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죽이기
강준만 지음 / 인물과사상사 / 2003년 7월
평점 :
절판


노 전대통령의 서거 직후 노무현 관련 서적을 6권 구입했다.
<노무현 죽이기> 이 책이 3권째....
조금씩 피곤해진다. 보수언론과 한나라당, 진보를 가장한 기회주의자들, 그리고 그들 모두에게 휘둘렸던 국민들......
모두 몇년 전에 씌인 책들인데 시간차를 느낄수 없다. 
이유인즉, 그들은 대통령이 되기 전 노무현과 대통령이었던 노무현, 대통령임기 후의 노무현, 한결같이 가열차게 ’인간 노무현’을 미워해왔기 때문이다.
그를 죽이기 위한 노력은 아주 오래 전부터, 노무현이 초선 국회의원이 었을때부터 시작되었을지 모른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이 책은 노 전 대통령이 취임을 하고 4개월 정도 후 쓰여졌다.

이 땅의 주류들은 학벌이나 재벌, 가문 여러가지 면에서 도저히 자기들과 같을 수 없는 서민 노무현에 대한 혐오감을 너무 표나게 표출해 왔고, 언론은 진정한 비판, 토론을 한것이 아니라 저속하고 자극적인 헤드라인을 이용해 의혹을 제기한 후 아니면 말고 식의 꼬리말기를 계속해왔고..... 
그리고 우리들은 상처받은 주류가(노무현이 대통령이라는 자체가 이땅의 주류들에게는 씻지못할 오욕이였음으로) 가르키는 칼 끝을 바라보며 동조해왔다. 심지어는 노 전 대통령 시절 초등학생 조차 ’노무현 대통령은 말을 너무 막한다’고 했다지....
멀리 갈 것도 없다.
그 시절 우리는 너무 지쳤다. 아니 우리가 아닌 ’나’로 고쳐서. 나는 너무 지쳤다. 신문을 보기가 지겨웠다.
툭 하면 신문 헤드라인을 장식하는 대통령의 말실수... 그리고 한나라당의 말꼬리 잡기... 아니면 말고 식의 보도행태.....
그래서 였을것이다. 대통령이 제발 입을 다물어 주었으면 하는 기대를 갖았던 것은..
추호도 그의 대통령 자질을 의심한 적없으나, 그 시절 그 혼란이 지겨웠다. 
서민인 나는 정치에는 도통 관심이 없다. 그저 잘 먹고 잘 살고 싶을 뿐.....
우리 수준에는 군사정권이 딱이었나.. 군사정권 시절 잘먹고 잘 살았다는 것이아니라, 너나할 것 없이 노무현정권을 씹어대는 내내 택시를 타면 약속이나 한듯 기사 아저씨들은 박정희 시절을 그리워하더라는 웃지못할 이야기..
이명박정권만 욕할 것이 아니라 우리모두 반성하자.
겉으로만 민주주의를 외치면서 서민대통령. 보통사람. 노무현을 우리모두가 무시해 오지 않았는지.... 그의 진실을 우리 모두가 같이 오도하고 있었던것은 아닌지. 탈권위주의를 반기는 척하면서 광대짓이라고 비웃지 않았는지....

반성하라.
자신들의 비전을 보여주기 보다 상대방을 비방하고 깎아내려 밟기에 급급한 이땅의 가진자들.
그들이 애국을 아는가?  애국을 하는가?
독선적이고 권위적이며, 자기에 대한 비판은 참지 못하고, 일반화시키길 좋아하고, 앞서가길 즐기는 그들.... 그것이 이땅의 주류이다.
반성하라.
특정 부분을 전체인양 포장하고, 맥락은 잘라버린채 자극적인 단어만을 확대하고  왜곡해 국민들을 흔들어 놓은 언론사들. 


많은 사람들이 말한다. 강준만도 말한다. 그들이 그렇게 참아줄 수 없었던 노무현은 고결한 그들과는 씨가 달랐다고. 
그러니 다시는 자신들의 몫에 기웃거리는 일이 없도록 밟아주어야 했다고. 


그리고 인간 노무현은 자신의 방식대로 자신의 길을 가버렸다.
"존언성을 지닌 굶주림이 노예의 몸으로 먹는 빵보다 낫다." 프란츠 파농의 말이란다.

오늘, 문재인 비서실장의 한겨례신문 인터뷰를 보았다.
줄곧 내내 묵묵했던 그가 드디어 말문을 열었다. 그는 충분히 슬퍼보였고 고통스러워 보였다.
이제는 노 전 대통령의 죽음을 어느 정도 익숙하게 바라보게 된 나는 삼십여분 남짓한 인터뷰를 보는 내내 담담할 수 있었다.
인터뷰 막바지에 기자는 비서실장 문재인이 기억하는 노 전 대통령의 모습을 묻자, 문재인은 담담하지만 센 경상도 말투로 대답했다.
노 전 대통령을 비주류라 하지만, 사실 이땅의 진정한 주류는 서민아닙니까. 진정한 주류에게 주류의 몫을 돌려주고 싶어했던 대통령으로 기억하노라고............
그리고 기자의 마지막 질문.. 노 전 대통령의 그뜻을 이어갈 생각이 있느냐고(정확한 표현을 기억못하지만 이런뜻이였다)
문재인은 고개를 숙였다.... 그리고 나는 그의 말에 결국 눈물을 흘렸다.
그는 말했다.
"이 일련의 일들을 겪으며 세상이 싫다. 세상이 깔고있는 악의가 무섭다. 세상과 거리를 두어야 겠다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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