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숫자로 보는 세상 1 - 나의 우주 ㅣ 숫자로 보는 세상 시리즈 1
조대연 글, 강무선 그림, 고의관 감수 / 녹색문고 / 2009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아이가 좀 더 큰 사람으로 자라길 바랬다.
아이방 벽지를 야광 우주 벽지로 꾸미고 불이 들어오는 지구본을 사주고, 식탁에 탁자에 책상에 세계지도를 깔아주었으며, 우주 어쩌고 하는 전시회마다 끌고다니고, 천체망원경을 볼 때는 다른 아이들보다 적게 볼까봐 발을 동동 구르곤 했다.
그런데 어느날 부터 ’큰 사람’이라는 의미가 갑자기 모호해지기 시작했다. 이리저리 아이를 재촉해 댈 때는 선명했던 ’큰 사람’의 의미가 어느 순간 갑자기 내가 바란게 뭐였는지 갈피를 잡을 수 없게 되었다.
아마도 어쩌면 내가 바라는 큰사람이란 세상을 끌어가는 1%의 인재들 쯤을 상상했을지도 모르겠다.
아이는 불완전한 존재이므로 항상 엄마인 내가 길을 안내해 줘야 겠다는 믿음에 살살 금이가고 있다. 왜냐하면 이제는 아이가 나보다 아는 것들의 종류가 많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자동차의 종류라던가, 딱지의 종류라던가, 게임의 종류라던가..... 그 중의 하나가 우주에 대한 상식이다. 나는 도대체 과학이랑은 궁합이 맞지않는데 다행이 어려서 드린 공때문이련가 아이는 우주에 대해 꽤 많이 알고 있다. 아이가 묻는다. "지구에서 제일 가까운 별이 어느정도 거린지 알아요..?" 내가 그걸 어찌 아냐고....... 어쨌든 무식을 들통내고도 뿌듯한 엄마의 마음을 네가 알수있겠니....
숫자로 보는 세상, 나의 우주’는 우주에 대해 관심많고 궁금한 것 많은 아이의 호기심을 채워준다. 0이 22개나 붙는 어마어마한 수의 우주의 크기를 보며 아이도 기가 질리고, 나도 턱이 빠질 지경이다.

바라던 대로 우주에 관심이 많은 아이에게 이것저것 우주에 관한 책을 골라준다. 그 중 하나인 이 책은 다른 책들과는 우주에 대해 접근하는 방식이 조금 다르다. 일상 생활의 사례를 들어 우주에 대해 좀더 친근하게 다가가는 것이다.
아이가 커 갈 수록 큰사람이란 의미가 달라지고 있다.
세상을 끌어가는 1%는 바라지도 않고 그저 아이가 건강하고, 씩씩하며, 또래 아이들과 신나게 어울릴 줄 알면 그것으로 만족하고 감사해야 할 일이라는 아주 사소한 것에 눈을 뜨기 시작한 것이다.
그래도 여전히 나는 아이가 나보다 많이 알고 나보다 나은 삶을 살길 바란다. 나보다는 사회에 공헌하며, 나보다는 폭 넓게 살길 바란다. 아마도 그래서 엄마들의 귀는 얇기 마련일게다.
아이가 폭넓게 큰 사람으로 자라길 바라는 내 욕심은 지금도 변함이 없다. 다만 '큰사람'의 이미지를 이제는 조금더 또렷이 잡을 수 있다. 나는 아이가 세상을 고루 알며, 공평한 사람으로 크길 바란다. 이 어마어마한 우주 속에 자기 위치를 잃지 않고 바로 설 수 있는 한사람으로 성장하길 바란다. 그래서 오늘도 발품 팔아가며 아이를 위해 좋은 책들을 고르고 있다.
그중 한권이 '숫자로 보는 세상, 나의 우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