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이 인간인가 - 아우슈비츠 생존 작가 프리모 레비의 기록
프리모 레비 지음, 이현경 옮김 / 돌베개 / 200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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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경식의 <언어의 감옥에서>를 읽고 프레모 레비를 알게 되었다. 우리나라에는 아우슈비츠로 부터의 증언 문학(이것을 문학이라고 표현해도 좋다면)으로 빅터 프랭클린의 <죽음의 수용소에서>가 잘 알려져 있다. 나 역시 읽지는 않았으나 빅터 프랭클린 박사의 이야기는 많이 들었다. 그러나 프레모 레비에 관해서라면 서경식의 책을 통해서가 처음이다. 그리고 <언어의 감옥에서>를 읽은 후부터 바로 이 책을 읽기 시작했다.


점점 젊은이들과 이야기하는 것이 힘들어진다. 우리는 그것을 일종의 의무로, 동시에 위기로 본다. 시대착오적으로 보일 위기, 귀 기울여지지 않을 위기. 사람들은 우리의 이야기를 들어야 한다. 우리의 개인적인 경험들을 넘어서 혹은 그것과 상관없이, 우리는 어떤 근본적인 뜻밖의 사건을 집단적으로 목격했기 때문이다. .......... 과거에 이런일이 벌어졌다. 그러므로 그런 일은 다시 일어날 수 있다. 바로 이것이 우리가 말하고자 하는 핵심이다.

그리고 바로 그 점 때문에 레비는 자살하고 말았던 것일까. 사망률이 90-~98퍼센트인 수용소에서 살아 돌아와 한 40년간의 증언이 사람들에게 제대로 받아들여지지 않고 있다고 판단했던 것일까. 레비는 '인간'이라는 종에서 희망을 잃어버렸기에 자살했을지도 모르겠다. 수용소에서는 모두가 인간이 아니었다. 생존을 위한 투쟁을 한시도 쉴 수 없었으며, 점점 인간다운 품위를 잃어가던 수감자도 한 인간을 짐승의 단계로 까지 끌어내린 감시자도. 그리고 소용소의 존재를 묵인했던 보통의 평범한 사람들과, 그의 증언에 귀기울일 줄 몰랐던 직접 수용소를 경험하지 않은 후대의 우리들까지도 레비에게는 '인간'이라는 존재에 의문을 품게 했을지 모르겠다.  

 

레비는 이 책을 희생자의 한탄이나 복수심 때문에 쓴 것이 아니라 했다. 무엇보다 있었던 사실을 증언하고자 했다. 사심에 눈이 가려 제대로된 증언을 하지 못할까봐 두려워했던 것이다. 그것은 용서와는 다른 것으로 그는 비극의 역사가 제대로 심판되어지길 원했기 때문이다. 레비는 카리스마 넘치는 지도력과 웅변술로 사람들을 현혹했던 히틀러에게만 책임을 돌려서는 안된다고 쓰고 있다. 그보다는 비인간적인 명령을 수행한 보통의 평범한 사람들이 있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고 했다. 아무런 문제없이 복종할 준비가 되어 있는 자들은 도처에 있고, 무의식적인 행위 속에서 권력에 맹종하게 될 때 나 자신도 어쩌면 그런 종류에 인간일 수 있다라고 경종을 울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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