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 그 혼란스러운 - 사랑을 믿는 이들을 위한 위험한 철학책
리하르트 다비트 프레히트 지음, 박규호 옮김 / 21세기북스 / 2009년 11월
평점 :
품절


1936년 12월 11일 영국의 에드워드8세는 라디오방송에서 성명을 통해 "나는 사랑하는 여인의 도움과 지지 없이는 왕으로서의 의무를 다할 수 없고 그 무거운 책임을 짊어질 수도 없음을 알았다."고 밝히고 왕위를 물러났다.
바로 세기의 사랑 이야기의 주인공 ’원저공과 심프슨 부인’ 이야기이다.
사랑이 무엇이길래 에드워드8세는 영국의 국왕자리를 포기하고 이미 결혼한 기혼녀였던 심프슨부인을 향한 열정을 불태우게 했을까. 
이들의 사랑은 인간을 이성적 존재로 규정하는 철학에서 말하는 사랑은 하나의 우발적 사고요, 흐려진 이성에 유감스러운 결과를 초래하는 감정의 혼돈에 불과하다는 결론은 적합하지 않다. 국왕을 포기하고 사랑을 선택한 에드워드의 사랑을 우발적 감정의 혼돈으로 결론내기에는 뭔가 그의 사랑을 질적으로 훼손시키는 듯한 느낌이 남는다.
여성과 남성의 사랑을 진화를 위한 보다 나은 후세를 남기기 위한 동물적 행위로 규정하는 생물학적 관점에서의 결론도 적합하지 않다. 그러기에는 그 두남녀가 가장 우수한 후세를 생산할 수 있는 왕성한 생식기에 있지도 않았기 때문이다.
이 책 <사랑, 그 혼란스러운>의 저자 철학자이며 평론가인 독일의 미남 리하르트 다비트 프레히트는 생리학적으로, 생물학적으로, 철학적으로, 심리학적으로 또는 운명적으로, 볼수있는 다각도의 위치에서 사랑을 설명하고 있다.  또 3부에는 현대의 사랑을 설명하며 진정 사랑이 존재하는 것인지 묻고 있다.

사랑이란 말은 너무 흔하다. 살아가는 동안 개인적으로도 사회문화적으로도 사랑은 도처에 널려있다. 그리고 우리의 삶에 대한 관심에서도 사랑은 큰 비율을 차지하고 있다. 사실 모든것의 시작은 사랑으로 부터 비롯되는 것인지 모른다. 그만큼 사랑에 관한 정의도 많고, 철학도 많고, 사상도 많다. 그러나 나 개인적으로는 ’사랑은 본질적으로 이렇다’란 결론을 내기 위한 우리의 노력이 우습게 생각된다. 규정할 수 없는 것과 결론 내릴 수 없는 것은 그저그런대로 미지의 세계로 두기에 인간은 너무 호기심이 많고, 학문적인 체계를 좋아하는 것일까.

에드워드는 마침내 이혼한 심프슨 부인과 프랑스에서 정식으로 결혼했다. 어쩌면, 결혼생활은 그들의 연애생활에 비춰 그다지 행복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사랑이란 약간의 위험, 모험 따위의 반작용에 반응폭이 더 커지니까..
에드워드는 72년에 윌리스는 86년에 세상을 떴고 둘은 영국 윈저성 안에 나란히 묻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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