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현이란 무엇인가 개념어총서 WHAT 1
채운 지음 / 그린비 / 2009년 11월
평점 :
절판


인간은 타인의 욕망을 욕망한다.  
굳이 헤겔을 들먹이지 않아도 내가 갖은 욕망이라는 것이 타인과의 비교우위에서 나오는 것임을 거부할 수 없다.  따라서 욕망을 추구하는 삶이란 재현의 삶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일반화된 개념을 내 가치판단의 기준으로 삼고, 한치의 어긋남도 허용하지 않으며 언제나 주어진 문제에 대한 답만을 찾으며 살때 우리는 모범생이란 닉네임을 달 수 있다. 모범생은 선구자가 될 수는 없지만 또한 낙오자가 되지도 않는다. 못해도 중간은 가는 인생이라고 해야하나......
매사가 재현이다. 그렇게 살아야 한다고 배웠으니까.
발언할 자격조차 주어지지 않은 삶을 거부하거나 거역해서는 중간자의 삶을 살 수 없다. 안락하고 편안한 인생은 거역하지 않을때 보장된다. 다른것은 거북한 것이다. 다른것은 불결하고, 야만적이고, 죄악이다. 따라서 다르다는 것은 지탄의 대상이 되어야 한다. 그것은 재현을 거부하기 때문에 체제를 불안하게 한다.  주어진 것을 거부하는 것이 바로 악이다. 그것은 '모두'를 부정하는 것이다. '모두'라는 하나의 방향, 하나의 질서가 평화와 안녕을 보장한다. 재현의 삶은 도덕과 규율과 엄격함과 권력이 판을 치는 삶이다. 내 위의 권력을 인정할 때 내 아래의 복종 또한 필수적이다. 여기에 다른 사유는 있을 수 없다. 그것이 암묵적인 법칙이다. 이는 삶을 게으르지만 안락하게 한다. 거부하지 않으면 최소한 탈락되지도 않는 것이다.
그러나 그러한 삶을 진정 '산다'고 표현할 수 있을까. '산다'기 보다 '살아진다'고 해야 맞는 것이 아닐까.....
이건 이렇고, 저건 저렇다는 답안은 필요없다. '살기'위해 익숙함을 던져야 한다. 필요하다면 불편한 한대 잠을 자청해야 한다. 안락은 때때로 인간성을 말살하고 나를 나답지 못하게 한다. 나는 대량생산되는 마로니 인형이 아니라는 것을 이제는 인식할 때다.
매일매일이 사건의 연속이다. 내일은 더이상 오지 않고 날마다 오늘이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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