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다니만 한 축구 선수는 없어
프란 핀타데라 지음, 라켈 카타리나 그림, 김정하 옮김 / 다봄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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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 그림이 정겹다.
모두가 만족한 표정으로 다정스레 포즈를 취하고 있다.
동네 축구단이라 인원이 빠진다. 게다가 가운데 서 있는 아이는 축구화도 없이 맨발이다.
맨발이지만 누구보다도 공을 잘 다루는 마다니가 바로 이 그림책의 주인공이다.

 -마다니의 맨발에 공이 떨어지는 순간, 축구장은 멈춰 버려.
  축구장뿐만 아니라 온 세계가 멈춰 버려.
  음식을 나르던 식당 종업원은 쟁반을 든 채 정지!
  말싸움하던 할아버지들은 입을 다물어.
  비둘기도 날지 않고
  자동차까지 멈춰 꼼짝 않는다니까.-

축구를 썩 좋아하지 않아도 내가 분위기 파악은 제법 잘 하는 편이다.
스포츠로 대동단결하는 국민 DNA가 내 몸 속에도 새겨져 있음이어라.
축구 이야기가 장황하게 이어짐에도 불구하고 전혀 지루하지 않았다.
게다가 그림책의 서사는 우리가 미처 생각지도 못한 감동을 안겨준다.

 -마다니는 맨발로 뛴다.
  그런데도 우리 동네 최고의 축구 선수다!
  내일은 원정 팀과 경기가 있는 날,
  드디어 마다니가 저금통을 들고 
  시내에 쇼핑하러 갔다.
  이제 이길 일만 남았다.
  마다니가 축구화를 신고 뛸 테니까.
  그런데.....-

앗!
그렇다면 마다니는 그동안 모은 돈으로 무엇을 산 것일까?
그림책 속에서 꼭 확인하기 바란다.

나는 이 그림책을 읽으면서 이란 영화 '천국의 아이들'을 떠올렸다.
둘 사이에는 공통점이 많다.
그 무엇보다도 마음이 예쁜 아이들을 만날 수 있어서 기뻤다.
오랫동안 기억 한 켠에 묻혀있던 영화의 감동이 다시금 되살아났다.
우리가 비록 속세에 물들고, 순수한 마음을 저당 잡혔다 할지라도 마다니처럼 사랑스러운 아이를 만난다면 금세 달라진다. 
보고만 있어도 얼마나 흐뭇한가!
혼탁했던 눈빛은 순해지고 입꼬리가 올라가며 가슴은 벅차다.
그림책을 통하여 누구라도 이처럼 행복한 순간을 경험하게 될 것이다.

풍경과 사람들...다양한 일상의 모습을 친근감 있게 담아낸 일러스트에도 마음이 갔다.
한 장면 한 장면을 주의깊게 읽었다.
역동적이며 활기찬 에너지가 느껴져서 참 좋았다.
섬세하고 치밀한 묘사, 따스한 터치감과 색감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그러다가 문득 재미있는 발견을 하게 되었다.
작가님이 의도적으로 마다니와 마다니의 엄마에게만 속눈썹을 그려 준 것이다.
주인공에 대한 그림 작가의 각별한 사랑이 느껴졌다.
역시 마다니는 충분히 사랑스런 아이임에 틀림없다.
모두들 이구동성으로 칭찬하고 있지 않은가!
"마다니만한 축구 선수는 없어!"

마다니, 아지즈, 다우오다, 솔로, 칼리드, 하마디, 압델하디, 그리고 함께 경기하고 삶을 나누었던 모든 청년에게.
할아버지가 되는 것보다 축구에 대해 
훨씬 더 많은 것을 알고 있는 환에게. _F.P.

내가 세상을 기억할 수 있게 해 준 디에고와 이레네에게. _R.C.

작가님들이 그림책에 남겨 주신 헌사에도 사랑이 가득하다.
따스한 마음이 그리워질 때마다 추억처럼 꺼내어 자꾸만 읽어 보고 싶은 책이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아보고 자유롭게 쓴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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