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마음속 대통령 - 노무현, 서거와 추모의 기록 1
사람사는세상 노무현재단 엮음 / 한걸음더 / 2009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타는듯했던 그 5월의 기억이 어느새 조금은 퇴색되어 있었다.
벌써.. 벌써 잊었는가.. 잊지 않겠다고 그렇게 다짐해놓고.
이상한 병이 생겼다. 중년을 넘긴듯한 아저씨들을 보면 왠지 싫고, 무섭기도 하고 적의까지 느낄 때가 있다.
무조건 말부터 놓고 보는 그들. 조금이라도 정치적인 발언을 할라치면 젊은 것들이 뭘아냐며 큰소리치기 일 수 이고..
내가 보기엔 그들도 가진것 쥔것 없는 99%중의 한사람인데 그들은 왜그렇게들 자신이 서야할 자리를 모르는 것인지 이해할 수 없다.

대한민국 제 16대 대통령 노무현은 퇴임후 고향마을에서 주경야독했다. 제대로된 시민민주주의 사회를 위한 책을 한권 쓰고자 하는 꿈을 갖고 학자들과 함께 읽고 토론하며 공부했다. 그랬던 그의 유언엔 책을 읽을수도 글을 쓸수도 없다고 쓰여있다. 이 대목에서 눈물을 흘리지 않을 자 누구일까....

박연차게이트니 뭐니 하며 검찰의 수사가 한창일때 노무현 전 대통령은 이명박 현 대통령께 결국은 부치지 못한 편지를 한 통 썼다.
공정한 수사를 위해 수사팀을 교체해 달라는 내용이었는데, 노 전 대통령이 느끼는 비참함이 글줄 사이사이에 묻어있다. 이미 모든것을 상실했다는 권위도 신뢰도 더이상 아무것도 남지 않았다는... 그리고 편지 끝에 공식직함인 ’제 16대 대통령’을 빼고 이름 석 자 ’노무현’이라고만 적었다. 또 한번 눈물...

그리고 노 대통령의 컴퓨터에서 찾은 ’추가진술 준비’라는 문서에는 대통령을 하려고 한 것이 분수에 넘치는 욕심이었다고 적혀있다. 남은 인생에서 해 보고 싶었던 모든 꿈을 접고 죽을 때까지 고개 숙이고 사는 것을 운명으로 받아들이겠다고 적혀있다.
눈물은 자꾸만 흘러 넘친다.

나는 경향신문 구독자다.  박연차 수사가 한창일 때 경향신문에서 본 칼럼을 기억한다.
"노무현은 범죄와 도덕적 결함의 차이, 남편과 아내의 차이, 알았다와 몰랐다의 차이를 구별하는 데 필사적이다. 그러나 그런다고 달라지지 않는다. 참여정부의 실정으로 서민들이 가난해지는 동안 노무현 패밀리는 부자가 되었다는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
대표적인 진보 일간지 [한겨레]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고 한다. 구차하게 변명하지 말고 장엄한 낙조 속으로 장렬하게 산화하라고 권했다니.... 이것이 폭력이 아니고 무엇일까. 어째서 검찰의 수사가 표적맞추기 이고, 확인되지 않은 추측내용 흘리기임을, 언론은 이 장단에 맞춰 춤을 추어댔음을 진보신문들 조차 비판하지 않고 수용했을까...... 봉하에서 노 전 대통령이 유일하게 봤다는 두 신문, 경향과 한겨레..... 얼마나 얼마나 절망적이셨을까...

 "법정에 세우지도 말고 빨리 노무현을 이 땅의 정치에서 지우자. 노무현 게이트에 얽힌 돈의 성격과 액수를 보면, 그야말로 잡범 수준이다. 그저 노후자금인것 같고 가족의 생계형 뇌물수수 수준이다. 그래서 더 창피하다. 2~3류 기업에서 얻어 쓴 것이 더 부끄럽다."
조선일보의 4월 27일자 칼럼의 내용이란다. 허!.......... 기가 막혀 말도 나오지 않는다. 이것이 대한민국 일등신문 조선일보에 올라가는 칼럼의 수준이다. 더 이상 무슨말이 필요한가. 문화일보에는 노무현을 대통령으로 뽑아놓은 국민들의 수준이 딱 노무현만큼이란 칼럼도 있었다지.. 아무나 대통령이 될 수 있다는 망상을 키웠다고 썼다지... 대한민국 1%가 보는 대한민국 99%는 비하하고 무시해도 좋은 딱 그만큼의 수준이라는 이야기가 아니고 뭐란 말인가.

민주주의는 소수의 1%를 위한 사회가 아니다. 시민이 그야말로 권력의 핵심이 되는 사회이다. 그분의 말씀대로 제대로 된시민민주주의 사회가 답이다. 더이상은 정치권력에 경제권력에 언론권력에 우리의 자리를 내주고 시키는대로 복종하는 개가 되어서는 안된다. 나의 가치는 내가 진정으로 알아채고 대접할 때 보장되는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6)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