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 역시 친구가 중요하다. 그것도 아주 오래 묵은. 술 안 먹고 맨정신으로 앉아서도 어색하지 않게 계속 얘기할 수 있고, 술 먹고 정신없이 떠들다가 아예 정신을 놔도 걱정없는 그런 친구.
김연수의 약간의(라고 쓰고 아주라고 읽는다) 칙칙함과 김중혁의 약간의 잘난척에 왠지 거부감을 느껴 온 게 사실이지만, 이렇게 친구간에 주고 받는 대꾸질을 읽다 보니, 잠깐 그들의 술자리에 동석하는 게 즐거울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만 그래도 역시 그들의 술자리에는 끼지 않는 게 좋겠다는 게 결론. 나까지 괜히 말이 많아질 것 같으니...
어쨌거나 그들이 1년간 살펴 본 수많은 영화들은 기억나지 않지만, 그들의 설렁설렁 넘어가는 익살이 가끔 안겨준 미소 만큼은 가끔 생각날 듯 하다. 응? 왜?
김중혁이 느낀 '타인의 불행이 주는 위로'에 대한 공감은 다른 분이 친절하게도 기사로 써 주셨으니 링크로 대신하고, 나도 '오스카 와오의 짧고 놀라운 삶'을 봤는데 기억나지 않는 '따끈따끈한 최신 꼴통 제품에 구미가 당기지 않을때, 그건 바로 철 들 때가 되었다는 뜻이다'라는 문장을 다시 읽게 해 줬고, 김연수가 소개한 '걸어도 걸어도'는 비록 아직 보지 못했으나 이시다 아유미의 '블루 라이트 요코하마'를 알게 됐으니 그건 땡큐. 그러니 오늘의 '옛날 노래를 듣다' 차지는 당연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