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명품 강의 2 - 인간 본성과 사회적 삶의 새로운 이해 서울대 명품 강의 2
장덕진 외 13인 지음, 서울대학교 사회과학연구원 기획 / 글항아리 / 201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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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에 이어 2011년 서울대 사회과학연구원에서 이루어진 시민교양강좌의 강의 내용을 요약한 이 책은 무엇보다 지금 현재 대한민국의 사회적 상황을 배경으로 한 강의이기 때문에 이해가 쉬웠다. 그러나 꼭 한국의 작금의 상황만을 나열한 것은 아니다. 먼저 인간의 본성과 진화, 그리고 심리를 살펴보는 베이직 작업이 있었고, 그 위에 경제와 사회복지, 개인간의 소통방식, 스포츠, 생태계에 대한 것 까지 아우르는 이 책은 책의 부제처럼 인간 본성과 사회적 삶을 이해하는 강의집이다. 그런가 하면 박태균 교수의 '전쟁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와 정근식 교수의 '태극기, 한국 현대사를 읽는 새로운 코드'는 각각 6.25전쟁과 5.18을 비롯한 민중항쟁을 배경으로 해서 부족한 역사의식을 고취하는 기회가 되기도 했다.

책은 꼭 순서대로 읽을 필요가 없었는데, 관심이 가는 강의론을 먼저 읽거나 혹은 서문에서 권유한 바대로 분야별로 골라 읽어도 좋았다. 그러나 각각의 강의들은 개별적으로 읽혀질 지라도, 결과적으로는 우리의 사회현상을 설명하는 커다란 줄기로 이해된다.

특히 내가 주의깊게 읽은 것은 4강, 이준구 교수의 '행태경제 이론에서 인간의 체온을 느끼다' 였는데, 한정된 자원으로 욕망을 최대한 충족시킬수 있는 방법을 찾는 경제는 무엇보다 합리적 인간상을 추구한다. 그러나 인간은 실제로 합리적이지 못한 면이 많고, 이는 행태경제학으로 설명된다. 또한 자신의 이익을 우선적으로 고려해야하는 이기적인 호모 이코노미쿠스는 많은 부분에서 이타적 행동을 행하기도 한다. 이러한 행태경제학 이론은 작게는 내가 왜 합리적이지 못한지를 이해할 수 있게 해주었고, 비합리적이고 때때로 이타적인 인간의 행동들이 세상을 그나마 살맛나는 공간으로 만들어 주고 있다는 생각을 하게 했다. 이준구 교수는 이러한 행태 경제학을 최근 사회문제가 되었던 좌회전 삼색등에 비유해 설명했다.

자신의 출근길을 비유로 현재 대한민국의 생태계에 대한 강의를 펼친 이도원 교수의 '출근길 잠깐의 사유, 풍경과 생태'는 한편의 단편 소설을 읽는 것처럼 부드럽게 읽힌 것에 반해 서울의 인공미와 디자인 거리에 대한 천박함을 질타하는 그 내용은 뾰족하고, 예리했다.

 

개개인의 삶이 바로 정치적인 것이라고 믿는 나는 사회학에 무척 관심이 많다. 한 인간을 이해하는데에도 사회적 생태적 체계를 알아야 하는 것은 너무도 자명하다. 정치를 하건, 복지를 하건, 혹은 교육을 하건 먼저 '인간에 대한 이해'가 선행되야 할 것이며, 그에 꼭 필요한 한문이 사회학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전공하지 않은 사회과학의 수강과목들을 두루 섭렵할 수 있는 이 책은 내가 꼭 읽어야 할 책이었다.

이런 강의집을 읽은 후에 한번씩 드는 생각은 다음번 강의는 책이 아닌 강의실에서 듣고 싶다, 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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