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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밤중 도시에서는 ㅣ 신나는 새싹 205
줄리 다우닝 지음, 이계순 옮김 / 씨드북(주) / 2023년 9월
평점 :
24시간 깨어있는 다채로운 도시의 풍경을 활기차게 그려낸 그림책이다.
하루가 저물고 푸른 밤이 찾아오면 우리는 잠자리에 들 준비를 한다.
그런데 모두가 다 그렇지는 않다.
그 시각에 일어나서 출근을 준비하는 사람들도 있다.
-도시에 밤이 찾아오고
우리의 하루도 거의 끝나 갈 무렵
어떤 사람들은 잠에서 막 깨어나요.-
그림책은 바로 이렇게 밤에 일하는 사람들의 다양한 직업 세계를 포착하고 있다
어떤 일을 하는 사람들일까?
우리는 이 장면을 보면서 할 말이 많을 것 같다.
서로의 이야기를 통해서 경험을 공유하고, 시야를 확장하며, 다름을 인정하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얼마 전에는 나도 한밤중에 병원 응급실을 찾은 일이 있었다.
갑자기 배를 움켜쥐고 통증을 호소하는 남편 때문이었는데, 밤을 꼬박 새우고 새벽녘이 되어서야 집에 돌아왔다.
도시는 그야말로 불야성이었다.
도로에는 끊임없이 자동차가 달리고, 병원 응급실은 북새통이었다. 자정까지 문을 여는 약국도 있었다.
밤에도 일을 하는 사람들이 있었기에 위기를 넘길 수 있어 고마운 마음이 들었다.
사회 안전망이 가동되고, 수많은 사람들이 모여사는 도시는 결코 잠들지 않는다.
우리가 비록 깊은 잠에 빠져 꿈꾸고 있을 때도...
-도시는 밤새 바쁘게 돌아가요.
깨어 있는 사람들은 도시를 안전하고 깨끗하게 가꿔요.
다 함께 도시에 생기를 불어넣어 줘요.-
그림책은 밤에 일하는 사람들의 일상을 자세히 들여다 본다.
출근부터 퇴근까지 다양한 일에 종사하는 그들의 모습 또한 각양각색이다.
간호사, 박물관 청소부와 경비원, 제빵사, 호텔 매니저, 소방관, 영화 기술자, 택시 운전사, 119 상황실 담당자...
아이들과 함께 읽는다면 여기서 멈추지 말고 외연을 더욱 넓혀가면 좋겠다.
야간 매점이나 식당, 공항 등도 밤새 불을 밝히고 있지 않은가!
작가는 이들 직업인의 모습을 통하여 다양성을 수용하고 개개인의 특성을 존중하는 태도를 보인다.
인종이나 연령, 성별에 대한 편견이 없다.
사진
출근하는 방법조차 다양하다.
걸어서 또는 버스나 지하철로, 자전거나 스쿠터, 전동 휠체어를 타기도 한다.
택시 운전사는 자신의 차를 직접 몰고 있다.
누가 어떤 교통수단을 이용하고 있을까?
수많은 인파 속에서 그림책 주인공들을 한 사람 한 사람 찾아내는 재미가 있다.
모두 아홉 명이다.
이들이 일과를 마치고 퇴근하는 모습을 한 장면에 담아낸 일러스트를 보면서 문득 생각했다.
우리의 일상은 이처럼 모두가 연결되어 있다는 놀라운 사실을 발견하게 되었다.
그림책 속 가장 멋진 장면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책과 함께 한밤중 도시의 불빛을 따라가다보니 어느새 마음이 따스해지는 듯 하였다.
섬세한 연출력은 물론이고, 푸른 밤과 노란 불빛의 색감을 잘 살려낸 일러스트는 매우 흥미롭다.
목줄이 풀려 돌아다니는 강아지의 행적을 찾아보는 것도 깨알 재미다.
우리가 잠이 든 동안에도 세상은 이처럼 분주히 돌아가고 있다.
아이들과 함께 읽으며 감사와 안녕을 기원하는 마음을 전하고 싶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아보고 자유롭게 쓴 후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