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석학이 알려주는 자녀교육법 : 수학 - 수학으로 말하고 생각하는 수학 원어민 되기 서울대 석학이 알려주는 자녀교육법
이경화 지음 / 서울대학교출판문화원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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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교육과정을 흐름을 잘 살펴볼 필요성이 있어요. 우리 때는 빠르고 정확한 훈련을 많이 했던 기억이 납니다. 저도 구몬수학을 했던 세대로서 말이죠. ㅎㅎ  책에서도 구몬수학에 대한 이야기가 나와서 반갑기도 하고, 좋았기도 했지만 싫기도 했던 기억이 떠오릅니다. 전 우리 아이들에게는 이런 걸 해주지 말아야지~ 하는 생각을 가졌었는데, 아주 똑같지는 않지만 연산 훈련을 안 하기도 어려운 시대인 듯 해요. 다들 하니까, 내 아이만 안 하면 뒤처지니까. 그렇다 보니 조급증이 나타나면서 잘못된 방향으로 아이를 잡기도 하죠. 


이런 저에게 서울대학교 출판문화원에서 나온 서울대 석학이 알려주는 자녀교육법 수학이 도움을 많이 주고 있습니다.


서울대 석학이 알려주는 자녀교육법 수학에서는 수학 역량교육을 제대로 해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교육과정에 따른 수학 역량은 총 다섯 가지로 나눌 수 있어요. 


문제해결 역량

추론 역량

의사소통 역량

연결 역량

정보처리 역량



문제 풀이가 누군가 만들어 놓은 게임을 플레이하는 수준의 활동이라면, 문제해결은 새로운 규칙을 찾아 게임을 바꾸는 수준의 활동이다. '게임 플레이어'가 아니라 '게임 체인저'가 되는 것이다. p36


내가 평소 알고 있던 것과는 조금 결이 다른 듯한 내용들이었어요. 제대로 알고 있지 못했구나를 다시 한 번 느끼게 된 시간이었습니다. 안 그래도 요즘 수학 학습을 하면서 버거워하는 모습을 보이는 아이들을 볼 때 어떻게 도움을 주는 것이 좋을까를 고민하게 되었는데, 서울대 석학이 알려주는 자녀교육법 수학을 읽으면서 엄마로서의 제 역할을 잡는 데 도움이 되고 있어요. 이 다섯 가지 역량을 골고루 정확하게 파악하고 키울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 그것이 저의 할 일이네요. 


서울대 석학이 알려주는 자녀교육법 수학에서는 '도형이'와 '계산이'를 등장시켜 어떤 상태에서 어떻게 도움을 줄 수 있는지를 이해할 수 있게 해줍니다.

우리 아이들이 다 도형이나 계산이 같지 않을 수 있지만 비슷한 부분을 찾을 수 있었어요. 그러한 것들을 생각하며 읽으니 저도 우리 아이들에게 어떤 도움을 주면 좋을지 정리가 되고 있습니다. 

아무리 부모가 도움을 많이 주려고 해도 아이들이 스스로 하려고 하지 않으면 의미가 없죠. 오히려 닦달하는 부모 아래 아이들이 수학을 더 싫어하게 될지도 몰라요. 우리는 살아오면서 수학의 중요성을 깨닫고 조금 더 잘 했으면 하는 마음이 크다 보니 아이들을 다그치게 되잖아요. 



하지만 아이들은 아직 자라는 과정이고 수학을 접한지 그리 오래되지 않았기에 부모의 말과 마음이 100% 전달되기는 쉽지 않습니다. 그렇기에 책에서도 아이들에게 다섯 가지 수학 역량을 골고루 키울 수 있는 힘을 길러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합니다. 그것이 우리 부모의 역할이고, 그 역량들이 제대로 갖추어지면 스스로 할 수 있는 힘이 키워지며 아이들이 자기 주도성을 갖고 열과 성을 다할 수 있다는 것이죠. 수학 역량을 키우면서 수학에 대한 흥미를 끌어주는 일. 참 말로는 쉽지만 결코 쉽지 않은 일들입니다. 그렇기에 부모도 이렇게 꾸준히 공부하는 것이겠죠. 

엄마 아빠를 위해 수학을 공부하는 것이 아닌, 나 자신을 위해 공부한다고 당연하고 당당하게 말할 수 있는 아이들로 잘 키워야겠습니다.


유아 자녀를 가진 부모들부터 초등 아이들 학부모님들이 함께 읽으면 아이의 수학 역량을 키우는 데 도움을 많이 받을 서울대 석학이 알려주는 자녀교육법, 수학편. 유익한 이야기들이 가득하니 꼭 읽어보세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주관적으로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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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석학이 알려주는 자녀교육법 : 수학 - 수학으로 말하고 생각하는 수학 원어민 되기 서울대 석학이 알려주는 자녀교육법
이경화 지음 / 서울대학교출판문화원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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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의 흐름에 대해 제대로 이해할 수 있게 잘 나와있어 어렵지않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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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질문이 직업이 되는 세상 - 미래를 관통하는 청소년 액션 전략서
최서연.전상훈 지음 / 미디어숲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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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대 딥러닝 기술이 성공적으로 보이면서 두각을 나타낸 것이 바로 알파고디다. 이제 우리는 알파고를 뛰어넘어 보고 듣고 말하는 생성형 AI. ChatGPT를 만나게 되었다. 나도 처음 ChatGPT가 나왔을 때 궁금해서 홈페이지를 열어 사용해 본 적이 있다. 정말 신세계를 열어줄 오픈AI ChatGPT. 그러나 분명 그 때 무엇이 나에게 부족한지 알 수 있었다. 바로 질문 능력!


지금은 더 다양하고 많은 사람들이 사용하기 때문에 그만큼 더 많은 학습을 해 놓은 상태일 ChatGPT. 버전도 현재 GPT4가 나온 상태라고 하니, 얼마나 더 빠르게 변화하는지 다들 몸으로 실감하고 있을 것이다. 그러나 처음 알게 되었을 때 한글로 질문할 때는 현저히 느린 반응을 보였던 ChatGPT. 그래서 영어로 질문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느꼈던 시간이었다. 게다가 한글로 질문하는 것보다 영어로 질문할 때가 더 다양하고 풍성한 답변들을 얻을 수 있었던 기억이 있다.


또 사진 편집하고 꾸미기에 관심이 있어서 최근 한창 이용하고 있는 캔바Canva. 캔바 안에도 계속해서 AI 요소들이 업데이트 되고 있음을 보고 있다. 이제 우리 삶에 점점 스며들어 뗄 수 없는 존재가 되어 가고 있는 인공지능AI. 같이 함께 가야 하는 존재라면 제대로 잘 알아야 우리가 인공지능에 밀리지 않고 잘 살아갈 수 있지 않을까?


지금까지의 교육 방식이 통하지 않는다.

인공지능 대비 인간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인문학적 소양을 북돋우는 교육을 강화하는 수밖에 없다. 인간만이 가진 영감과 불규칙한 사고 패턴에서 나오는 창의성을 키워야 한다. '나'라는 사람에 대해서 좀 더 면밀히 알아가야 한다. 인간만이 가지고 있는 불규칙한 패턴과 순간적인 영감만이 미래를 움직이게 하는 힘이다. 그것만이 인공지능 시대에 질문 천재가 될 수 있는 유일한 길이다. 인간이 가장 인간 다울 때가, 인공지능이 갖지 못하는 능력 계발이 된다는 점을 깨닫는 것이 중요하다.


미래를 관통하는 청소년 액션 전략서. AI, 질문이 직업이 되는 세상 책에서 저자는 피할 수 없는 존재 인공지능과 더불어 살면서 지배당하지 않고 지배하는 삶을 살기 위해서는 어떤 역량을 키울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해서 계속 강조하고 있다. 인공지능이 나온 이상 인공지능이 무엇을 할 수 있을까?를 생각하면서 반대편에 서서 '인간만이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인가?'를 끊임없이 생각하고 발전시켜나가야 함을 알려주고 있다.


책에서 저자가 인공지능 대혁명을 맞이하는 청소년들에게 인공지능으로 인해 변하는 직업에 필요한 역량을 키우기 위해 개인의 학습과 교육의 방향, 첨단 기술과 함께 할 수 있는 능력을 키워야 한다고 말한다. 이른바 '테크 프리랜서' 시대를 맞이해서 갖추어야 할 전략 5가지를 소개한다.


1. 내가 가장 잘하거나 즐거워하는 것을 찾아 집중적으로 파고들기.

2. ChatGPT를 비롯한 생성형 인공지능 활용의 고수 되기.

3. 미래 직업 혹은 비즈니스에 대한 통찰력을 키우기 위해 고전을 비롯한 인문학적으로 가치 있는 책 100권 읽기.

4. 파이선, 자바, C++ 프로그래밍 언어 배우기

5. ChatGPT 등 생성형 인공지능뿐만 아니라 블로그, 유튜브, 인스타그램 등 다양한 SNS 활동하기.


인문적 소양을 갖추며 인공지능에게 가장 적절한 방법으로 질문을 할 수 있는 힘을 키우는 방법으로 독서를 꼽는 저자들. 그에 맞춰 책 뒤편 부록에는 AI 시대 문해력을 높이는 필독 추천도서 100권이 실려 있다. 대부분 고전들이 많은데 우리 어릴 적 유명했던 고전들도 눈에 띈다. 또 최근 들어 역주행처럼 다시 각광받고 있는 쇼펜하우어나 아웃라이어, 1984등의 이야기들도 있으니 청소년들 뿐만 아니라 어른들도 이 추천도서 100권을 살펴보며 올 한 해 독서의 방향을 잡는 것도 좋을 것 같다.



163페이지에서 변화를 두려워하는 타조 증후군 이야기가 나온다.

타조 증후군 Ostrich syndrome

위험이 눈앞에 닥쳤을 때 정면으로 돌파하여 문제를 해결하려 하기보다 현실을 부정하거나 문제를 회피하려 할 때 타조에 비유한다.


아이들과 이야기를 하면서, 집에서 공부를 하면서, 여러 상황들 속에서 아이들을 관찰해 보면 이런 타조 증후군과 유사한 모습을 보일 때가 있다. 어려운 수학 문제를 만났을 때, 오늘 계획이 밀려서 주말에 몰아서 해야 할 일이 생겼을 때, 아이들은 열심히 집중해서 해야지~보다는 회피하려는 모습을 보여 혼나기도 한다. 이런 부분들이 인공지능AI시대에는 지양해야 할 모습이니 아이들에게 더 많이 자주 이야기하면서 타조 증후군에 걸리지 않도록 격려를 많이 해줘야겠다.


다양하고 불규칙한 환경에 자주 노출시켜 주는 것. 풍요로움을 만드는 힘의 원천이 되는 '부족함'을 경험하는 것. 배움을 즐겁게 받아들일 수 있는 마음가짐. 우리 아이들이 인공지능AI와 함께 더불어 살아가야 할 때 반드시 함께 지니고 있어야 할 것들이다.


이미 평균의 종말은 시작되었다. 인공지능을 만들어내고 그것을 이끌어가는 1%. 그것들에 이제 눈떠 따라가고 있는 99%. 우리는 이 상황 속에서 어떻게 하면 더 열심히 잘 방향을 잡고 내 것으로 소화하며 끌려다니지 않고 끌고 갈 수 있는 사람이 될 것인가를 끊임없이 연구하고 도전하며 노력해야 할 것이다.


저자들이 강조하는 '사색'은 결국 많고 다양한 독서를 통하여 내가 그 안에서 얻을 수 있는 것들을 접목시킬 수 있는 능력을 키우는 일이다. 독서는 내면을 자극하는 예술적 행위라 말하며 독서 - 사색 - 행동 연결 전략을 구체적으로 알려준다.


1. 마음 열기

2. 깊이 있는 이해를 위해 정보를 분석하라.

3. 사색으로 연결 고리를 만들어라

4. 일상 속에서 실천하라.



188페이지에 있는 사색 일기 실천 노트는 아이들과 책을 읽고 난 후 독후 활동으로 활용해도 정말 좋을 것 같다.


아이들 사생활 침해라는 이유로 요즘 학교에서는 일기 쓰기를 강요하지 않는다. 아이에게 쓰는 습관을 길러주고 싶어 담임 선생님께 건의도 드려봤지만 강제할 수 없다는 답을 들었다. 하지만 우리는 안다. 초등학교 때 일기 쓰기가 글쓰기의 가장 기초이자 기본이 된다는 것을. 강요하지 않으니 습관이 잘 잡히지 않기도 하는 요즘 아이들의 일기 쓰기는 중요함을 알면서도 실천이 잘 안되는 것 중 하나일 것이다. '좋았다. 재미있었다.' 이런 단답형 같은 일기는 밀어내고, 아이들과 책을 읽으며 연계활동으로 독서 후 사색 일기 노트를 만들어보는 것은 어떨까? 아이들 뿐만 아니라 어른들에게도 필요한 사색. 나도 뒷부분에 나온 추천도서 목록을 보면서 사색 일기 노트를 만들어봐야겠다.


272쪽으로 되어 있어 어느 정도 두께감이 있는 미래를 관통하는 청소년 액션 전략서. AI, 질문이 직업이 되는 세상. 초등 아이들이 읽기에 조금 어렵게 느껴질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중등 이상의 아이들이라면 읽고 변화에 대비할 수 있는 힘을 기를 수 있을 것이다. 또한, 학부모들도 이 책을 함께 읽기를 권하고 싶다. 100세 시대에 살다 보니 우리도 함께 더불어 살아야 할 시간이 많이 남아 있다. 우리 아이들에게만 해당되는 내용이 아닌 우리의 삶에도 적용되고 있는 요즘임을 다들 알 것이다. 키오스크, 자율주행 등 우리가 이미 알고 있고 사용하는 것들도 인공지능과 무관하지 않다. 또 최근 애플사에서 공개해 뜨거운 이슈가 되었던 공간 컴퓨터 비전 프로에 대해서도 뉴스를 통해 들었을 것이다. 빠르게 변화되고 다양한 지식 습득과 활용을 요구하는 시대인 만큼 우리도 더 열심히 배우고 노력해야 할 것이다. 부모들도 AI, 질문이 직업이 되는 세상 책을 꼭 읽어보면서 인공지능을 지배할 수 있는 질문 능력을 키우는 데 지혜를 얻을 수 있기를 바란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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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2번째 세계의 태임이 텔레포터
남유하 지음 / 북멘토(도서출판)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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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읽는 내내 충격과 놀라움의 연속이었죠. 살짝 무섭다는 공포감도 몰려오면서 이 글을 쓴 작가가 누군지 엄청나게 궁금해하면서 읽었습니다.



남유하 작가의 프로필을 살펴보고 나니 더욱 놀라울 수밖에 없었습니다. 

제가 아무것도 모른 채로 162번째 세계의 태임이를 읽고 느낀 부분들이 작가 프로필에 그대로 나와있었으니까요.


귀엽고 반짝반짝한 표지가 내용을 궁금하게 했습니다. 반짝이는 걸 보니 무언가 특이한 요소가 숨어있는 소설인가 보다 생각했어요. 누가 실제 태임이일지 모를 것 같은 표지. 한 친구는 교복을, 다른 친구는 운동화에 청바지 차림이죠. 누가 진짜 태임이일까요? 


시작부터 범상치 않은 세계. 인공 자궁 '에그'에서 선별된 유전자를 가지고 태어나는 아이들. 그 수 많은 아이들 중 유일하게 엄마 자궁에서 자연적으로 태어난 태임이. 어찌 보면 정말 놀랍고 위대한 사람이 바로 태임이인데, 유일하다는 이유로 온갖 괴롭힘을 당하는 태임이 입니다. 

태임이를 놀리는 단어들은 시작부터 큰 충격을 줍니다. 배양육, 고깃덩어리, 골동품.. 현실에서도 이런 질 나쁜 별명들로 학교폭력이 이루어지는 걸까요? 태임이가 당하는 괴롭힘 들을 읽으며 마음이 너무 무거워집니다. 


타임머신 조종사가 꿈인 태임이. 그런 태임이에게 나타난 15년 후 미래의 태임이. 아이들에게 괴롭힘을 당하고 과학관 타임머신에 갇힌 그 날, 죽기 직전 발견된 태임이는 그 이후로 엄청난 충격과 트라우마로 학교도 다니지 못하고 거식증에 걸리고 말았다고 해요. 그런 고통 속에 살던 15년 후의 태임이는 과거로 돌아와 지금, 태임이를 타임머신 안에 가두고 간 그 아이들을 모두 없애버리려 합니다. 


미래의 '나'와 그건 옳지 못하다고, 살인자라고 울부짖으며 겨우 현실로 돌아온 태임이. 하지만 태임이의 눈 앞에서 반 친구들과 선생님 모두 죽음을 맞이하죠.


미래의 내가 친구들과 선생님을 죽게 만들었다는 죄책감. 그것은 현재의 태임이를 또 다른 방법으로 괴롭힙니다. 태임이는 이제 어떻게 해야 할까요?


과학관에서 아이들을 태운 버스가 폭발하기 전으로 돌아가 모든 것을 바꿔보려고 한 태임이. 그 안에는 과거 또 다른 태임이가 있지요. 태임이는 친구들과 선생님, 그리고 과거의 나 자신인 태임이까지 모두 구할 수 있을까요?


반복되는 시간 여행. 그리고 그 속에서 만나는 또 다른 여러 태임이들. 시간 여행을 할 때마다 달라지는 상황 속에서 우리는 태임이의 평행세계를 경험합니다. 놀라울 만큼 정교하면서도 신기한 남유하 작가님의 평행세계가 이 책을 읽으면서 나도 모르게 빨려 들어가게 만들었어요. 도대체 어떤 태임이가 진짜 태임이일까요? 정말 과거는 바꿀 수 없는 걸까요? 


과거의 불행을 바꿔보려는 태임이. 과거에도 태임이를 괴롭혀왔고, 또 다른 평행세계에서 와 지금의 태임이를 해치려 하는 같은 반 아이 아리. 


-평행 세계 이론은 우리가 어떤 선택을 하는 순간 새로운 평행 세계가 생겨난다는 가설이다. 시냇물이 두 갈래로 갈라지는 것처럼, 나뭇가지가 여러 갈래고 뻗어나가는 것처럼, 그러므로 우주에는 수많은 내가 있고, 내가 사는 세계는 수많은 세계 중 하나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


바뀔 수 없는 과거. 평행세계를 오가며 자신의 생각에 있는 친구들과 선생님을 구하려는 태임이. 그러다 갇혀버린 무無의 세계. 검은 배경에서 떠 다니는 태임이의 자아는 어떻게 될지, 중간에 무의 세계에 들어간 상황을 검은 색으로 나타낸 이 책의 매력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어요.


평행세계에서의 태임이의 도움으로 다시 현재로 돌아오게 된 태임이. 폭발도 막고 아무 사고도 일어나지 않은, 바뀐 과거. 하지만 태임이에게 아직 해야 할 일이 있지요. 바로 자기 목소리를 내는 것. 태임이 덕분에 새 삶을 살고 있는지도 모르는 아이들은 평소와 다름없이 태임이를 괴롭힙니다. 


"아리 네 인생에 집중하라고. 날 괴롭히면서 네 낮은 자존감을 채우려 하지 말고.

너희들이 이런 유치한 짓을 그만두지 않으면 좀 위험할 수도 있겠다. 15년 후의 내가 와서 널 죽일지도 모르거든. "


강하고 무서운 말로 괴롭힘의 주동자들을 한방 먹인 태임이. 태임이의 용기는 여러 시간 여행을 통해 배우고 얻는 것들에서 나온 것이겠죠? 


결국 내 인생은 내가 개척하는거야! 라는 말을 떠올리게 하는 태임이를 보면서 얽히고 섥힌 평행세계를 오가는 신기하고 놀라운, 재미있으면서도 살짝 무서운 경험을 하게 되었어요. 162번째 세계의 태임이. 정말 놀라운 상상력이 최고입니다.


언젠가 우리에게도 이런 일이 일어날지도 모르죠. 우리 어릴 때 상상 속 SF 영화들이 현재 현실이 되어가고 있는 것처럼 말이에요. 현실이 상상이 되고 상상이 현실이 되는 세상. 162번째 세계의 태임이. 오랜만에 손에 땀을 쥐게 하는 거대한 상상 속 SF 소설을 읽었습니다. 초등 고학년부터 청소년들, 어른들에게까지 다양한 독자층을 형성할 수 있는 영어덜트 SF소설. 162번째 세계의 태임이. 태임이와 함께 평행세계에 푹 빠져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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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정과 열정사이 Blu (리커버) 냉정과 열정 사이
츠지 히토나리 지음, 양억관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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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담 출판사의 24주년 기념 특별 리커버 『냉정과 열정사이』. 냉정과 열정사이 Blu를 읽었다.

냉정과 열정사이 Blu는 남자 주인공 쥰세이 이야기이다. 



냉정과 열정사이 Rosso를 먼저 읽고 아오이의 마음에 동화된 후 읽게 된 냉정과 열정사이 Blu의 쥰세이를 만나니 뾰족한 감정을 숨길 수 없었다. 쥰세이는 왜 아오이와 충분한 소통을 하지 않고 오해 가득한 상황에서 그녀를 버린 것인가! 냉정한 마음으로 쥰세이를 바라보는데 시작부터 쥰세이는 아오이에 대한 미련을 숨기지 않는다. 


쥰세이의 시점에서 서술된 냉정과 열정사이 Blu는 남자의 관점에서 봐서 그런지 Rosso처럼 섬세한 표현보다는 딱딱 맞아 떨어지는 어체로 서술되어 있다.

옛 연인 아오이를 잊지 못한 채 새로운 연인 메미와의 생활에서 공허함을 느끼는 쥰세이. 메미에게서 아오이의 모습을 찾으려 하지만 메미는 아오이와는 많이 다른 여성으로 묘사된다. 메미는 쥰세이 옆에서 또 어떤 상처를 받을지 속상함이 밀려온다.


아오이에게는 큰소리 치고 당당했던 쥰세이. 메미에게는 쩔쩔매는 부분도 묘사된다. 메미가 전혀 다른 여성이라기보다는 아오이에게 했던 행동들에 대한 후회 때문에 태도가 바뀐 게 아닌가 싶기도 하다. 하지만 그렇게 한다고 해서 아오이에 대한 잘못이 사라짐이 아니라는 것을.. 쥰세이도 아는 듯하다. 


아오이와 함께 였을때도 친구였던 다카시를 만나 그녀를 오해했던 부분을 알게 된 쥰세이. 그녀의 잘못이 아니라 그의 아버지와 새어머니 때문에 일어난 그 괴로운 상황을, 쥰세이는 너무 늦게 알게 된다. 그러면서 밀려오는 뒤늦은 후회. 


다카시는 양쪽에서 둘을 만나면서 서로 새로운 삶을 살고 있는 그들의 모습에서, 아름다워 보이는 새 삶의 이면에 숨겨진 과거의 어두움을 봤던 걸까? 그래서 그 둘을 다시 이어준 것일까? 다카시가 아무 말 없었다면.. 아오이도 쥰세이도 힘든 마음과 미련은 있을지라도 각자의 연인들과 함께 또 다른 행복을 찾아 앞으로 나아가지 않았을까? 정말 그런 마음이 있었다면 둘의 오해를 조금 더 빨리 풀어줄 생각은 안 했을까? 괜스레 다카시에게 화풀이를 해본다. 


미련도 남고, 자신이 함부로 한 행동에 후회가 된 쥰세이. 뒤늦은 사죄를 하며 보내는 편지. 그는 답장을 기다렸을까? 그저 내 마음이 편해지고자 그녀에게 이제 알았다며 미안하다고 편지를 쓴 것은 아닐까.. 아오이의 이야기를 먼저 읽었던 나로서는 쥰세이의 행동이 야속하기만 하다. 


자신의 잘못을 알기에 성큼 다가서지 못하는 쥰세이. 그녀에게 새로운 사람들과 환경들을 다시 망치고 싶지 않아 망설이는 쥰세이의 마음엔 공감이 갔다. 그렇기에 용기가 안 났던 것이겠지. 

그럼에도 그녀가 보고 싶고 그녀가 생각나 가게 된 피렌체 두오모. 그리고 만난 그녀. 


-오지 않을 사람이 온 의미를 찾고 있었다. 그러면서 당연히 아직 두 사람 사이에는 사랑이 남아 있다고 믿어버리는 것이었다. 팔 년 따위 십 분이나 다름없다고 오해하고 마는 그런 흥분 속에 빠져 있었다.-


-팔 년 만의 교접을 끝내고, 마치 몇 천 미터를 헤엄친 듯한 기분은 왜일까. 도대체 무엇을 꺼려 하고, 누구의 시선을 두려워한단 말인가. 아오이는 아오이가 아니었다.-


헤어졌던 시간을 단번에 따라 잡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내 기억 속의 그녀는 과거의 그녀이기 때문에.. 그 현실을 깨닫고 혼란스러운 쥰세이. 자신의 잘못도 알기에 위축되어가는 그를 보며 마음이 너무 안타까웠다. 


그에게 아오이는 세월이 흘러 다른 사람에게 사랑받는 다른 여인 아오이로 보이는, 그러면서 또 다른 오해를 하고 있는 쥰세이. 서로의 오해 속에서 아오이가 다시 떠나겠다고 하자 용기를 내지 못하고 쿨한 척 그녀를 보내주는 쥰세이. 

그녀 역시 아무렇지 않다고 생각하는 쥰세이. 이것이 남자와 여자의 차이인 것일까? 그녀의 표정을 조금만 더 관찰했더라면, 그녀의 눈빛과 말투에 더 집중했더라면.. 그 때 그녀와의 감정을 서로 깨닫지 않았을까 싶은 생각이 들었다.


그래도 Rosso를 읽었을 때와 다른 점은 떠난 그녀를 보고 나서 쥰세이의 마음에 변화가 생겼다는 것이다. 결국 냉정이 이겼다는 쥰세이는 자포자기 하는 심정으로 돌아섰다. 그 때, 마은 한 구석에 작은 열정 하나가 싹을 틔워 쥰세이를 흔들기 시작했다. 내가 십 년 전의 기억을 간직하며 두오모에 온 것처럼 그녀도 여기에 왔다. 그것이 무엇을 의미할까? 그런 열정은 그에게 다시 새롭게 시작해 볼 수 있을까 하는 용기를 주었다. 

- 나는 아직 아무런 시도도 하지 않았다. 아무런 노력도 해보지 않고, 그녀를 그녀의 현재로 돌려보내서는 안 된다. 팔 년을 다시 얼어붙게 해서는 안 된다. -


19세기 말에 한 약속을 20세기 시작에 지킨 두 사람. 그래서일까, 마지막 독백은 "새로운 백 년" 이었다. 그들의 새로운 백 년은 어떤 삶이 펼쳐질까.. Rosso에는 없던 또 다른 시작이 열림을 Blu에서 볼 수 있어서 새로웠다. 그리고 다시 한 번 이 두 작가에 대한 존경심이 생기는 것 같았다. 너무 멋진 두 소설을 볼 수 있어서 참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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