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프레소 비밀노트
크리스티나 스프링거 지음, 한성아 옮김 / 솔출판사 / 201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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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서른이 넘도록 커피를 마셔오고 있지만 솔직히 난 커피맛을 잘 모른다.

아메리카노는 그저 쓰기만 하고 캬라멜 마키아또는 너무 달게 느껴져 늘 카페라떼를 시키곤 한다.

이 책을 읽으며 커피가 그 사람의 성향을 나타내는 것일 수도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재미있기도 하고 놀랍기도 했다.

대학 진학을 앞두고 바리스타로 일하고 있는 제인은 커피를 마시는 사람들의 성격을 연구한다. 그러다 친구들 몇명에게 그들이 마시는 커피를 근거로 소개팅을 주선하고 소개팅이 성공을 거두며 이 아이디어가 꽤 쓸모있음을 알게 된다. 그녀는 스스로 '에스프레솔로지(espressology'라 이름 붙이고 이를 알게 된 카페 사장은 크리스마스 프로모션으로 고객들에게 소개팅을 시켜주자고 한다. 결과는 대성공을 거두고 그녀는 이제 자신의 사랑 또한 이루려 한다.

어린 소녀가 커피를 연구하며 사람들을 맺어주는 내용은 무척 신선하면서도 재미있다. 또한 다양한 사람 만큼이나 다양한 커피의 종류가 이와 잘 어울리는 느낌이다. 물론 내가 좋아하는 카페라떼가 별로 좋게 그려지지 않아 조금 언짢긴 했지만 사실 비슷한 면도 있으니 이해해야겠지.  

때묻지 않은 순수한 나이이기에 느낄 수 있는 감정과 사랑이기에 부럽기도 했다. 그리고 자신의 짝을 찾기 위해 커피에 의지하는 많은 사람들의 모습을 보며 안쓰럽기도 했다. 아마 내가 커피를 좋아하는 사람이었다면 이 책이 좀 더 현실감있게 느껴졌을지도. 그래도 이젠 커피를 마시는 사람들과 그들의 커피를 보며 그 사람의 성격을 추측해보는 재미가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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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겐 아무런 자격도 없어
알렉산더 맥시크 지음, 허진 옮김 / 21세기북스 / 201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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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 국제학교에서 고3 문학세미나 수업을 하는 젊은 교사 윌.

그는 학생들에게 스스로 선택하고 결정하라고 가르치는 열정적인 교사이자 학생들의 존경과 사랑을 받는 대상이다.

그리고 우연히 만나 그를 사랑하게 된 아름다운 여학생 마리와 그의 수업을 들으며 그의 열렬한 지지자가 되어버린 남학생 질레드가 각자의 시점에서 이야기하는 이 책은 실존주의와 더불어 인간의 나약함을 드러낸다.

윌은 수업시간에 카뮈, 샤르트르, 포크너 등의 문학을 가르치며 신과 삶, 자살 등 청소년기 아이들이 생각하게 되는 여러가지에 대해 이야기하며 선택을 하고 그 선택에 대한 책임이 중요하다고 이야기한다. 일방적인 가르침이 아니라 문답을 통해 아이들은 스스로 자신의 생각을 넓혀가고 그가 이야기하는대로 살아가고자 하는 추종자들이 되어간다.

하지만 그 역시 영웅이 아니라 나약한 인간일 뿐인지라 선생과 제자라는 부적절한 관계임을 알면서도 마리를 만나고 그녀와 사랑을 나누고 마리가 임신중절을 하게까지 만든다. 하지만 그는 어떤 것에도 책임지는 모습을 보여주지 못한다.

결국 사실이 발각되어 학교를 떠나게 되는 순간까지도 그는 나약한 인간일 뿐이었다.

아직 자신의 세계관이 뚜렷하게 정립되지 않은 아이들은 어른을 통해 삶의 길을 찾아나간다. 그 대상이 존경과 선망의 대상인 교사라면 더 말할 것도 없다. 그렇게 아이들의 열렬한 지지를 받던 교사가 결국 보잘것없는 인간이라는 것을 알았을 때 아이들이 느끼는 환멸감은 이루 말할 수 없을 것이다. 하지만 그런 사건을 통해 또 아이들은 배워나간다.

이상과 현실은 다르다. 모두들 그 사실을 알기에 이상을 향해 달려나가는 것일테다. 과연 제목처럼 그에겐 아무런 자격이 없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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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인생 최악의 학교 미래인 청소년 걸작선 17
제임스 패터슨 & 크리스 테베츠 지음, 김상우 옮김, 로라 박 그림 / 미래인(미래M&B,미래엠앤비) / 201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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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표지부터 재미있다. 기대를 하며 펼친 책 역시 나를 실망시키지 않았다.

어른들이 보기에 다소 유치할 수도 있는 이 책은 제목에서처럼 학교 가는 것이 끔찍한 중학생의 이야기이다.

엄마와 여동생 그리고 엄마의 남자친구와 함께 사는 레이프는 평범한 학생이었다.

하지만 중학교에 입학한 첫날부터 온갖 학칙속에 갖혀 살아야 한다는 것에 절망한 레이프는 학교 규칙을 어기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자신의 계획을 실현시켜 나간다. 끔찍하던 등교길이 새로운 계획으로 즐거워지지만 학교에서 문제아로 낙인찍힌 레이프는 여러가지 어려움을 겪게 된다. 하지만 그가 미술에 재능이 있음을 눈여겨 본 선생님으로 인해 그에겐 또 다른 삶이 펼쳐진다.

이 책엔 재미있는 그림이 함께 등장한다. 정말 책 읽기 싫어하는 중학생이 읽기 딱 좋은 책이다.

학교엔 친구가 없고 집엔 보기 싫은 엄마의 남자친구가 있지만 사랑하는 엄마를 실망시키고 싶어하지 않는 레이프는 너무나 귀여운 악동이다. 그가 상상속에서 만나는 그의 친구만이 그를 이해하고 받아들여 준다. 하지만 자신이 너무나 싫어했던 선생님으로 인해 새로운 적성과 길을 발견하게 되는 그를 보면 우리 아이들의 학교에도 이런 선생님이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에 부럽기도 했다. 빡빡한 입시제도 아래 우등생과 열등생으로 나뉘어 초등학교때부터 입시에 시달리는 아이들에겐 레이프가 정말 부러운 친구일 것이다.

누구에게나 자신이 잘 하는 것은 있을텐데 성적이라는 틀안에만 너무 가두려 하는 것이 아닐까.

어른이 되어 다시 만난 아이들의 이야기가 무척 소중하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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롱이롱이 중국어 회화 3 (교재 + MP3 & 오디오 겸용 CD 1장) - 쉽고 재미있는 롱이롱이 중국어 회화 3
쟝리핑 지음 / 제이플러스 / 201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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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롱이롱이 중국어 첫걸음>을 만난지 벌써 1년이 지났다.

병음과 함께 작년 겨울을 보냈던 것 같은데 이젠 문장을 읽을 정도가 되었으니 얼마나 뿌듯한 일인지.

모든 언어가 그렇듯 중국어도 단어싸움인지라 <롱이롱이 중국어 회화> 3권도 기본적인 틀에선 2권과 별반 다르지 않다.

16개의 과에 2개씩의 본문, 문법과 연습문제로 이루어져 있는 구성은 여전히 알차다.

단어가 많아지고 조금 복잡한 문법들이 나오긴 하지만 역시나 쉬운 설명과 재미있는 그림들은 중국어를 편하게 접할 수 있게 만든다. 조금 아쉬운 것은 이제 본문에 병음이 없어도 되지 않을까 하는 점이다. 처음부터 시작하여 4권째 책인데 아직도 병음이 있으니 글자만 보고 읽으려는 노력을 하지 않게 된다. 중국어를 1년쯤 공부한 나로선 책이 쉽게 느껴지기도 했다. 물론 쉽기에 편하게 다가갈 수는 있지만 2권과 비교하여 난이도에 큰 차이가 보이지 않는 느낌이다.

각 권별로 난이도가 조금 조정된다면 발전하는 느낌이 들어 더 열심히 공부할 수 있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런 생각을 하는 내가 스스로 대견하다. 내 중국어 실력이 늘었기에 가능한 일이니 말이다.

부록으로 있는 TEST와 주요문장, 간체자쓰기 등은 역시나 이 책이 얼마나 유용한지 잘 보여주는 것 같다.

CD를 mp3에 옮겨 늘 함께 한다면 나의 중국어 발음과 듣기 능력도 많이 향상될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해본다.

벌써 4권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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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의 정의 내인생의책 푸른봄 문학 (돌멩이 문고) 10
글로리아 웰런 지음, 범경화 옮김 / 내인생의책 / 201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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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아르헨티나에서 벌어진 인권침해와 정치적 탄압을 다룬 소설이다. 하지만 책을 읽다보면 우리 이야기라는 생각이 든다.

1977년 밤, 온 마을 전기가 동시에 꺼지고 어둠속에서 한무리의 괴한들이 실비아의 집으로 쳐들어와 오빠 에두아르도를 납치해간다. 가족들은 망연자실 아무 일도 할수가 없었고, 평온했던 실비아의 삶은 그 순간 달라졌다.

서로에게 전할 수 없는 편지를 쓰는 형식으로 전개되는 이 책은 실비아가 오빠를 구해내기 위해 펼치는 일들과 에두아르도가 살아남기 위해 견뎌야만 했던 수없는 고문들을 이야기한다.

군부의 탄압이 옳지 못하다는 사실을 몸소 주장하고자 했던 에두아르도는 가족들의 걱정에도 불구하고 적극적인 운동을 해 나가다 급진적 혁명 세력에게 휘둘려 감옥으로 가게 된다. 하지만 어디에서도 그의 흔적을 찾을 수 없다. 가만히 앉아 오빠가 죽거나 사라지는 것을 지켜볼 수 없던 실비아는 군부의 핵심인물의 아들을 유혹해 오빠를 살려내고자 한다. 하지만 그녀의 계획과 기대는 처참히 무너지고 오히려 가족을 위기로 몰아넣고 만다.

이 책을 읽으며 마음이 불편해지는 것은 어쩔 수 없을 것이다. 군사독재정권을 경험하지 못한 나조차도 그 당시 민주주의를 이뤄내기 위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희생되었는지를 잘 알고 있는데 그 시대를 겪은 사람들이라면 이 책이 얼마나 절절하게 다가오겠는가.

가족이 어느 날 갑자기 사라지는데 그를 구해낼 방도가 없고 어디에 있는지도 모른다면 남아있는 사람들의 절망감은 이루 말할 수 없을것이다. 지금도 그런 아픔을 겪고 있는 사람이 있을테고 말이다.

아르헨티나에서 이 기간에 실종된 사람 3만명, 강제입양 500명, 정치범 1만명, 정치적 망명자 30만명이라고 한다. 지금도 세계 어딘가에서 벌어지고 있을 이런 일들이 마음을 무겁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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