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오면서 경품이라던가에 당첨이 된 경험이 없었던 나는(당첨될 리가 없다고 생각하니 시도하는 일도 없다. 물론 서평쓰기는 제외하고...) 우연히 알라딘 서재에서 '홍세화 선생과의 대화'를 발견하고 역시 당첨될 리 없다고 생각하며 신청했는데 덜컥 메일이 왔다. 축하한다고, 초대한다고... 

헉! 홍세화, 그를 직접 만날 수 있다는 기쁨도 잠시. 목요일이고 저녁이다. 나는 그를 만나기 위해 목요일마다 있는 노래봉사를 쉬어야 한다. 더군다나 14일에 개인사정으로 봉사를 하루 쉰다고 같이 봉사하는 분들께 미리 양해를 구해 논 상태라 이번주도 쉬어야겠다고 말을 하기가  영 쉽지 않을것 같았다.

날씨도 추웠다. 연일 오늘이 최고로 춥다는 둥. 날마다 기록을 갱신하는 추위였고, 거기다 집도 멀다. 멀어도 너무 멀다. 집에서부터 두시간 거리이니, 참가 못하니 다른분들께 양보한다는 댓글을 달아야 할 이유가 적어도 세가지는 충분했다. 

그러나, 홍세화다.... 기회가 왔다. 나는 물론 기회를 잡았다. 그리고 후회하지 않았다. 아니, 너무나 너무나 벅찬 시간이 었다.  

'인간의 존엄'에 대해 이야기 할 땐, 가슴이 떨렸고 눈가엔 눈물조차 맺혔다. 이 나라에서는 사회적 경제적 조건이 인간 존엄의 기준이 된다는 말씀, 그래서 보통의 양심을 갖고, 보통의 내 생각을 갖은 '인간의 존엄 경계선'에 선 우리들은 고통과 불행이 나의 일이 될까봐 불안에서 오는 소유와 굴종과 경쟁을 반복하고 있다는 말씀을 하셨을때 나는 견딜수 없이 떨렸다.  

 "당신이 사는 곳이 당신을 말해 줍니다." 나도 들어본 적이 있는 이 광고문구. 홍세화 선생님은 격분하셨다. 이웃을 생각하는 사람이라면 이런식의 광고를 할수 있나. 그러나 광고를 만든 사람뿐만 아니라 듣는 사람인 나 역시 이웃을 생각하지 않은 면에서는 마찬가지인 인간이다. 그 광고를 들으며 한번도 이웃을 생각한 적이 없다. 허.... 그랬다. 이런것이 바로 선생님이 말씀하시는 제도 교육과 미디어를 통한 입력이다. 세뇌다. 사는 곳이 나를 말해주는 세상, 갖은 것이 나를 말해주는 세상 속에서 나의 최소한의 가치를 증명하고자 나는 그렇게도 동동거리며 바쁘게 세상을 가고 있다. 갖은것이 없는 자는 존엄도 없으므로.....

내 아이에게 말하고 싶었다. 너는 그렇게 살지마. 너는 오지않은 내일을 위해 오늘을 저당잡혀 살지마. 굴종하며 살지마. 최소한 네 가치가 소유한 것으로 규정되는 그런 사회에서는 살지마.... 

묻고 싶었다. 그렇게 살게하고 싶지 않은 내 아이... 이 굴욕의 제도교육 속에서 어떻게 빼내어야 하나요. 홈스쿨링을 시켜야 하나요..... 그러나 나 역시 제도교육 속에서 성장해 왔다. 내 머릿속에 입력되어있는 내 생각은 이미 제도교육 속에서 완성된 것이다. 이런 내가, 아이가 진정한 자유인으로 성장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나요....?   

매트릭스... 영화속의 이야기가 아니라는 말씀, 백번 천번 공감한다. 선생님의 강연 내용은 '생각의 좌표' 속에 잘 녹아있다. 책으로 읽을 때보다 강연이 공감이 더 크고 감동이 더큰 것이야 어쩔 수 없지만 선생님 말씀대로 더더욱 많은 분들이 이 책을 통해 '내 생각이 진정, 내 생각인지' 곰곰히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를 갖았으면 좋겠다.

이 글을 쓰고 있는 지금도 가슴이 떨린다. 선생님의 강연을 직접 들을 수 있는 시간을 마련해준 분들께 감사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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