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우학교 이야기 - 가장 이상적인 것이 가장 현실적이다
정광필 지음 / 갤리온 / 2008년 11월
평점 :
품절


이우학교 
대안학교
기존의 교육에 대해 어떤 대안을 제시하는 학교
진정한 대안교육이 아닌 '학원화' 내지는 '귀족화'

어쩌면 대안학교도 일종의 치맛바람일 수 있다는 생각이 든 것은 그리 오래지 않다.  내 아이를 대안학교로 전학시켰야 겠다는 생각을 하고, 구체적으로 대안학교에 대해 알아보면서 현실적인 문제가 그리 만만치 않다는 것을 알았다.
일단, 대안초등학교로 전학을 하려면 300만원에서 500만원 정도의 기탁금이 들어가야 하고 또 몇백만원 정도의 예치금, 그리고 월 학비 30~50만원 정도는 감수해야 한다는 사실이 제일 먼저 다가왔다. 이건 뭐 그냥 공립초등학교에서 방과후 교육비, 식비 정도 내던 형편엔 조금 기가 질리는 상황이라 아니할 수 없다. 일단 우리아이는 사교육을 받지 않고 있으니, 교육비야 내자고 한다면 못할것도 없다는 마음으로 다음단계로 넘어간다. 
두번째로 '헉'소리 난것은 학교 전반에 걸쳐 부모의 참여 내지는 간섭이 지나쳐 실제로 부모들끼리 뜻이 맞지않아 분교하는 곳도 있다고 하니 이또한 나에게는 여간 부담이 아닐 수 없다. 게으름일지는 몰라도 일단 아이를 맡겼다면 믿고 싶다. 내가 일일히 쫓아다니며 의심하고, 확인하면서 내 시간을 쪼개기가 쉽지않다. 대안학교는 일종의 공동체이니 모두의 의견을 모으고 합의에 이르는 과정은 꼭 필요하다. 그러나 전반적인 모든것에 부모가 참여해야 한다면 방향을 잘못 틀면 공교육에서 늘 문제가 되는 엄마의 치맛바람과 다르지 않은 결과를 낳을 수 있다는 생각이다.
또, 등하교의 문제가 있다. 실제로 내가 공동체 생활을 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뚝 떨어져 있는 학교까지 아이를 실어나를 일이 보통이 아니겠다 싶다.
아이의 기질을 죽이고, 개성을 죽이고, 서로가 서로를 딛고 올라서야만 하는 경쟁적 공교육의 대안교육을 한다는 꿈의 대안학교....
명령하고, 주입하고, 낙오시키는 학교를 떠나 존중하고, 이해해 주고, 스스로 깨닫게 하는 교육을 받게 하고 싶은 엄마마음은 현실의 문턱에 또한번 무릎이 꺾인다.

아이의 내적인 힘을 길러, 스스로 일어설 수 있는 교육을 목표로 한다는 이우학교는 어쨌거나 매력적이다. 
'이우'에서 중3과정을 지나고 있는 아이의 글을 읽으며 나혼자서 목이 메었다. 
<나는 남이 나를 어떻게 보는지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아이였다. 남이 원하는 만큼만 하면 되었다.(중략) 나는 진짜 나라는 사람이 누군지, 내가 뭘 해야 좋을지 알고 싶다. 이우학교는 우리더러 다른 사람들을 따라가라고 강요하지 않았다. (중략) 이우학교는 내게 배움은 즐거운 것임을 가르쳐주었고, 그에 앞서 배움은 결코 수업에 한정되지 않는다는 것을 수업을 통해 알려주었다. 나는 고등학교에 들어가고, 대학교를 들어가는 게 어렵기는 하지만 무섭지는 않다. 새로운 학교에 들어가 배울것들이 기대되기 때문이다. 학교 뒤에 있는 더 길고 넓은 곳까지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
내가 학교에서 배우고자 했던 것, 내 아이가 학교에서 배웠으면 하는 것을 이 아이는 '이우'에서 중학교 3년을 지내는 동안 스스로 깨닫았다. 

이우에는 초등과정은 없다.  아이가 이우중에 진학할 수 있다면 좋겠다는 바램이 있지만.... 또 한편으로는 '이우'에서도 나름의 경쟁과 서열이 있을까봐 두렵기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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