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이킬 수 없는 약속
야쿠마루 가쿠 지음, 김성미 옮김 / 북플라자 / 201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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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또 한권의 추리소설을 읽었다. 아무래도 추리소설을 그리 즐겨읽지 않는 만큼, 대부분 읽은 추리소설들은 무료대여를 통해서 읽게되는 느낌이다. 이 책 역시 무료대여로 풀리면서, 대여기간이 끝나기 직전에 부랴부랴 읽게되었다. 물론, 그만큼 술술 잘 읽히기도 한다. 그래도 어느정도 추리소설들을 읽으면서 느끼게 된 것은, 일본 추리소설은 어느정도 충격이 크기 않다는 느낌이다. 지금까지 제대로 뒤통수를 치는 반전, 혹은 소름을 느낀 작품은 모리무라 세이치의 《인간의 증명》 정도? 물론 소설로 읽진 않고, 드라마로 보긴 했지만. 오히려 일본 추리소설은 뭔가 이유를 들이댄다거나, 충격이 심하지 않도록 쿠션을 두어 순화시키는 느낌이 강한 것 같다.



사전에 책 설명을 그리 자세히 읽진 않았지만, 그래도 책 표지부터 반전의 반전... 이라는 표현이나 충격적 결말.. 이라는 표현이 막 나와서인지, 처음부터 약간 긴장감있게 읽었던 것 같다. 그러다보니, 평소에 대충 아무생각없이 멍하게 책을 읽는 편인 나임에도, 약간 긴장을 하며 읽었던 것 같다. 하지만, 뭐 그정도까지 꼼꼼하게 따져보지 않아도 될 정도랄까? 사실 주인공이 쫓는 그의 정체는 초반부터 눈치챘다. 누구인지는 금새 눈치를 챘는데 문제는 그 동기가 궁금했다. 아무리 읽어도 동기를 찾을 수 없었으니까. 뭐 그런면에서 주인공과 함께 추리해 갈 수 있었기에 나름 지루하지 않게 끝까지 읽지 않았나 싶다.



책은 어느정도 재미있게 읽었지만, 사실 책 소개나 저자 소개에서 나오는 것 처럼 이 책의 내용이 그렇게까지 사회파 추리소설이라고까지 명명할 수 있는가는 조금 의심이 간다. 물론 소재나 현대사회에 충분히 있을 수 있는 것들을 다루기는 했지만, 그러한 소재와 스토리상의 개연성이라든지 또 결말에 가서 결국 무엇을 이야기할 수 있었는지에 대해서는 조금 애매한 부분이 있다. 그렇게까지 깊게 띠우지 말고 그냥 스토리의 재미자체로 받아들이면 무난할 것을, 사전에 기대감을 부추기는 바람에 더 약점을 돋보이게 하는 듯한 느낌이다. 하지만 어쨌든 재미있게 읽었고, 마지막에 진부할정도로 자세하게 경위를 설명해준 것이 나같은 초보 추리소설 독자에게는 매우 친절한 처사가 아닌가 싶다.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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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게으름도 습관이다
최명기 지음 / 알키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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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달은 유독 대여한 책들을 많이 읽게 되는 것 같다. 이 책 역시 무료대여 이벤트를 통해서 읽게 된 책인데, 무료이기 이전에 일단 제목부터 확 와닿았던 것 같다. 사실 게으름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는 사람은 거의 없지 않나 싶다. 또한 이 게으름이라는 것이 일시적으로 작용하는 사람들은 아마도 자신의 게으름에 대하여 그다지 고민으로까지 받아들이지 않을 것 같다. 정말 이 책의 제목처럼 게으름이 습관이 되어가고 있기 때문에, 같은 고민을 가지고 이 책의 제목에 눈이 가는 것이 아닌가 싶다. 물론 이러한 류의 책은 너무나도 많이 있고, 또 이미 많이 읽기도 했다. 하지만 난 이 책에 어느정도 후한 점수를 주고 싶다.



책 속에는 이미 다 아는 이야기일 수도 있고, 또는 알면서 실천하지 못하는 이야기들이 빼곡하게 들어차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이 마음에 들었던 이유는, 일단 말투가 따뜻하다. 자기계발서적이나 심리학 서적의 경우, 흔히 혼나는듯한 뉘앙스나, 아니면 잘 하지 못하는 부분에 대해 자책하게 만드는 책들이 참 많은데, 그래도 이 책은 비교적 "그래.. 그럴 수 있어, 그러니까 이제부터 해결책을 같이 얘기해보자.." 하는 느낌이 들어서, 책을 읽는데 심리적으로 좀 편안했다. 그러면서도 문제의 핵심을 참 잘 집어주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특히, 게으름이라는 습관때문에 힘든 사람도 있지만, 실제로 심리적인 부분 이외에 병이나 신체적인 문제 때문에도 발생할 수 있다는 점 등을 일부러 집어주고 상기시켜 주었다는 점 등이 참 친절하다는 생각을 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사례들을 구체적으로 제시해주고 있고, 매우 이해하기 쉽게 쓰여져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가 실제로 겪었을 법한 혹은 겪고있는 현실과 오버랩되면서 많은 공감을 갖게 되는 것 같다. 물론 대안이나 해결책에 대해서도 두리뭉실하게 도망치는 결론보다는 나름 최선을 다해서 구체적으로 시도해볼 수 있는 것들을 제시해주는 것 같아서 좋았다.



나 역시 게으름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고, 특히나 무기력이나 나른함과 같이 결합되서 슬럼프를 겪에 되는 경우가 많다. 더 괴로운것이 그런 내 자신의 모습을 보면서 자책하게 된다는 점에서 악순환이 되는 것 같은데, 그러한 측면에서 보았을때도 자존감에 대한 부분, 그리고 나를 먼저 볼 수 있는 방법들을 제시해 준다는 점에서 더욱 좋았던 것 같다. 무료대여를 통해 읽은 책인데, 다시 읽고싶어 질 수도 있을 것 같아서, 그땐 책을 구입하게 될 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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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노마드 워커 이야기 : Nomad Worker Story
혜룡 지음 / 솔앤유 / 201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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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노마드 워커(nomad worker)'라는 혹은 '디지털 노마드(digital nomad)'라는 표현을 심심치않게 듣게 된다. 실제로 이러한 직업군(?) 자체가 점점 특이한 일이 아니게 되었고, 노마드워커 까지는 아니겠지만 나조차도 카페나 비행기안에서 틈만 나면 노트북을 펼치고 일하는 그런 시대가 되었다. 작가는 제주도에 있는 J-Space라는 공간을 중심으로 인연을 맺게 된 사람들을 인터뷰하며 이 책을 엮었다. 일단 제주도라는 곳 자체가 최근 굉장히 프리한 이미지를 주고, 여러가지 실험적인 작업들을 많이 하는 느낌이 있어서인지, 책을 읽으면서 더 고개가 끄덕여지는 부분도 있었다.



책을 읽으면서 가장 크게 와닿는 부분은, 역시 이렇게 사는 사람들도 있구나.. 하는 점이었다. 소개된 노마드 워커들은 프리랜서의 경우들이 많았는데, 회사에서 소속되어 경력을 쌓은 후 프리랜서가 된 사람들도 있지만 그와 반대로 처음부터 틀에 갇힌 환경에서 일하기보다 즐겁고 도전적인 일을 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도전을 두려워하는 나로서는 같은 세대를 사는 젊은이들의 이런 생각과 행동이 가장 부러웠던 것 같다. 어찌보면 이들이 하나의 새로운 영역을 정착시켜가는 사람들이 아닐까 싶기도 했다. 심지어 이 책 자체도 브런치에 연재하면서 책으로 출판까지 이어진 케이스가 아닌가. '디지털 노마드'의 전제가 되는 것은 아마도 크리에이티브한 마인드가 아닌가 싶다.



그리고 후반부에는 이러한 마인드를 가지고 운영되고 있는 기업도 소개하고 있다. 이러한 이야기들이 '노마드 워커'라는 특정한 사람들에게만 해당되는 이야기일까? 현재 기업이나 일반적인 직장에서는 적용할 수 없는 이야기일까? 라는 부분에 어느정도 힌트를 줄 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결국 '디지털 노마드'라는 표현 자체는 현대의 일할 수 있는 환경, 툴 자체가 바뀌었기 때문에 가능한 이야기이다. 그렇다면 이 '노마드 워커'들이 먼저 시작을 했을 뿐이지, 일 하는 환경 자체가 점점 변화되어 갈 가능성도 있다고 본다. 이러한 분위기가 일반 기업 등에서는 어떻게 적용되어 갈지, 또한 앞으로 어떠한 형태로 구조화 되어갈 것인지.. 등도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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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어려운 시절 비꽃 세계 고전문학 6
찰스 디킨스 지음, 김옥수 옮김 / 비꽃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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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읽기를 쫓아가면서 읽다보니, 찰스 디킨스의 작품들도 꽤나 많이 읽게된 것 같다. 그리고 이제 디킨스의 작품은 어느정도 신뢰감을 갖고 읽게 되는 것 같다. 이 작품 전에 읽었던 《위대한 유산》도 참 좋았던 것 같은데, 이 《어려운 시절》 역시 꽤나 인상적인 작품이었다. 확실히 《올리버 트위스트》에서 느껴졌던 풋풋함은 더이상 느껴지지 않고, 디킨스의 그 냉소적이고 비판적인 시각, 그리고 훨씬 입체적이 된 등장인물들이 기억에 남는다. 특히나 이번 작품에서는 시대적 상황이나 사회적인 문제제기도 여전히 유지되긴 했지만, 그것보다도 인물 한사람 한사람이 독립적으로 다 살아있는 느낌이 들었다. 그래서 더 새로웠다고나 할까?

이젠 디킨스가 왜 노동자들이 열광하는 작가였는지도 알 수 있을 것 같고, 또 얼마나 대단한 작가였는지도 알 수 있을 것 같다. 실제로 현재의 내가 그의 작품을 읽어도, 뭔가 고전스럽지 않고, 옛날 작품같이 않은 세련됨이 있는 느낌이다. 시대적 상황만 배제한다면, 현대에 출간된 소설이라해도 믿을 수 있을 정도라고 할까? 아무튼, 나의 개인적인 감상은 그렇다. 그리고 이제는 디킨스의 그 비꼬는듯한 독설에 점점 익숙해져가는 것 같다. 그는 비유라고해서 어느정도 감추지도 않고, 또 은유적인 표현보다는 직설적이라는 생각이 든다. 오히려 이젠 그가 《크리스마스 캐럴》 같은 작품을 썼다는 것이 믿어지지 않을 정도라고 할까?

시작부터 어느정도 짐작은 했지만, 역시나 씨씨는 꽤나 매력적인 캐릭터였고, 또 이 작품에서 가장 중점적으로 독자들에게 지지받을 수 있는 캐릭터로 그려진 것 같다. 그녀를 처음엔 조연처럼 등장시켜서 주연으로 마무리 시킨 느낌이다. 그리고 여전히 영국의 산업혁명과 노동자들의 고통, 실상, 그리고 바운더비 사장과 같은 그에 반하는 인물등을 등장시키며 한껏 그 시기의 영국의 모습을 그려낸다. 또한 맹목적인 믿음을 가지고 시스템을 만들어가는 그래드그라인드씨와 그의 가족, 그 중에서도 가장 엘리트였던 루이사의 모습을 통해서 하고싶었던 이야기들을 풀어낸다. 그래드그라인드씨가 마지막에 톰을 위해 보여준 행동은 뭔가 마음에 들지않는 결말이기는 했지만, 그래도 그랬기 때문에 등장인물들이 더 입체적이 되었다고 느끼기도 했던 것 같다. 이젠 디킨스의 작품에서도 맹목적인 해피엔딩이 아닌, 다른 여러가지 선택지가 생긴 느낌도 들었다.

그리고 특히나 루이사나 씨씨와 같이 작품에서 가장 주도적으로 활약하는 인물들이 여성이었다는 점도 조금은 인상적이었던 것 같다. 그간의 디킨스의 작품이 굳이 여성이 돋보이지 않았던 그런 작품은 아니었지만, 이 작품에서 가장 주인공에 가까운 인물은 뭐니뭐니해도 루이사와 씨씨였다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여튼, 난 이제 그의 작품을 통해서는 디킨스의 단점을 찾아내기가 점점 힘들어지는 느낌이다. 그리고 당연히, 당시 그의 독자들이 그를 사랑했던 이유도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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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thgirl 2018-05-17 06: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시마로님 수다방에도 좀 들러줘요 ㅎㅎ

마시마로 2018-05-18 22:52   좋아요 0 | URL
수다방 참여해야 하는디 자꾸 밀려서...ㅠㅠ 오늘에서야 데이비드 코퍼필드 구매했어요...ㅠㅠ
 
[eBook] 빽넘버
임선경 지음 / 들녘 / 201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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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료대여로 제공해 준 전자책으로 읽게 된 작품이다. 《빽넘버》라는 제목을 봤을때는 대체 이게 무슨 내용일까..라는 생각에 읽기 시작했는데, 소재는 판타지스러웠고, 내용은 가벼운듯 하면서도 꽤나 진지했다. 설정 자체는 주인공이 사고 이후에 사람들의 등에서 보이는 백넘버를 보게 되면서 겪는 이야기인데, 그 백넘버라는 것이 그 사람의 남은 수명을 날짜로 표시하고 있는 것이었다. 어찌보면, 이 소설의 가장 특징적인 부분이라 한다면 이 소재일 것이다. 소재가 참신하고, 또 이걸 풀어낸 작가의 필력이 꽤나 흡입력이 있었다. 하지만 내가 좋아하는 김훈작가와 같이 한문장 한문장에서 무게감과 깊음이 느껴진다기 보다, 글의 표현 자체는 가볍게 보이기도 하고, 또 매우 실제적이기도 하지만, 생동감있게 사람을 잡아끄는 느낌이 있다. 그러다보니 책 자체도 흥미롭게 빨리 읽게 된 느낌이다.

책을 읽으면서 공감하는 부분도 참 많았던 것이, 배경이나 설정 자체가 현재 지금의 시기를 너무 잘 그려내고 있고, 사용되는 소재 하나하나가 내가 직접 지금 만지고 활용하고 있는 것들을 반영하고 있는 느낌이다. 그래서인지, 주인공과 내가 동시대에 같은 곳에서 살고있다는 느낌이 강한 것 같다. 그래서 더 푹 빠져서 읽었을까? 내 친구 혹은 지인의 주변에서 일어난 일, 이야기를 듣는 느낌으로 읽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이 이야기가 마냥 가벼운 것은 아니다. 어찌보면 소재에 비해 스토리자체의 전개는 진부하게 느껴질 수도 있으나, 역시 삶과 죽음이라는 소재는 결코 가벼울 수가 없다. 특히 주인공의 가족을 잃게된 에피소드, 그리고 계속해서 이어지는 죽음과 백넘버에 관련된 에피소드들이 참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든다. 그리고 내가 주인공이라면.. 이라는 생각은 당연히 따라오게 되는 이야기인 것 같다.

사실 난 일부 독자들이 느끼는 것처럼의 결말에 대한 불만은 그닥 없었다. 단지 한가지 아쉬운 점이 있다면, 이야기의 분량이 조금 더 길었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그만큼 나름 재미있게 읽었고, 또 작가만큼 함께 죽음에 대해 고민해볼 수 있었던 시간이기에, 너무 짧아서 아쉬운 생각이 들었던 것 같다. 하지만, 읽으면서도 이 작가 참 글을 생동감있게 잘 쓴다라는 인상이 남아있기에, 이후 다른 작품들이 나오면 눈여겨봐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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