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ook] 빽넘버
임선경 지음 / 들녘 / 2016년 4월
평점 :
판매중지


무료대여로 제공해 준 전자책으로 읽게 된 작품이다. 《빽넘버》라는 제목을 봤을때는 대체 이게 무슨 내용일까..라는 생각에 읽기 시작했는데, 소재는 판타지스러웠고, 내용은 가벼운듯 하면서도 꽤나 진지했다. 설정 자체는 주인공이 사고 이후에 사람들의 등에서 보이는 백넘버를 보게 되면서 겪는 이야기인데, 그 백넘버라는 것이 그 사람의 남은 수명을 날짜로 표시하고 있는 것이었다. 어찌보면, 이 소설의 가장 특징적인 부분이라 한다면 이 소재일 것이다. 소재가 참신하고, 또 이걸 풀어낸 작가의 필력이 꽤나 흡입력이 있었다. 하지만 내가 좋아하는 김훈작가와 같이 한문장 한문장에서 무게감과 깊음이 느껴진다기 보다, 글의 표현 자체는 가볍게 보이기도 하고, 또 매우 실제적이기도 하지만, 생동감있게 사람을 잡아끄는 느낌이 있다. 그러다보니 책 자체도 흥미롭게 빨리 읽게 된 느낌이다.

책을 읽으면서 공감하는 부분도 참 많았던 것이, 배경이나 설정 자체가 현재 지금의 시기를 너무 잘 그려내고 있고, 사용되는 소재 하나하나가 내가 직접 지금 만지고 활용하고 있는 것들을 반영하고 있는 느낌이다. 그래서인지, 주인공과 내가 동시대에 같은 곳에서 살고있다는 느낌이 강한 것 같다. 그래서 더 푹 빠져서 읽었을까? 내 친구 혹은 지인의 주변에서 일어난 일, 이야기를 듣는 느낌으로 읽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이 이야기가 마냥 가벼운 것은 아니다. 어찌보면 소재에 비해 스토리자체의 전개는 진부하게 느껴질 수도 있으나, 역시 삶과 죽음이라는 소재는 결코 가벼울 수가 없다. 특히 주인공의 가족을 잃게된 에피소드, 그리고 계속해서 이어지는 죽음과 백넘버에 관련된 에피소드들이 참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든다. 그리고 내가 주인공이라면.. 이라는 생각은 당연히 따라오게 되는 이야기인 것 같다.

사실 난 일부 독자들이 느끼는 것처럼의 결말에 대한 불만은 그닥 없었다. 단지 한가지 아쉬운 점이 있다면, 이야기의 분량이 조금 더 길었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그만큼 나름 재미있게 읽었고, 또 작가만큼 함께 죽음에 대해 고민해볼 수 있었던 시간이기에, 너무 짧아서 아쉬운 생각이 들었던 것 같다. 하지만, 읽으면서도 이 작가 참 글을 생동감있게 잘 쓴다라는 인상이 남아있기에, 이후 다른 작품들이 나오면 눈여겨봐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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