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것도 사지 마라 - 내 아이를 살리는 에코 살림법
서울환경연합 여성위원회 지음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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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장을 해보겠다고 배추를 몇포기 샀다. 지금껏 얻어 먹거나, 사먹거나 했었는데, 아이가 커가니 김장쯤은 넉근히 해내는 엄마라는 걸 보여주고 싶다.
작년엔 절임배추를 주문해 양념만 하는 김장흉내만 냈었는데, 아들이 왜 배추를 하룻밤동안 절이지 않는거냐고 묻는 통에 곤란했던지라, 올해는 직접 절여보겠다고 마음을 먹었던 거다.
믿음직한 엄마의 모습을 보여주느라 배추를 능숙한 척 쩍쩍 갈라보였다. 
아들은 나의 배추 가르기 쇼가 별로 감탄스럽지  않는 것 같았다. 
그런데 나는 배추를 보고 감탄했다. 
어쩌면 이렇게 크고 통통하고 벌레 먹은 것 하나없이 싱싱할까. 그다음 순간은 소름이 쫙 끼쳤다.
이렇게 훌륭하게 배추를 키우려고 얼마나 많은 비료와 농약을 사용했을까........
배추 뿐만이 아니다. 무도 내 다리 두배만하게 두껍고 크다. 역시 싱싱하게..

나는 환경을 생각한다.
그래서 생협을 자주 이용한다. 저농약, 무농약, 유기농.... 먹거리들을 구입해 나름 가족 건강을 챙긴다고 노력중이다. 생협을 이용하면 좋은 점 또 하나는 매장을 돌아다니며 구입하지 않으니 시간이 절약되고, 쓸데없는 물품을 잘 사지 않게 된다. 또, 생각처럼 물품가격이 비싸지도 않다. 외려 유통비를 절약해 생산자와 소비자가 직접 거래를 하니 저렴하고, 또 조합비를 내고 조합원이 되면 일반가보다 저렴하게 물품을 구입할 수 있다.
그리고 가끔은 환경을 생각한답시고 무공해 비누, 치약을 사용하기도 한다.
또... 일회용품을 사용하게 되면 조금은 양심에 걸려하고, 다음부턴 쓰지말아야지 마음 먹기도한다. 또... 왜 내가 환경주의자냐면... 에너지도 절약하려고 나름 애쓴다. 멀티탭을 이용해 쓰지 않는 전원은 끄고, 전기등이며 모니터를 잘 끄지 않고, 보일러를 밤새 마구 돌려대는 남편에게 잔소리를 해대기도 한다. 남편이 콧방귀를 안뀌니 문제지만.....
그런데.. 여기까지 나의 환경사랑은 여기까지가 전부인거 같다.

나는 사실 환경보다는 내 편의를 생각하는 사람이다.
일회용 키친타올이며 행주를 지나치게 사랑하고, 자주 장바구니를 안들고 다니며, 머릿결을 좋게해준다는 미용용품 애용자이고, 한겨울에도 반팔티를 입어주고, 강력한 세정제로 박박 문질러 청소를 하고, 외식을 집밥 먹듯 한다. 또 비쌀 수록 좋은 화장품이란 생각을 아직까지 고수하고 있으며, 가끔은 아이에게 간식으로 페스트푸드를 내밀기도 한다. 이 외에도 내가 환경론자가 아님을 증거할 수 있는 사실들은 많이 있다.

환경을 생각하며 생활 모든것을 슬로우로 바꾸기가 쉽지 않다. 왜냐하면 도처에 빠르고 편리한 물품들이 깔려 유혹하기 때문이다. 가끔은 귀찮아서, 대부분은 시간이 없어서..... 편리하게 이용하고, 애용하고 나면 뒷맛이 영 개운치 않다. 나를 편리하게 했던 그것들이 나와 내 아이와 그리고 이땅을 얼마나 오염시키고 있는지 알기 때문이다. 
일회용 컵이 자연분해되는 기간이 20년 이상이라고 한다. 알루미늄캔은 100년 이상이 걸린다고 한다.
땅은 한정되어 있고, 쓰레기는 날마다 넘쳐난다. 내 아이가 살아갈 세상은 쓰레와 더불어여야만 가능하게 되는게 아닐까.
그땐 아마 방독면을 일상용품으로 쓰게 되는게 아닐까....... 

에코맘... 아이들이 건강한 세상에서 살아가길 소망하는 엄마들이 더나은 환경을 위해 노력하는 거다. 더 많이 똑똑해지고 더 많이 현명해지는 에코맘들이 많아져서 작은 것 부터 실천할 수 있을 때 우리 아이들이 살아갈 세상이 건강해 지는 거다.
이 책은 그 방법들을 하나하나 알려준다. 먼저... 가습기를 치우고 숯을 물에 담궈 방방마다 놓아둘 생각이다. 그리고 내 전용컵을 들고다닐 작정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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