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위에서 아버지를 만나다 - 사랑하는 딸과 아들에게 보내는 아버지의 선물
박도 지음 / 말글빛냄 / 2009년 5월
평점 :
품절


음............. 책을 읽기 전,  나의 아빠를 추억했다.
비가오는 날 학교 앞까지 혹은 직장 앞까지 차로 데려다 주시며 장난을 거셨다.
너땜에 창에 습기가 많이 서려 안보이니 내리라는 둥. 전철역이 여긴데 전철을 타고 가라는 둥....
기어 위에 내 손을 얹고 변속을 하면서 이런저런 얘기를 들려주기도 하셨다.
어렸을때 아빠는 늘 바쁘고, 별로 나를 좋아하지도 않는다고 생각했는데 대학생이 되고 직장인이 된 후 오히려 더 다정다감하게 나를 대하셨다. 어깨가 아프다고 하면 어깨를 주물러 주시기도 하고, 엄마 몰래 용돈을 주기도 하고.....
아마도 젊은시절 아빠는 너무 바빴기에 나에게 그렇게 다정하실 시간이 없으셨던 모양이다.
이제 아빠가 우리를 떠나신지도 10년 세월이고... 내게는 아들이 있다.
나는 아들 손을 기어위에 얹고 변속하며 장난을 건다.
"우리 아빠가 말야.. 그러니까 너희 외할아버지.... 비오는 날이면... 어쩌구......"

아빠와 아버지의 느낌은 조금 다르다.
아빠는 부드럽고 따뜻하지만 아버지는 근엄하고 바르시다.
아버지 '박도' 선생님이 그런 느낌이다.
항상 바르시고, 근엄하시고, 그럼에도 아빠의 따뜻함을 같이 갖고 계신분.
책은 비교적 어렵지 않았으나 '항상 바름'이 조금 힘들었다.
그만큼 나는 풀어지고 늘어진 삶을 살고 있나보다.
세월이 많이 변했다. 그리고 나는 근본적으로 유교문화에 피해의식을 갖은 사람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이 어려웠다.
세월이 많이 변했어도 변해서는 안되는 것들이 있다. 그런의미에서 이 책은 참으로 도움이 되는 책이다.
세월과 무관하게 소중한 것들. 변해서는 안되는 것들. 그중 하나로 나는 '원칙'을 꼽는다.
원칙은 우리가 사람답게 세상을 살아가는 기본이 된다.
이것 하나만 기억해도 우리가 사는 세상이 훨씬 따뜻해지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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