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상 머리 속이 바쁜 아이 책상 앞에 앉아 꼼지락 꼼지락 뭔가를 하는 아이 뭐 좀 하라면 바로 시작하지 못하고 느긋한 아이 똑같은 실수를 몇번씩 하는 아이 생각없이 행동하는 아이......... 지금까지 내가 생각한 내 아이의 모습이다. 속터지는 어미와 다르게 늘 느긋한 아이의 모습을 보면서 저것이 일부러 나를 골탕먹이려 저러지...... 하는 생각을 하는 순간도 있다. 아니 생각뿐 아니라 실제로 아이에게 그렇게 퍼붓기도 했다. "너 때문에 내가 못산다. 너 일부러 엄마 속상하라고 그러는거지...?" 이무슨 말도 안되는 억지일까. 이제 겨우 8년을 살았을뿐인 꼬마는 두려움에 젖은 눈으로 나를 바라보며 "아니요"라고 겨우 대답한다. 인간은 본시 잔인성을 타고 나는 것일까. 아이의 그런 연약하고 서글픈 눈을 보면 어미인 나는 분명 잔인해지고 만다. 더 잔인한 말로 아이 가슴을 찢어놓고 싶어지는 것이다.... 나는 정말 엄마의 탈을 쓴 마녀일까.......... 아이가 집중해서 책을 읽는 모습은 나에게 기쁨을 준다. 그순간 아이는 나의 기쁨이고, 자랑이고, 내 전부이며 내가 살아가는 이유가 된다. 그런것이다 엄마란. 그러나 꼭 그런것은 아니다. 엄마는 어떤 경우에도 내 편인것이 엄마이다. 세상이 모두 손가락질 하는 순간에도 엄마는 엄마이므로 내 편일 수 밖에 없는 것이다. 나는 아이에게 그런 의미이고 싶다. 아이가 어느 순간에도 내가 자기 편임을 의심하지 않기를 바란다. 아이가 엄마라는 단어를 떠올릴때 '아 믿을수 있는 내편' 그런 확신을 주는 엄마이기를 바란다. 나는 아이가 나를 그렇게 떠올릴 수 있도록 행동하고 있는가. 자신이 없다. 나는 항상 아이가 내 맘에 드는 행동을 했을때 사랑한다고 보듬고 안아주었다. 내가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을 할 때면 저리가라고 떠밀기도 하는것이 아이에게 믿음을 주고픈 엄마의 행동일까. 나는 단지 이해할 수 없었다. 내 아이가 왜 저러는지. 다른 아이는 일등못해서 잘하지 못해서 안달인데 우리 아이만 왜 저렇게 천하태평인지. 이 책은 그런 내게 아이의 다른 모습을 보여주는 책이었다. 아이가 나를 일부러 골탕먹이려고 책상앞에서 딴 짓을 하거나 했던 실수를 반복해 하는 것이 아니라 아이도 나에게 사랑받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는 중이라는 것을 알려주었다. 전통의학과 현대의학을 접목시켜 집중하지 못하는 아이들을 치료하고 있는 의사와 아이들의 효율적인 공부 방법을 연구하는 저자가 만나 쓴 이 책은 나에게 아이를 이해하는 길을 터주었다. 요즘 아이들은 많이 불안하고 불안한 만큼 집중력도 약하다. 그 요즘 아이들 중 한 아이가 내 아이인것이다. 자식은 어미가 제일 잘 안다고 했지만, 나는 이책을 읽으며 내가 참 아이를 몰랐구나... 하고 깨닫았다. 집중력이 약한 이유는 모두 다 똑같은 것이 아니라 아이마다의 특성에 따라 다르다. 그 특성들을 일목요연하게 요약해주고 특성에 따른 개선 방법을 알려주고 있다. 밑줄을 그으며 때로는 노트에 옮겨 적기도 하면서 나는 이 책을 밤새워 읽었다. 저자의 말대로 관심이 가는 내용이니 집중해서 금방 스폰지처럼 쏙쏙 흡수되었다. 바로 이것이다 집중력의 비밀은 관심을 갖게 하는것! "성질이 급한 부모님 밑에서 주눅이 들어있는 아이, 공부를 잘 하고 싶은데 게임의 유혹을 떨쳐버리지 못하는 아이, 책상앞에 앉지 못하고 안절부절못하는 아이, 또래와 의사소통이 되지 않아서 화를 참고 있다가 부모에게 화를 푸는 아이 등 (중략)....... 언제나 아이들은 순진합니다. 이런 아이들은 우리 모두가 보듬고 가야 할 아이들이고, 이는 우리 어른들의 책입이기도 합니다. 아이들을 치료하면서 오히려 내가 깨우침을 받을 때가 많이 있습니다." 무릎을 탁치며 읽는 내용이다.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든다. 엄마가 달라지면 아이는 자연히 따라오는 것이다. 이것이 또다른 극성의 한 표현이 되지 않게 책을 덮으며 나는 가만가만 되뇌인다. 아이가 알면서 안하는 것이 아니라 아이가 하고 있는 그 행동이 아이의 최선인 것이다. 나는 소리나지 않게 조용히 부드럽게 아이를 도울 것이다. 이 책이 방법을 알려준 대로. 마지막으로 프롤로그의 저자말을 인용한다. "이 책이 경쟁과 학습이 치열한 동시대를 살아가는 부모들에게 조금이라도 보탬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