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일 쉐프는 추억의 절반이 맛이라고 했는데, 나의 경우라면 추억의 절반은 책, 그리고 나머지 절반은 음악과 영화 아닐까.
지금도 열심히 듣고 있긴 하지만, 중고등학교 때는 정말 열심히 라디오를 듣고 카세트와 CD를 사와서 속지를 살펴보며 경.청.을 하곤 했는데... 가끔은 생각과 다른 음악이 나와서 실망한 적도 있고 그러면 그럴수록 더 들으면서 정을 붙이기도(?) 하고...
지금은 넘쳐나는 파일들과 스트리밍에서 한번 듣고 넘어가는, 인스턴트 같이 변해 버리긴 했지만, 지금도 음악은 나의 양식...
가사를 기억하는 노래들은 노래방에서 가사를 보며 노래 부르기 시작할 즈음, 그러니까 내 기억으론 대학교 신입생 이전의 노래들인 것 같다. 중학교 졸업 기념으로 받은 기타를 튕기면서 포크송 대백과를 뒤적이던 그때부터 내 노래 취향은 올드....
대학 들어가고 막 유행하기 시작한 서태지와 듀스, 그리고 그 때 노래방에서 친구들과 자주 부르던 노래들 중 하나가 이승환의 덩크슛, 한사람을 위한 마음 등등.
이오공감부터 좋아하긴 했지만, 벌써 이 아저씨가 50살.
하지만 아직도 열정에 넘치고 정성을 다해 콘서트를 한다. 가창력 논란도 있긴 하지만, 오히려 앨범보다 라이브 실력이 더 좋은 듯. 이번 설 특집으로 SBS에서 방송한 콘서트를 보면서 세월의 흐름과 그걸 거스르는 어떤 정서를 느꼈다.
3시간 반 짜리 공연에서 1시간 반만 모아 놓은 거지만, 그래도 현장의 열기와 팬심은 전해진다.
그의 회사 이름 Dream Factory 처럼 음악, 영화야 말로 우리를 현실에서 바로 벗어나게 해주는 환각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