고 댓글을 다는 등의 활동을 거의 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녀의 부고를 접하고는 전부터 알고 있던 사람의 죽음을 마주한 것처럼 가슴 한켠이 아련했었다. 같은 취미를 갖었고, 같은 공간을 사용했다는 것에서 오는 상실감 외에도 죽음이 주는 쓸쓸함 때문이었다. 그랬기에 물만두 홍윤의 <별다섯 인생>의 출판 소식은 더더욱 반가웠고, 꼭 읽어야만 하는 책이었다.
책을 읽기 전, 이제부터 많이 울게 될 것이라고 충분히 마음의 준비를 했다. 그랬기에 2004년에 쓴 자신이 진행성 근육병을 앓고있는, 그래서 앉는 동작조차도 가족의 도움을 받아야 하는 중증의 환자라는 고백의 프롤로그 '만두의 진실 또는 고백'을 읽고는 약간 어안이 벙벙했다. 전혀 슬프지 않았기 때문이다. 한 방울도 눈물이 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오히려 모 인터넷 서점 사이트에서 가장 오래 남을 인물이 만두일 것이라는 '질긴 만두' 타령을 보고 나자, 나도 모르게 그럴것이라는 긍정적인 생각까지 하게 되었다.
책을 읽는 동안은 이렇게 유쾌한 가족이 있을까 싶었다. 명랑 시트콤이 따로 없다. 그녀의 병은 가족에겐 이미 일상이었다. 그렇다고 그녀의 고통이나 아픔 따위가 전혀 드러나지 않은 것은 아니다. 명랑 시트콤 사이사이 보이지 않는 가족의 눈물이 묻어났다. 대수롭지 않게 자신의 일상을 적어내려간 행간 사이사이 그녀의 절규가 배어있었다. 역시 나는 울지 않을래야 않을 도리가 없다. 언니를 보내는 동생 만순의 글은 특히나 가슴 찡했다.
그녀가 떠나고 1년이 지난 지금 그의 가족들은 평온을 되찾았을까, 궁금하기도 하다. 아무렇지 않은듯 그렇게 웃던 가족들이 이제는 제발 소리내어 울었으면 하는 생각도 했다. 슬프지만, 산 사람은 살아야겠기에 울때 울어야 한다. 울지않으면, 가슴에 맺힌 큰 멍울이 살아있는 삶을 잠식해 갈 것이기 때문이다.
가족을 사랑하고, 책을 사랑하고, 리뷰 쓰기를 사랑했던 그는 갔다. 그렇지만 그녀는 그녀의 예언대로 북블로그 사에 길이 남을 역사가 되었다.
'물만두'의 소소한 일상을 읽기로 선택한 당신은 제발 그녀의 이야기를 읽으며, 비루한 자신의 삶을 위로할 방패로 삼지 않았으면 좋겠다. 그녀의 말처럼 누구나 같은 삶을 사는 것은 아니니까. 이런 삶도 있고 저런 삶도 있지만, 저런 삶보다는 이런 삶이 났다는 섯부르고 천박한 판단은 하지 말기를 바래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