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ook] 어느 날 400억 원의 빚을 진 남자
유자와 쓰요시 지음, 정세영 옮김 / 한빛비즈 / 201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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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여기간이 얼마 남지 않는 책들 부터 읽자고 책장을 뒤적거리다가 발견하고 읽기 시작했다. 제목을 보고 어떤 책인지 전혀 생각이 안나서, 내가 이런 책을 왜 가지고 있지?라고 생각했는데.. 읽다보니, 내가 고른 책이 맞구나.. 싶었다. 이 책은 저자가 경험했던, 아니 현재까지도 진행중인 자신의 이야기를 쓴 책이다. 기린맥주라는 걸출한 대기업의 나름 잘나가는 회사원이었던 저자는, 아버지가 갑작스레 돌아가시게 되면서 결국 아버지의 회사를 물려받게 된다. 문제는 건실하고 풍족한 기업을 물려받게 된 것이 아닌, 졸지에 400억원의 부채를 떠안고 억지로 사장자리에 앉게 된 것이다. 이후로 저자가 이 유자와그룹을 유지시키기 위해 고군분투한 이야기들이 생생하게 기록되어 있다.



그렇다. 생생할 수밖에 없다. 이런 상황은 무언가를 정리하고 침착하게 이야기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내가 만약 이러한 상황과 만나게 된다면, 숨이 턱 막혀오면서 아무것도 할 수 없는 공황상태가 되어버리지 않을까 싶다. 이 책은 분명 경영서라고 할 수 있지만, 경영서라고'만' 할 수 있을까? 이것은 마치 유자와씨의 일기장을 훔쳐보는 듯한 느낌이다. 아니, 실제로 저자는 지속적으로 일기를 써왔고, 그러한 기록들이 있었기에 이렇게 생생하게 책으로 엮어낼 수가 있지 않았나 싶다. 열심히 노력한 결과, 책 후반에 저자의 빚이 20억원 정도로 줄어든 이야기가 나온다. 20억원도 매우 큰 돈이지만, 비교적 굉장히 적은 액수로 느껴진다. 이 순간을 읽으면서 나는 저자와 함께 축배를 들었던 것 같다. 무언가를 극복해 낸 사람의 이야기. 그런 이야기들을 많이 읽기도 했고 듣기도 했지만, 이렇게 생생하게 전달되는 경우도 드문 것 같다. 저자와 함께 숨을 헐떡이면서 달린 느낌이다.



절망적인 상황에 놓여있는 사람에게는 어떠한 말도 들을 여유가 없겠지만, 그래도 이 책이 어느정도의 힘을.. 아니 어느정도의 위로는 줄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저자가 늘 외쳐오던 'Never Give Up!' 그리고 '아침이 오지 않는 밤은 없다'라는 말이 각인되어, 계속 귓가에 맴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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