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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의 함정 - 가질수록 행복은 왜 줄어드는가
리처드 레이어드 지음, 정은아 옮김, 이정전 해제 / 북하이브(타임북스) / 2011년 5월
평점 :
절판
행복한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더 건강하고 독감에 걸릴 확률도 낮으며 수술 후 회복력 또한 높다고 한다. 도대체 행복이란 감정이 무엇이기에.행복은 살아있는 동안 살아갈 동기를 주며, 살아갈 힘을 주는 대단히 유익하고 꼭 필요한 감정이다. 우리는 무엇인가 목표를 갖고 그 목표를 이룰 경제적인 부를 쟁취했을 때 가장 확실하고 눈에 띄는 행복감을 경험할 수 있다. 여기서 우리가 경험하는 행복감이 지속되지 못하는 이유는 목표를 '물질의 소유'로 잡았기 때문에 벌어지는 오류로, 현대사회는 생활수준이 과거에 비해 월등히 나아졌음에도 불구하고 도대체 행복해 미치겠다는 사람보다는 행복하지 못해 살아갈 힘이 없다는, 혹은 '행복이 다 무슨 말장난이냐' 매일매일이 전쟁이라고 말하는 사람들로 넘치니 참으로 아리송한 세상이 아닐 수 없다. 나는 이 책을 읽으며, 도대체 행복이 무엇인지, 또 행복은 일시적인 것이 아닌 지속적인 감정인지에 대해 궁금했다.
저자는 경제적인 만족이 주는 행복은 아주 일시적이며, 습관화되면 무뎌지고 더이상 경제적인 부유만으로는 행복의 감정을 유지할 수 없다고 한다. 그 증거로 역사상 최고의 소득수준을 자랑하는 선진사회에서는 우울증, 알코올 의존증, 범죄율 역시 최고의 수준이라고 말한다. 그렇기에 소득이나 경제적인 부가 주는 행복은 일정 수준을 도달하면 더 많은 부, 더 많은 성장을 지속적으로 주입해야 하는 마약과 같은 중독성 행복감만을 제공한다. 경제성장이나 부가 주는 행복이 일시적인 것이라면 도대체 인간은 행복을 위해 다른 무엇을 해야 하는 것일까.
먼저 저자는 인간의 욕구 조절의 필요성에 대해 이야기 한다. 보통 한 인간이 평생 느끼는 욕구라는 것은 살아가는 데 꼭 필요한 욕구 외에도 비교와 외부효과에 의해 조정되는 욕구가 태반이다. 자본주의 사회에서의 '광고'는 인간을 끊임없이 불만족스럽게 하고, 갖지 못한 것에 대해 욕구하도록 하며 비교불안을 조장한다. 소유에 의해서만 인간의 품질이 규정되는 사회라고 해야 할까. 저자는 이러한 거짓 행복에의 유혹에서 벗어나 좀더 인간적이고 지속가능한 행복의 감정에 대해 이야기 하고 있다. 기본적인 도덕성, 공감능력, 연민, 신뢰성 등의 감정은 일평생 한 인간을 풍요롭고 행복하게 한다. 지금보다 순위에 덜 집착하는 합리적 균형감각이 인간에게 필요하다. 본질적으로 인생을 경쟁의 사투장으로 생각하는 사회에서는 경쟁에서 진 사람들은 소외되고, 위협이 되며 따라서 이긴 사람들도 평화롭게 살아갈 수 없는 불안한 공동체가 될 수 밖에 없다. 따라서 외부효과에 휘둘리는 갈대형 인간이 아닌, 내면의 감정에 풍요로움을 간직한 지속형 인간의 필요성은 다른 무엇보다 전 인류의 행복감을 위해 꼭 필요한 것이다.
지금과 같은 경쟁의 제로섬 게임은 전인류에게는 공공의 악이다. 우리가 모두 다 같이 잘 사는 사회란 물질적인 부가 충만한 사회를 말하지 않는다. 그것은 이론적으로도 실제적으로도 불가능한 탁상공론일 수 밖에 없다. 다같이 잘사는 사회란 내면적 풍요로움이 보장되는 사회다. 그것이 진정한 행복이다. 물론 저자의 주장은 지당하고도 옳다. 그렇기에 곳곳에서 고개를 끄덕이며 공감할 수 있었다. 그러나 한가지 이 책을 읽어나가는데 나에게 걸림돌이 있었다면, 반복되는 저자의 주장이 조금 지루했다. 조금 더 깔끔하고 쌈빡하게 요약정리 할 수는 없었을까. 그럼에도불구하고 이 책을 꼭 읽어야 할 필요성은 무시할 수 없었다. 물질만능의 시대에 도대체 살아갈 이유를 느끼지 못하는 사람이라면, 소유한 것으로 내 존재 자체를 비관해 왔거나 다른사람을 판단해 왔던 사람이라면, 혹은 말초적인 감정으로만 행복에 대해 오해해 왔던 사람이라면 좀더 과학적이고 통계적이며 논리적인 행복에 대해 이 책의 논의에 귀기울 필요가 있겠다. 그리고 국가와 사회가 제공해야 하는 '복지'에 의심스러운 눈길을 갖은 사람에게도 꼭 권하고 싶은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