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ook] 아그네스 그레이 현대문화센터 세계명작시리즈 12
앤 브론테 지음, 문희경 옮김 / 현대문화센터 / 201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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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걸로 브론테 자매의 책은 적어도 한 권씩은 읽게 된 것 같다. 가장 먼저는 중학생 시절, 샬롯 브론테의 《제인 에어》를 접했고, 이후 많은 사람들이 극찬했었던 에밀리 브론테의 《폭풍의 언덕》을 벼르고 있다가 작년이 되어서야 읽고선 앵그리리뷰를 쓰고 말았는데, 이번엔 막내동생인 앤 브론테의 작품인 《아그네스 그레이》까지 접하게 되었다. 이 작품은 《폭풍의 언덕》과 같은 시기에 출간되었다고 하던데, 아무래도 《폭풍의 언덕》이 막장 아침드라마에 버금가는 자극적인 설정이었던 만큼 이 잔잔한 작품인 아그네스 그레이는 그만큼 눈에 띄지 못했던 것 같다. 그래도 나의 개인적인 순위를 이야기해보라고 한다면, 난 《제인 에어》 - 《아그네스 그레이》 - 《폭풍의 언덕》 의 순위를 주고싶다.



사실 이 브론테 집안은 대부분 젊어서 세상을 떠났고, 뭔가 다들 골골하면서 아픈 이미지를 갖게한다. 그리고 이들은 특히나 실제 생활을 모티브로 작품을 쓴 것 같은 느낌이 많이 드는데, 이 《아그네스 그레이》는 가정교사 생활을 통해서 경험한 것을 토대로 쓴 자전적인 소설이라고 한다. 사실 《제인 에어》에도 가정교사 에피소드가 등장하는 만큼, 이 가정은 가정교사 생활을 많이 했던 것 같은데, 사실 《제인 에어》 속에서는 그 가정교사라는 직업에 대해서 이만큼 깊이 생각해보지는 않았던 것 같다. 정말 그대로 주인공의 직업 혹은 경험의 하나로 그려져왔다는 인상 뿐이었는데, 아무래도 이 작품은 주인공 아그네스 그레이의 가정교사생활을 메인 소재로 내놓은 만큼, 그 직업과 삶에 대해서 많은 부분을 보여준 것 같다.



솔직히 내가 상상한 것과는 꽤 달라서 놀랐던 것이, 이 가정교사라는 포지션이었다. 완전히 높은 신분도 아니고 또 완전히 낮은 신분도 아닌데, 아무래도 그 사이에 끼어서 본인보다 높은 신분의 가정을 상대해야 하다보니, 참 어려운 자리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아니 곱게 얘기해서 이런 것이지 솔직히 책을 보면서 욱하고 성질이 올라온 적이 한두번이 아니다. 도대체 애를 가르치라는 건지 그냥 오냐오냐 떠받들어 주라는 건지.. 왠지 교사가 필요하다기 보다, 화풀이 상대 혹은 남탓할 대상을 만들어두는 느낌이 강했다. 한 직업군에 대한 이야기로 따지면 사실 앞서 언급했던 작품들 중에 가장 돋보이는 작품이 아닌가 싶기도 하다. 하지만 이 앤 브론테의 작품이 가장 이슈화되지 못했던 것은 아마도 자극이 적고 잔잔하게 흐르는 스토리가 원인이 아닌가 싶다. 하지만 난 충분히 이 작품이 좋았고, 앤 브론테의 다른 작품을 접하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 아쉽기까지 했다. 그리고 이 좋은 작가가 29세의 젊은 나이로 사망했다는 것이 더 안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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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에고라는 적 - 인생의 전환점에서 버려야 할 한 가지
라이언 홀리데이 지음, 이경식 옮김 / 흐름출판 / 201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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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여기간에 쫓겨서 급하게 읽게 된 또 한 권의 책. 하지만 급하게 읽었다고는 하지만, 꽤 좋았다. 오히려 읽다보니 밑줄을 너무 많이 그어서 어찌 정리해야 할까 고민하게 만들었던 책인 것 같다. 사실 이 책의 저자인 라이언 홀리데이의 책은 처음 읽었고, 작가의 이름도 처음 접했다. 하지만 추천의 글을 쓴 사람들 중에 눈에 익은 이들이 있어서, 아주 생소한 느낌은 아니겠구나 하는 생각은 들었다. 그리고 밑줄이 많았던 것은, 저자가 책 속에서 다른 작가들의 글이나 고전 속에서 많은 예시를 따왔기 때문인 듯 하고, 작가 역시 이 책에 공감하거나 도움이 되었다면 자신의 덕이 아니라 그러한 작품들 덕택이라고 이야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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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 자신이 가장 중요한 존재라고 믿는 건강하지 못한 믿음', 이 책에서는 이것을 에고의 정의로 사용할 것이다. 거만함이 그렇고 자기중심적인 야망이 그렇다. 이것은 모든 사람의 내면에 자리 잡고 있는 성마른 어린아이와 같고 어떤 것보다 자기 생각을 우선하는 특성을 가진다. 합리적인 효용을 훌쩍 뛰어넘어 그 누구(무엇)보다 더 잘해야 하고 보다 더 많아야 하고 또 보다 많이 인정받아야만 하는 것, 이것이 바로 에고이다. 이런 측면에서 볼 때 자신감이나 재능의 범주를 초월하는 우월감이나 확신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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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에고'라는 것이 궁금하기도 했다. 워낙에 유명한 개념이자 단어이긴 하지만, 어떻게 사용하게 되느냐? 또 어떻게 받아들이느냐에 따라서 달라지는 개념이기도 한 것 같다. 어찌보면 이 책의 저자는 에고의 긍정적인 측면보다는 부정적인 측면에 대해 이야기하고 경계해야할 것들을 이야기한다. 사실 부정적인 부분을 부각하는 것이 과연 좋은가?라는 생각을 가질 수도 있지만, 이 부분에 대해서는 난 작가의 의견에 많이 공감했다. 요즘사회에 '에고'가 있어야 성공할 수 있다고 이야기하고, 또 이러한 부분을 강조하기도 하지만, 작가의 말대로 '에고'만으로 그 성공이 만들어진 것이 아니다. 성공으로 보이는 하나의 측면만을 부각하고 있다는 부분에 굉장히 공감했는데, 바로 이러한 부분이 자기계발서적과 우리의 현실과의 갭을 형성하는 부분이 아닌가 생각된다.



또한 이 '에고'에 대해 고찰하면서 개인적으로는 '겸손'이라는 개념과도 많이 연결되었던 것 같다. 결국 불완전한 존재인 인간이 가지는 '에고'는 긍정적인 측면도 분명히 있지만, 그것을 컨트롤 할 수 있는 능력은 사람에 따라 천차만별이라는 것. 그리고 그러한 능력에 따라서 긍정적인 측면이 부각될지, 부정적인 측면이 부각될지 결정되는 것 같다. 나 역시도 에고를 제대로 컨트롤 할 수 있는 사람은 아닌 것 같다. 아니 나 뿐만 아니라 그럴 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저자의 말대로 그 '에고'를 잘 경계하고 컨트롤 해야할 것 같다. 밑줄친 부분만이라도 주기적으로 읽으면서 체크해가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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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어느 날 400억 원의 빚을 진 남자
유자와 쓰요시 지음, 정세영 옮김 / 한빛비즈 / 201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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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여기간이 얼마 남지 않는 책들 부터 읽자고 책장을 뒤적거리다가 발견하고 읽기 시작했다. 제목을 보고 어떤 책인지 전혀 생각이 안나서, 내가 이런 책을 왜 가지고 있지?라고 생각했는데.. 읽다보니, 내가 고른 책이 맞구나.. 싶었다. 이 책은 저자가 경험했던, 아니 현재까지도 진행중인 자신의 이야기를 쓴 책이다. 기린맥주라는 걸출한 대기업의 나름 잘나가는 회사원이었던 저자는, 아버지가 갑작스레 돌아가시게 되면서 결국 아버지의 회사를 물려받게 된다. 문제는 건실하고 풍족한 기업을 물려받게 된 것이 아닌, 졸지에 400억원의 부채를 떠안고 억지로 사장자리에 앉게 된 것이다. 이후로 저자가 이 유자와그룹을 유지시키기 위해 고군분투한 이야기들이 생생하게 기록되어 있다.



그렇다. 생생할 수밖에 없다. 이런 상황은 무언가를 정리하고 침착하게 이야기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내가 만약 이러한 상황과 만나게 된다면, 숨이 턱 막혀오면서 아무것도 할 수 없는 공황상태가 되어버리지 않을까 싶다. 이 책은 분명 경영서라고 할 수 있지만, 경영서라고'만' 할 수 있을까? 이것은 마치 유자와씨의 일기장을 훔쳐보는 듯한 느낌이다. 아니, 실제로 저자는 지속적으로 일기를 써왔고, 그러한 기록들이 있었기에 이렇게 생생하게 책으로 엮어낼 수가 있지 않았나 싶다. 열심히 노력한 결과, 책 후반에 저자의 빚이 20억원 정도로 줄어든 이야기가 나온다. 20억원도 매우 큰 돈이지만, 비교적 굉장히 적은 액수로 느껴진다. 이 순간을 읽으면서 나는 저자와 함께 축배를 들었던 것 같다. 무언가를 극복해 낸 사람의 이야기. 그런 이야기들을 많이 읽기도 했고 듣기도 했지만, 이렇게 생생하게 전달되는 경우도 드문 것 같다. 저자와 함께 숨을 헐떡이면서 달린 느낌이다.



절망적인 상황에 놓여있는 사람에게는 어떠한 말도 들을 여유가 없겠지만, 그래도 이 책이 어느정도의 힘을.. 아니 어느정도의 위로는 줄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저자가 늘 외쳐오던 'Never Give Up!' 그리고 '아침이 오지 않는 밤은 없다'라는 말이 각인되어, 계속 귓가에 맴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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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오만과 편견 펭귄클래식 50
제인 오스틴 지음, 김정아 옮김 / 펭귄클래식코리아(웅진) / 201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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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인 오스틴의 소설은 대게 비슷한 분위기를 풍기는 것 같다. 비록 아직 2권의 책 밖에 못 읽었지만, 이전에 읽은 《설득》과 이 책 《오만과 편견》을 비교해 보았을 때 비슷한 설정들이 눈에 띈다. 대부분 한 집안의 결혼 적령기의 자매들이 좋은 남편감을 찾고, 주인공이 현명한 여성에 속하는 것에 비해 상대적으로 반대의 여성상을 대표하는 자매들이 등장한다. 이 책에서는 주인공의 어머니인 베넷 부인 역시 짜증을 유발하는 캐릭터이다. 아마도 제인 오스틴은 이런 식으로 본인이 생각하는 이상적인 여성상을 그린듯 하다. 내가 개인적으로 제인 오스틴의 소설을 읽으면서 안심하는 부분은, 해피엔딩으로 끝날 것이라는 기대감이 있어서이다. 대부분은 현명한 여주인공과 이상적인 남성이 맺어지면서 끝을 맺는 결말인 것 같다.



제인 오스틴이 그리는 여성상은, 시대적인 상황에 비춰봤을 때 굉장히 놀랍다. 이 시기에 이런 생각을 할 수 있는 것인가.. 싶기도 하고, 또 자주 등장하는 제인 오스틴의 독설이 꽤나 카타르시스를 준다. 그녀는 절대 돌려말하지 않는다. 작품 속에서 신랄하게 하고싶은 이야기를 해버리는 느낌이 든다. 그렇기에, 어찌보면 단순하고 진부한 연애소설로 보일 수 있는 작품임에도 매력을 느끼게 되는 건지도 모르겠다. 특히, 이번 작품을 읽으면서는 왜 이 작품이 이리 유명한 것인지 어느정도는 공감했다. 설득보다는 훨씬 재미있었고, 또 심지어 이 오래 전 사랑이야기에 내 마음도 오랜만에 설레기도 했다. 읽고 있는 나조차도 다아시가 멋있어 보이기도 했으니... 흠.. 봄이 와서 그런가?



아무튼, 또 비슷한 내용에 진부할거라 생각하며 읽기 시작했던 나로서는, 기대 이상으로 재미있게 읽었던 작품이 아닌가 싶다. 덕분에 제인 오스틴의 작품을 조금 더 읽어볼 마음도 생겼다. 그래도 가지고 있는 책들은 마저 읽어봐야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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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나쁜 페미니스트
록산 게이 지음, 노지양 옮김 / 사이행성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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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의아니게 요즘 페미니즘 관련 책을 참 많이 읽게 되는 것 같다. 특히나 《82년생 김지영》이나 《남편이 죽어버렸으면 좋겠다》 같은 실질적인 사례들이 모티브가 되어있는 책들을 유난히 많이 읽게 된 것 같다. 《82년생 김지영》을 통해서는 한국의 사례를, 《남편이 죽어버렸으면 좋겠다》를 통해서는 일본의 사례를 엿보았고, 이 두책의 공통점은 결혼생활을 통해 나타나는 갈등을 다루었다는 점이다. 이 책 《나쁜 페미니스트》는 미국의 사례가 중심이 되어있고, 저자인 록산 게이는 흑인여성이다.이 책은 이전에 읽었던 《악어 프로젝트》와 같은 성폭력에 대한 이야기를 시작으로 포문을 여는데, 《악어 프로젝트》보다는 훨씬 광범위한 범위를 다루고 있다.


일단 이례적인 것은, 저자는 자신을 나쁜 페미니스트라고 지칭힌다. 내가 이 책에 집중하고 읽을 수 있게 된 것도 이러한 부분이 한몫 했던 것 같다. 가장 먼저 저자는 페미니즘이란, 페미니스트란 무엇인가에 대한 질문부터 던지고 시작한다. 가장 인상적인 것은 우리가 페미니즘에 대해 오해하고 있는 부분에 대해 정확히 지적해 준 부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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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미니즘이 우리 기대에 못 미치면 페미니즘이라는 이름 아래 행동하는 인간들에게 결점이 있다고 생각하지 않고 페미니즘 자체가 잘못되었다며 정죄한다.


최근 페미니즘이 이런 이유로 고통을 당하고 있다. 우리는 페미니즘과 그것을 지향한다고 주장하며 자기의 브랜드로 만들려는 여성들을 서로 동일시해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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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 저자는 우리가 페미니즘에 대해 가지고 있는 '이미지' 혹은 '선입견'에 집중하는 것이 아니라, 페미니즘이 과연 무엇인가, 무엇을 가리키고 있는 것인가를 제시하려고 부던히 노력해가고 있는 모습이 보인다. 그리고 중요한 것은, 페미니스트라고 자처함에도 불구하고 여성비하적인 문화나 사회에 어느정도 동화되고 그 문화를 즐기기도 하는 자신의 모습을 빗대어 '나쁜 페미니스트'라고 이야기한다. 이 부분에 대해서 굉장히 공감할 수 있었다. 아무래도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을 이러한 부분이 아닐까 싶다. 페미니스트이고자 하나 현실적으로 부딪치는 모순들. 실질적인 싸움들. 이러한 부분을 저자는 솔직히 오픈하면서 공감대를 형성해준다.


책의 후반부에서는 페미니즘에 관한 이야기라기보다 오히려 흑인문제를 주로하는 유색인종에 대한 차별문제를 꽤나 집중해서 이야기하고 있다. 이부분은 호불호가 갈릴 수 있는 부분인 듯하다. 이 또한 중요한 문제이기도 하지만, 확실히 집중도가 떨어지는 면이 있다. 또 한편으로는 여성문제, 인종차별문제를 같은 맥락위에 올려두고 기본적인 권리와 평등에 대해서 재고할 수 있는 시간을 마련해주기도 한다. 나 또한 유색인종이긴 하지만, 흑인만큼의 차별적인 경험을 한 적이 없고, 또 그랬던 만큼 알지못하는 부분 혹은 크게 실감하지 못하는 부분들이 많았다. 이러한 면에서는 또다른 부분을 느낄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아무튼 이 책은 '페미니즘' 그 자체의 원론적인 의미를 생각해볼 수 있는 좋은 계기를 만들어주는 것 같다. 미국의 사례가 중심으로 되어있지만, 이는 우리에게도 맞닿아있는 문제이고, 또 한편으로는 미국사회 또한 매우 보수적인 곳이라는 느낌을 지울 수 없어서 씁쓸하기도 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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