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 책 신경쓰시는 부모님들이라면 분명 에린 헌터의 전사들 warriors을 알고 계실거예요.
서점에 갈 때 마다 어린이/청소년 코너에 화려하게 꽂혀있는 전사들 시리즈를 지나치면서
언젠가 아이가 저 책을 스스로 읽고 다음 권을 기다릴 정도면 책에 대한 흥미는 더 이상 걱정 안해도 되겠다고 생각했는데
이번에 에린 헌터의 seekers 별을 쫓는 자들이 나왔다고 해서 한글판으로 먼저 읽어보았습니다.
책마다 이야기가 다 새롭게 시작되기 때문에 무조건 1권부터 읽을 필요 없는 것, 다 아시죠?
전체 시리즈가 다 재미있을 지 어떨지 몰라서 1권부터 구입을 할까말까 망설일 때 있잖아요.
혹시 누가 몇 권 재밌더라ㅡ 하면 그 책부터 우선 냉큼 읽어보는 것도 좋은 방법인 것 같아요.
그냥 관념적 세계관이 아니라 진짜 캐나다, 알래스카, 북미 지도를 가지고 시작하더라고요.
그래 소설이 이렇게 리얼할 수가 있냐 했더니 실제 지도를 바탕으로 한 이야기라 이렇게나 생생했군요.
어쩌면 곰들의 험난한 여정과 인간들의 공격 역시 소설이 아닐지도...?
책을 다 읽고 나면 이 가여운 곰들이 영차영차 가려고 했던 곳이 어디인지 지도에서 바로 찾을 수 있어요.
하늘 산맥과 연기 나는 산맥, 부서지는 얼음강을 지나 그토록 갈망하던 영원한 얼음의 세상!
아이 책이지만 저도 읽으면서 한참 심각하게 빠져들었답니다.
동료 곰들이 하나 둘씩 죽음을 맞이할 때는 슬프긴 해도 그렇게 충격적이진 않았어요. 죽음도 자연현상의 일부니까요.
하지만 인간들이 사냥해서 걸어둔 곰을... 그냥 사체도 아니고... 어휴 ㅠㅠ
주인공들이 이 광경을 마주쳤을 때는 훨씬 무섭고 소름이 끼치더라고요.
곰들이 말하는 납작 얼굴들은 이빨도 발톱도 없으면서 어쩜 이렇게 곰들을 잡아 죽이는지
불꽃야수는 왜 이렇게 빠른 것인지... 영문도 모른채 그저 당하는 입장인 곰들이 너무 불쌍 ㅠㅠ
근데 없는 얘기가 아닐 수 있다는 게 사실 더 충격이죠...
먹이 걱정이 없는 곳. 발톱 없는 동물들로부터 멀리 떨어져 있는 곳. 넓은 공간이 확보되는 숲. 바닷물이 얼어 붙어있는 곳.
그저 굶지 않고 평안하게 살고 싶은... 소박하기 그지없는 이 작은 소원을 누가 망쳐놓았을까요?
동물들이 살 수 없도록 나무를 누가 다 베어버렸을까요?
삶의 터전이 좁아져 영역 싸움이 일어나도록 숲을 누가 다 없애버렸을까요?
얼음이 녹아 길이 막히고 바닷물만 찰랑찰랑하도록 누가 지구 온도를 높였을까요?
불꽃야수를 타고 다니는 납작얼굴이라;; 미안합니다 ㅠㅠ
어쩐지 이게 이렇게 방대한 세계관이라 1인이 쓸 수 있는 규모가 아니더라니~
에린 헌터는 작가 1인이 아니라 작가들의 팀이라는 것도 새로 알게 되었고
또 동물의 생태에 대한 이야기, 환경에 대해 같이 나눌 수 있는 고민등을 아이들과 함께 할 수 있는 책이라
지금까지 그래왔듯이 앞으로도 꾸준히 인기가 있을 것 같아요. 중간 한 권을 읽었는데도 이야기에 푹 빠지면서
왜 전사들이 그렇게 권수가 엄청나게 많아도 인기가 꾸준했는지 알겠더라고요.
저는 별을 쫓는 자들 3권, 연기나는 산 하나 읽었지만 앞의 1권 2권도 구입하러 갑니다. 4권도 기다려봐요!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