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보노보들 - 자본주의를 위한 가장 아름다운 이야기
안치용.이은애.민준기.신지혜 지음 / 부키 / 201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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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주의 시대와 사회복지는 어쩐지 어울리지 않는다. 서로 상충되는 가치를 지니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성장의 이면에는 그림자 처럼 경쟁을 등지기 마련이고, 자본주의라는 시스템은 경쟁을 통한 성장으로 그 생명을 유지할 수 밖에 없다. 그러나 사회복지가 추구하는 가치는 경쟁이나 성장이 아닌 배분이다. 어떻게 나눌 것인가. 내 것이니, 내 맘대로 나만이 아닌 우리것이니 우리가 같이 공평하게 나누자는 논리가 바로 복지의 개념이다.

사회적 기업들은 바로 사회복지의 가치를 실천하기 위한 배분을 목적으로 하는 기업으로 자본가 만을 위한 축척을 추구하지 않는다. 사회적 기업은 박리다매 즉, 원가 절감을 통해 이윤을 극대화 하는 것이 아니라 기업가와 노동자 그리고 소비자까지 모두가 이익을 얻는 말그대로 사회적 책임을 지는 기업이다. 사회적 기업으로 인정되기 위해서는 월급을 받는 노동자가 근무해야하고 지속적으로 영업활동도 있어야 한다. 취약계층을 보호하는 차원의 일자리 창출은 물론이고 단기성이 아닌 지속적인 일자리를 제공해야 하는 것이다.  

일회적이고 시혜적인 복지는 일시적인 동정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그보다는 근본적으로 일자리를 창출해 자신의 힘으로 자신을 책임질 수 있게 사회가 책임을 져주는 것이 최상의 복지라고 생각된다. 그런 의미에서 취약계층에게 지속적으로 일자리를 제공하고, 투명한 경영과 함께 직원들의 발전을 위한 교육을 하는 사회적 기업은 우리사회가 앞으로 나아가야 할 미래형 기업의 모습이 아닌가 한다. 그들은 중소기업이라고도 할 수 없는 소규모의 영세한 업장의 회사를 꾸리고 있지만 그들이 공유한 도덕적 가치는 어느 일류 대기업도 따라오기 쉽지 않은 높은 수준이다. 

모두가 다 잘 살 수는 없다고 한다. 그러나 그렇게 말하는 사람들이 시도는 해보고 하는 소리인지 믿음이 가지 않는다. 모두가 잘 살 수 있다는 소박한 꿈을 꾸는 사람들이 더이상 바보 취급을 받지 않는 그런 세상을 꿈꿀 수 있게 해주는 <한국의 보노보들>은 경향신문에서 연재되었던 ’사회적 기업이 희망이다’라는 기획시리즈를 책으로 묶었다. 돈 만을 추구하다보면 사람도 돈으로 보이고, 양심도 돈으로 변한다. ’돈’은 돌고 돌아 ’돈’이라고 했다. 돌고 돌지 않는 돈은 인간을 좀 먹는 좀비와 같다. 눈 앞에 당장 보이는 이익 앞에서 눈을 감을 줄 알고, 동등한 입장에서 사람을 존중할 줄 아는 아름다운 사람들이 바로 한국의 보노보들이다. 

노인의 자살 문제에 대해 고령화 시대에 노인인구를 감소할 수 있으니 문제될 것이 없다라고 하는 사람이 있다. 그는 고목이 쓰러지는 건 보아도, 숲이 망가지는 것은 보지 못하는 사람이다. 한국의 보노보들은 숲을 보는 사람들이다. 숲을 보고 아름다운 자연을 조화롭게 사랑할 줄 아는 사람들이다. 소외 없이 평등한 사회를 진실로 소망하는 사람들이다. 가난한 이웃과 함께 하고, 환경을 생각하며, 문화를 사랑하고, 노동의 가치를 존중하며, 장애인들과 공존할 줄 아는 이들이 있는 한 경쟁으로 지쳐가는 우리 사회에도 희망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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