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귀야 부탁해 섬아이 1
황현희 지음, 유진아 그림 / 섬집아이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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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에서 다정함이 묻어난다.
표지 그림의 색감도 따뜻하다.
그런데 뒤표지의 상황은 다르다.
방귀를 가두려는 아이의 뒷모습이 곤혹스럽기짝이 없다.
이 그림책은 방귀를 비밀 친구로 둔 아이의 이야기다.
방귀를 비밀로 해야 하는 까닭과 방귀를 참으면 어떻게 되는지 유쾌한 문장과 그림으로 표현하였다.

누구나 뀌는 방귀, 그것도 하루 평균 15~20회, 혼자라면 시원하게 맘껏 즐기면 되지만 사회생활 할 때는 이게 엄청 민망하다. 대개는 억지로 참을 수 있지만 간혹 통제불능의 순간도 있다.
이럴 때 위기를 모면하려는 다양한 술수가 등장한다.
1.모르는 척 하기
2.남에게 뒤집어 씌우기
3.지형지물 혹은 주변의 소리 등을 이용하여 숨기기

사회생활을 잘하기 위해서 우리는 방귀를 참아야 할까?

-다른 사람에게 비밀 친구를 소개하면
안 된다고 혼이 났다.-

그건 아니다.
가스가 장내에 축적되어 복부팽만을 일으키고 변비가 생기거나 복통이 유발된다.

-"친구들은 분명 좋아할 거야!
악...신호가 왔다."
뿌~~~~웅!!
강력하게 비밀친구를 소개했다-

오랜 시간 함께 생활하는 가족 간에는 방귀를 감추기가 어렵다.
연인들도 2~6개월이면 방귀를 트는 사이가 된다고 한다.
그런데 그림책 속 친구들의 반응은 어땠을까?
슬퍼진 아이는 비밀 친구를 숨기기로 했다.
이 장면이 너무 웃겼다.

-엉덩이를 바닥에 꼭 붙여 막아 버리고,
발뒤꿈치를 끼워 아주 깊숙이 가두어 버렸다.-

지금부터가 그림책의 하이라이트다.
방귀는 참을 수 없는 생리 현상이란 것을 판타지로 극대화시켰다.
아이의 방귀 폭탄에 날아가는 엄마, 아빠의 모습이 정말 재미있다.
아이들은 바로 이 장면에서 카타르시스를 느끼지 않을까?

- "세상에나! 아빠가 하늘을 난다.
와우, 엄마 머리카락이 날개였구나!-

여기서 끝이 아니다.
아이의 방귀를 놀려대던 친구들까지 날려버렸다.
그래, 잘했어.
너희도 당연히 매운 맛을 봐야지.
폭발하듯 시원하게 방귀를 뀐 아이는 친구들을 구출해주고 다함께 행복한 일상으로 돌아간다.
우리는 이제 방귀 튼 사이~
방귀 뀐다고 놀리지 말고 사이좋게 잘 지내자~

아뿔싸!
마지막 페이지에 반전이 있다.
아이에게 또 다른 비밀 친구가 생긴 것인가!

방귀라는 말만 꺼내어도 깔깔거리며 좋아하는 아이들. 그래서인지 방귀를 소재로 한 그림책들이 정말 생각보다 많았다.

'그림책 <방귀야 부탁해>는 방귀 바람의 지저분함이 아이들에게 자유를. 그리고 강하게 폭발하는 비밀 친구는 아이들과 부모님들의 가슴 깊이 가두어 둔 스트레스를 시원하게 풀어주며 독자들의 마음 속에 해방감과 유쾌함을 선사할 것입니다.' -출판사 책 소개-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아보고 자유롭게 쓴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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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이 씻자! 우리 그림책 38
이혜인 지음 / 국민서관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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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그림책 너무너무 사랑스럽잖니?
아가의 동물 친구들도 너무너무 귀여워!
여기 표지 그림 속에 다들 숨어 있네!
눈 크게 뜨고 찾아볼까?

우와!
스륵스륵 물 미끄럼. 정말 신나겠다.
뒤표지에서는 동물 친구들이 더 잘 보여.
누가누가 있을까?

모래 놀이 실컷 하고서 흙투성이가 된 아이가
씻는 건 재미없다며 욕실 앞에서 뻗대고 있다.
대략난감한 이 상황을 어떻게 해야 할까?
그냥 우격다짐으로 집어 넣을 수도 있겠지만 그보다는 작가의 바람처럼 재미나는 이 그림책을 읽어주고 목욕을 좋아하는 아이로 거듭나게 하면 좋겠다.
이혜인 작가가 쓰고 그린 첫 그림책이라고 하는데 귀여운 그림체와 생동감 있는 타이포그래피가 몰입도를 한껏 높인다.
반복적이며 리듬감 있는 문장 구성도 좋았다.
등장하는 동물들이 뻔하지 않으며 그들이 씻기 싫어하는 이유 하나하나에 적극 공감할 수 있었다. 게다가 문제 해결책이 너무나 부드럽고 따뜻해서 감동이 컸다.

-애벌레야, 같이 씻자.
싫어! 물에 떠내려가면 어떡해.
걱정 마, 꼬옥 잡아 줄게.-

뒤 이어 다람쥐, 문어, 스컹크, 나무늘보, 얼룩말에게도 같이 씻자며 가만가만 달래는 문장을 읽으며 나 또한 누군가의 돌봄을 받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참 오랜만에 느끼는 포근한 감정이었다.
마지막은 누구 차례일까?

-참방참방 바다 탐험할 건데?
뽀글뽀글 거품 놀이 할 건데?
스륵스륵 물 미끄럼 탈 건데?-

긴 호흡으로 단숨에 읽어나갔다.
앞면지부터 시작된 이야기는 뒤면지까지 이어진다.
귀염뽀짝 재미난 목욕 그림책, 아기 키우시는 분들에게 강력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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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순간에... 그림책 숲 9
제랄딘 알리뷔 글.그림, 이재훈(Namu) 옮김 / 브와포레 / 201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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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색 바탕에 주홍색 나무가 독특한 색감을 자아낸다. 자세히 보니 일러스트가 헝겊 아플리케다. 개인적인 취향이겠지만 느낌이 아주 좋다.
바늘 땀이 어쩌면 이리도 고울까 감탄하면서 한참을 들여다 보았다.

한 남자가 뭔가를 골똘히 생각하며 숲길을 걷고 있다.
대체 무엇을, 왜, 어디를 향해 가는 것일까?
앞 뒤면지가 모두 남자의 바지 패턴이다.
그러므로 그림책의 서사는 이 남자가 걸어간 길 위에서 찾아 보아야 할 것 같다.

혼자서 느긋한 시간을 즐기고 있는 딸아이에게 다가간 남자가 불쑥 말했다.
" 아빠가 해주고 싶은 이야기가 있어요."
하지만 아이는 지금은 때가 아니니 기다려보라고 답한다.
어리둥절해진 남자는 걷기 시작했다.
알고 싶은 것이 생겼기 때문이다.
'딸아이와 이야기하기 좋은 순간은 언제일까?'

길 위에서 만나는 다양한 사람들에게 다가간
남자가 질문을 던진다.
"고양아, 너는 어떻게 생각하니?"
"그러면, 아주머니 생각은 어떤가요?"
"이봐요! 아가씨! 곧 좋은 순간이 오는 건가요?"
"젊은이, 자네 생각은 어떤가요?"
"할머님, 말해주세요. 좋은 순간은 언제인가요?"
대답없는 별에게도 물었다.
"어쩌면 지금이 가장 좋은 순간일까요?"
"내 사랑, 여보 말해줘요..."

이 모든 대답을 듣고난 남자는 비로소 알게 되었다.
바로 이제 그 순간이 되었다고...

-당신에게 가장 좋은 순간은 언제인가요?-
환한 표정의 그림책 속 남자가 이번에는 나를 향하여 다가왔다.
눈을 감고 생각에 빠져들었다.
예전에는 하루 일과를 마치고 잠자리에 드는 순간을 가장 좋아하였다. 요즘에는 고요하고 평온한 시간을 즐긴다.

그림책 속 캐릭터들이 각자의 좋은 순간들을 말하는 장면이 인상적이었다.
이 모든 것들을 서로 나눌 수 있다면 우리 삶은 더욱 풍요로울 것이다.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다짜고짜 질문을 던졌다.

-편안한 주말 보내고 계신가요?
질문이 생겼어요.
쌤들의 가장 좋은 순간은 언제일까요?
쌤들의 가장 좋은 순간이 궁금해요.
나누어 주시겠어요?-

와!~
감동이 밀물처럼 밀려왔다.
그들의 진심이 너무나 아름다워서 눈물이 났다.

하루도 빠지지 않고 계속되는 새벽 산책 시간, 잠들기 전 하루를 정리하고 내일의 설계를 하는 시간, 일상의 소소한 순간들, 바로 지금 이 순간, 좋아하는 사람들과 식사하고 이야기 나누는 시간, 좋아하는 커피를 마시며 쉬는 시간, 숲에서 보내는 여유로운 한때...

각자의 입장에서 우리 모두는 가장 좋은 순간들을 찾아내어 즐기고 있었다.
멋진 인생들을 무조건 응원하고 싶었다.
Bravo, My Life!
봄여름가을겨울의 노래 '브라보 마이 라이프'의 음률이 떠오르기도 하였다.

나와 내 가족의 경우에도 마찬가지다. 이렇게 묻고 답하는 과정 속에서 사랑과 이해가 더욱 깊어짐을 느낄 수 있었으니 이 모든 기적은 그림책의 질문으로부터 시작되었던 것이다.
음악을 들을 때가 가장 좋다는 남편과 게임이 즐거운 아들에게 그림책을 읽어 주었다.
카톡방에서 좋은 순간을 서로 나누었던 지인들에게도 읽어 주려고 한다.

이토록 아름다운 그림책을 서평단으로 만날 수 있어서 정말 감사하다.
더 많은 사람들이 이 그림책을 읽었으면 좋겠다.
그림책의 메시지에 공감하며 큰 사랑과 함께 더 많이 행복해졌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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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다란 선물 - The Big Present, 2022 도서 부분 iJungle Illustration Awards 수상작
이소루 지음 / ㈜소미미디어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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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년의 기억을 이토록 아름다운 그림책으로 엮어낼 수 있다니...
꿈결인듯 아스라한 분위기에 매료되어 적극적인 독자가 되어 보았다.
한 장면 한 장면을 뚫어지게 바라보았다.
살면서 힘든 날, 생각나는 사람이 있다는 건 눈처럼 포근한 위로다.
돌아갈 집이 있다는 건 기도처럼 간절한 축복이다
위로와 축복, 그 둘을 '커다란 선물'이라고 그림책이 말해 주었다.
선물 포장지를 벗기듯 기대감에 가득 차서 책장을 열었다.

그림책이 장면마다 그려내는 정서는 갈색 그리움이다.

-힘든 하루도 있지요?
너무 멀리 갔다 겨우 돌아오는 날처럼요.-

때때로 현실이 남루하게 느껴질 때 우리가 본능적으로 찾아가는 그리운 순간이 있다.
바로 유년의 기억이다.
작가는 빛바랜 유년의 기억을 불러와 일상의 따스한 온기를 불어 넣었다.

-찻잔에 물을 따르고
의자에 몸을 기댑니다.
찻잔에서는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릅니다.
할머니 흔적은 이곳에 남아 있어요.-

자장가의 선율을 표현하는 장면에서는 할머니의 품에 안긴 아기의 모습이 반복적으로 그려지고 있다.
얼마나 사랑스러웠을까?
그리고 또 얼마나 그리웠을까?
감정을 다 비워내고 난 뒤에야 비로소 찾아오는 안도감.

-나는 창문으로 걸어가
하늘을 바라봅니다.
창문을 열고 숨을 내쉬어요.-

다행이다.
내 마음도 한결 가벼워졌다.

아!
눈이 내린다.
보살피듯이 눈이 내린다는 그림책의 표현이 참 좋았다.
어디 그뿐이랴!

'모든 언어를 받아들이는 기도처럼
눈이 쌓여 있습니다.'

이토록 절묘한 문장이라니!
내리사랑으로 모든 것을 다 품어주시던 할머니와
세상의 온갖 허물을 덮어주려는 듯 하얗게 내리는 눈을 동일시한 작가의 표현력에 감탄하였다.

어느새 빠져드는 그림책의 세계.
반복하여 읽으면 읽을수록 내 몸과 마음이 함께 정화되는 것 같았다.
아름다운 문장과 매력적인 일러스트, 그리고 작가의 진심이 오롯이 느껴졌다.
이 또한 '커다란 선물'이 아닐까?
고마운 그림책이다.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에게도 이 마음을 꼭 전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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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래 알갱이의 소원
실뱅 알지알 지음, 베노이트 타디프 그림, 김여진 옮김 / 바이시클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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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 그림에 폭 빠져버렸다.
사랑스럽다.
쓰다듬고 또 쓰다듬고...
반짝반짝 눈에 띄는 모래알 캐릭터가 친구인듯 반갑게 인사한다.
큼지막한 그림책의 판형과 감각적인 디자인도 마음에 쏙 든다.
묵직한 주제에 걸맞게 두꺼운 종이를 사용하였다.
반복되는 어휘는 타이포그래피로, 둥근 모서리로는 모래알의 이미지를 강조하는 등 주변 텍스트를 활용한 메시지 전달력이 탁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이야기는 바스크 지방의 전설과 아시아의 전통적인 이야기에서 영감을 받았습니다.-표제지

동서양의 전통 문화에 대하여 관심이 많은 글 작가가 고전 이야기를 현대적인 방식으로 재구성한 작품이라고 하니 더욱 솔깃하였다.
원작들도 궁금해졌다.

색감이 매우 강렬하다.
면지부터가 형광색이어서 그림책을 펼치자마자 감정 온도가 훅 올라갔는데, 수많은 모래알들이 화면을 채우고 있는 첫 장면에서 순간 멈칫하였다. 마치 미술관 전시실에 들어선 기분이었다.
압도적인 분위기에서 한참을 들여다보았다.
그토록 보잘 것 없는 모래 알갱이를 이토록 아름답게 표현할 수 있다니 참으로 놀라웠다.
그리고 마침내 조우하였다.
수많은 모래 알갱이 중에서도 가장 특별한 모래 한 알을...

-모래 한 알이 있었습니다.
아주 조그마한 알갱이였죠.-

인간 욕망의 본질을 꿰뚫어 보여주는 그림책 세상이 명료하게 다가왔다.
주인공 모래알처럼 자신의 삶에 만족하지 못하고 다른 무엇이 늘 부러웠던 우리들의 자화상. 하지만 막상 그것이 되어보면 이내 지루해지기 마련이다. 고개 끄덕끄덕, 몰입도 최상이다.

그림책을 통하여 나 자신을 돌아보게 된다.
나는 다른 무엇이 되고 싶은 적이 있었던가?
용기가 부족하고 소극적인 성격 탓에 무엇이든 호기롭게 선언해본 적은 없지만 내심으로는 부러움이 많았나보다.
작디 작은 모래알이 평화로운 돌멩이, 위대함과 개성으로 가득찬 화산, 태양, 구름, 바람, 바다로 깜짝 변신하는 역동적인 모습에 감탄하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모래알의 한계는 무엇인가?
현재의 모습에 만족하지 못하고, 끝없는 욕망에만 사로잡혀 지금 이 순간 행복하지 않다는 것이다.

-"모래 알갱이로 사는 건 정말 지긋지긋해".-

온종일 투덜거리던 모래 알갱이는 편안해 보이는 큼지막한 돌멩이를 만난다

-"저 우아한 모습! 내가 저 돌멩이라면 얼마나 좋을까?-

-모래 알갱이가 소원을 빌자마자,
돌멩이로 바뀌어버렸어요!-

돌멩이가 된 모래 알갱이는 정말로 편안해졌을까?
욕망은 끝이 없었고, 그는 여전히 툴툴거렸다.

-바람이 소원을 빌자마자,
바다로 바뀌어버렸어요!-

어느 날 저녁, 해변에 도착한 바다의 눈을 사로잡은 건 무엇이었을까?

-바다는 깊이
아주 깊이
생각에 잠겼습니다.-

마지막 페이지의 여운이 너무 커서 쉽게 책장을 덮지 못했다.
현재의 내 모습을 적극적으로 사랑하게 하는 마법같은 이야기.
내 곁의 소중한 사람들에게 꼭 선물해주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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