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오 - 테러리스트의 탄생
윌러드 게일린 지음, 신동근 옮김 / 황금가지 / 200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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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세상은 날로 갈수록 험악해지고 뉴스에선 좋은 소식보다 나쁜 소식이 더 많이 들려온다. 통신의 발달로 국내소식뿐 아니라 세계소식도 바로 알 수 있는 시대가 되었고, 그래서 더 많은 잔인한 사건들에 우린 깜짝 놀라곤 한다.
911테러 이후에 쓰여진 이 책은 왜 테러리스트가 생기게 되었는지 왜 미국이 그 타겟이 되어야 했는지를 정신분석적 관점에서 풀어나가고 있다.
우리는 '증오'라는 감정을 쉽게 생각한다. 사랑에 배신당한 사람은 상대방을 증오한다고 말하고, 직장 상사의 괴롭힘을 받는 사람은 그 사람을 증오한다고 말한다. 하지만 이 책에서는 그런 감정들이 증오가 아니라고 말한다. 박탈감, 불평등하고 불공정하다는 느낌, 배신감, 착취당하고 조종당하는 느낌, 두려움, 좌절감, 굴욕감, 화, 격노 등은 증오로 가는 단계일 수는 있지만 증오 그 자체는 아니며 증오를 느끼는 사람은 극소수일 뿐 대부분의 사람들은 증오의 감정을 모른다고 말한다. 
증오는 나치시대의 독일처럼 하나의 문화로 자리를 잡아 그 구성원들을 지배하는 감정이거나 알카에다처럼 종교적인 신념이나 이데올로기적 사고로 모인 증오자들의 집단이거나 자신의 열등감을 표출할 적을 찾아 끊임없이 희생자를 만들어내는 감정이라고 한다.
사실 이 책을 읽으며 많이 혼란스러웠고 어려웠다. 내가 느끼는 감정을 대입시켜 생각해 보아도 화나 격노 증오의 감정을 어떻게 구분할 수 있을지 막막했다. 하지만 내가 누군가를 미워한다고 하여 그를 죽이거나 나의 신념에 위배된다고 하여 전혀 모르는 사람을 죽일 수 있을 것 같지는 않다. 아마 저자가 말하는 증오에서 비롯된 테러리스트들의 탄생은 오랜동안 자신의 생각에 각인된 감정이라고 말하는 것 같다.
이슬람과 기독교간의 전쟁이나 2차 세계대전 당시 독일인의 나치학살 같은 일의 중심엔 언제나 유대인이 있다는 사실도 놀라웠다. 과연 그들이 상대방에게 증오를 불러일으키는 이유가 되는 것일까? 많은 생각을 하게 하는 책이고 여전히 어려운 책이다. 하지만 이 책을 좀 더 깊이 이해한다면 적이라고 생각하는 상대방을 이해할 수 있을 것이고 이 지옥같은 전쟁을 끝낼 수도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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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교수의 베스트셀러 산책 - 서양명작의 숲에서 文香에 취하다
윤일권 지음 / 에버리치홀딩스 / 200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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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10권의 서양문학 베스트셀러를 간단한 줄거리와 함께 설명하고 있는 이 책은 제목에 언급 된 '문학교수'라는 말때문에 혹 딱딱한 인문서가 아닐까 걱정했던 나에게도 읽기 수월했던 편안한 책이었다.

사실 나름 책을 열심히 읽는다고 하지만 이 책에 소개 된 10권의 책들 가운데 내가 읽은 책은 4권 밖에 되지 않았고 책을 읽는 동안 조금 챙피하다는 생각도 들었다. 나는 책에 내포된 작가의 의미보다는 줄거리 위주로 책을 읽어왔음이 너무나 여실히 드러났기 때문이다.

내가 이미 읽은 책들에 대해서는 내가 읽고 느꼈던 감정이나 이해했던 부분들과 비교하여 다른 사람은 어떻게 느끼고 어떻게 해석했는가를 알 수 있어 좋았고, 내가 읽지 않은 책들에 대해서는 읽어보고 싶은 욕망이 마구마구 느껴져 책을 사게 만드는 힘이 있었다.

이 책을 읽으며 문학작품에서 작가에 대한 이해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배웠다. 하나의 작품에 등장하는 시대적 배경이나 공간적배경과 등장인물들은 작가의 삶을 반영하는 중요한 요소이고 작가의 삶을 충분히 이해한다면 작품에 대해서도 더 많은 내용을 이해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몇 년 전 내가 읽었던 <25시>는 너무나 어렵고 지겨운 책이었다. 전쟁의 소용돌이에서 한 인간이 타인들로 인해 얼마나 망가질 수 있는가만을 생각했던 내게 구절구절을 풀어 설명해주는 이 책에서는 보다 넓고 깊은 사회현상이나 그리스정교회의 사제라는 작가의 신분과 그의 분신인 등장인물까지 설명해주며 작가가 하고자 했던 말을 좀 더 잘 이해할 수 있게 도와준다. 그래서 내가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던 <25시>를 다시 읽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만들어 준다.

이 책을 읽고 여기에 소개 된 작품들을 읽던, 아니면 이 책을 나중에 읽던간에 작품을 이해하고 새롭게 바라볼 수 있는 좋은 기회를 제공해 줄 수 있는 좋은 책을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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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오니
펄 벅 지음, 이지오 옮김 / 길산 / 200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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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년 전 <서태후>를 반쯤 읽다 치워뒀었다. 책이 크기도 했고, 내용도 너무 무거워 그 당시 내가 읽기엔 너무 답답했었기 때문이다.

이번에 읽은 <피오니>는 크기도 <서태후>보다 훨씬 작았고(사실 그래서 눈이 조금 아프긴 했지만), 내용도 훨씬 편하게 다가왔기에 행복한 마음으로 책을 읽을 수 있었다. 이 책은 내용은 단순하지만 시대적 배경은 결코 간단하지 않다. 이스라엘에서 핍박을 받으며 세계 각지로 흩어져버린 유대인들.. 중국에 정착한 유대인 마을의 모습과 그 안에서 인종간의 갈등과 융합을 보여주고 있다.

어릴 적 유대인 가족의 집에 하녀로 팔려 간 '피오니'는 그 집의 아들 '데이빗'과 남매처럼 자란다. 신분의 차이를 느끼고 데이빗에 대한 자신의 마음을 접어야 한다는 걸 깨달을 쯤 피오니는 이미 데이빗을 너무나 사랑하고 있었고, 자신의 사랑을 지키며 데이빗 옆에 남아 있기 위해 어떻게 해야할지 알 만큼 영리하고 아름다운 여인으로 자라버렸다. 한 편 데이빗은 중국인과 유대인의 피가 섞인 아버지와 순수 유대인 혈통인 어머니의 가치관 사이에서 방황하게 된다. 아버지는 사업상의 이유와 중국에서 안정된 생활을 하고 싶다는 이유로 중국인 대상의 딸인 '쿠에일란'과의 결혼을 권하고, 어머니는 랍비의 딸이자 순수한 유대혈통인 '리아'와의 결혼을 강요한다. 사실 선택은 데이빗이 아니라 피오니가 하게 된다. 리아의 카리스마와 아름다움에 겁을 먹을 먹은 피오니는 자신이 마음대로 조종할 수 있을 것 같은 쿠에일란과의 결혼을 성사시키기 위해 여러 일을 꾸미게 되고 데이빗의 마음은 서서히 쿠에일란 쪽으로 기울게 된다. 이를 알게 된 리아는 데이빗을 다치게 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는다. 사실 이 부분에서 난 상당히 당황스러웠다. 그토록 차분하고 자신의 감정을 절제할 줄 알았던 랍비의 딸 리아가 갑자기 칼을 휘둘러 데이빗을 다치게 하다니...아마도 자신의 사랑이 보상받지 못했다는 마음 때문이었겠지만 그렇게 순간적인 기분에 휘둘린다는 게 이전에 묘사된 리아와 너무나 달라 조금 놀랐었다.

리아를 떠나 보내고 데이빗의 어머니는 상심에 젖어 모든 의욕을 잃어버리고, 리아의 아버지인 랍비는 정신줄을 놓게 되고 데이빗은 죄책감과 자신의 민족에 대한 고뇌로 힘들어한다. 하지만 이 모든 상황 속에서도 쿠에일란과 결혼을 하게 되고 자식을 낳고 그런대고 행복한 삶을 살게 된다. 그러던 어느 날 가족이 다 함께 궁으로 여행을 하게 되고 궁에서 피오니에게 관심을 갖게 되는 수석집사때문에 데이빗은 피오니에 대한 마음이 분명 사랑이라는 것을 깨닫게 되고 피오니는 데이빗을 구하기 위해 절에 들어가 비구니가 된다. 데이빗과의 모든 인연을 끊겠다던 피오니는 자신을 찾는 데이빗과 쿠에일란을 뿌리치지 못하고 원장 비구니가 되어 데이빗의 집안을 돌보며 그렇게 함께 늙어간다.

책을 읽으며 이런 저런 생각이 많이 들었다. 피오니가 데이빗에 대한 마음은 분명 사랑이다. 어릴 때부터 누구보다 가깝게 지냈으며 그 사람의 모든 것을 알고 있었기에 누구에게도 빼앗기고 싶지 않은 소유욕또한 당연해 보인다. 하지만 데이빗이 피오니에게 갖는 감정도 사랑일까? 오랜 시간을 함께 있었던 익숙함이 아닐까? 데이빗은 부인인 쿠에일란도 사랑하고 리아도 사랑하며 피오니도 사랑한다고 말한다. 과연 그런 마음이 사랑일 수 있을까? 피오니에게 사랑한다고 고백하고는 문을 잠가버리고, 피오니가 절에 들어가고 난 후에 괴로워하기 보다는 안정된 삶에 오히려 만족을 느끼는 사람...그 사람의 사랑이 뭔지 모르겠다.

또 책을 읽으며 유대인이 왜 다른 사람들에게 미움을 받는가라는 질문에 그들은 스스로 다른 사람과 다르고 특별하다고 말하지만 아무도 그것을 인정해주지 않기 때문이라는 대답이 가슴에 와 닿았다. 나는 유대인에 대해서도 잘 모르지만 그들만이 선택받은 민족이라고 말하는 것은 옳지 않은 것 같다. 책에서 표현한대로 정말 하나님이 계시다면 모든 사람을 사랑하시지 특별히 누군가만 사랑하실 것 같지는 않다.

아마도 작가는 중국인들을 정말 사랑했던 것 같다. 작품에 묘사된 중국인들은 모두가 친절하고 따뜻하며 남을 생각하는 마음이 깊다. 외국인으로서 중국에서 살아갔을 그녀가 만약 힘든 생활을 했었다면 작품속의 중국인들이 그렇게 따뜻하게 묘사되진 못했을텐데 그녀는 정말 중국에서 행복했고 그 곳을 사랑한 것이 분명하다.

이제 작가를 조금 알게 되었으니 치워두었던 <서태후>를 다시 꺼내 천천히 읽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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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몸의 스위치를 켜라 - 뱃살 쏙, 독소 쏙, 체형까지 바로잡는 생활건강법
추연우 지음 / 열음사 / 200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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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아는 사람들은 내가 아프다고 하는 말에 별로 신경을 쓰지 않는다. 늘 아프다고 하니까. 팔이 빠질 듯 어깨가 아프다 나으면 무릎이 아프고, 무릎이 나으면 팔꿈치나 손목이 아프고, 한 달에 절반 이사은 발바닥이 아파 제대로 걷지도 못하고...허리가 아파 병원에 다니기도 했었지만 뚜렷한 원인을 찾을 수도 없었다. 그래서일까. 책을 받자 마자 읽고 있던 책이 있었음에도 잠시 접어두고 <내 몸의 스위치를 켜라>를 읽기 시작했다. 처음부터 강한 충격이 다가왔다. 안그래도 건강검진 결과에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아 걱정하고 있던 참인데 책에서 나의 증상과 같은 것들이 마구 쏟아져 나왔다. 또한 먹거리에 얼마나 무신경했나 느낄 수 있었다. 한 가정의 주부로 나름 신경을 쓴다고 생각하며 살았었다. 그릇도 플라스틱용기 대신 유리그릇을 사용하고 음식도 대부분 유기농으로 먹으려 애쓰고 짜게 먹지 않으려 음식에 소금과 설탕은 거의 넣지 않고...

하지만 난 정말 어설프게 알고 있는 것이었다. 야채보다는 고기를 좋아하여 1주일에 두 번 이상은 고기를 먹어줘야 했고, 맞벌이를 한다는 이유로 외식이 잦았고 물은 거의 마시지 않았었다.

내 몸의 독소는 쌓여가는데 빠져나갈 방법은 거의 없었던 것이다. 결혼전까진 먹지 않던 아침도 신랑을 챙겨줘야 한다는 이유로 챙기다보니 나도 뭔가를 꼭 먹어야했고, 퇴근이 늦은 신랑 때문에 저녁 식사시간은 많이 늦어졌었다. 그래서일까. 결혼 전에 비해 6kg이상 살이 쪘지만 그냥 나이탓이려니 하고 말았던 것이다. 그런데 이 모든 아픔과 늘어가는 뱃살의 이유가 내 몸에 독소가 쌓이기 때문이라니...

당장 단식을 시작해야한다는 사실은 인지했지만, 과연 내가 단식을 견딜 수 있을까. 신랑은 말도 안되는 소리라 한다. 나도 3일 단식 같은 장기적(내 관점에서는...) 단식은 두렵다. 그래서 조식을 굶는 한 끼 단식과 일주일에 하루 정도는 단식을 해보려 한다. 오늘 아침 눈을 떠 생수 한 잔을 마시고(물론 정수기 물이기는하지만...) 점심 때까지 아무것도 먹지 않았다. 11시 쯤 되니 배가 고파왔지만 어느 정도 참을 수 있었다. 내일은 하루 단식에 도전해보려 하는데 과연 잘 될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내 몸의 일부분을 쉴 수 있게 해주어야 한다는 생각은 변함이 없다. 음식을 끊는 것이 빨리 익숙해질 수 있기를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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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못 읽는 남자 - 실서증 없는 실독증
하워드 엥겔 지음, 배현 옮김 / 알마 / 200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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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과 사람 사이에도 인연이라는 것이 있듯이 책과 사람과도 인연같은 것이 있나보다. 책의 배송이 늦어져 <뇌를 움직이는 메모> 이후에 읽게 된 이 책은 <뇌를 움직이는 메모>를 읽었기에 이해하기가 조금 더 쉬운 책이었다. 아마 이 책을 먼저 읽었다면 조금 당황스러웠을지도... 

이 책을 읽고 난 느낌을 한 마디로 표현하자면 '와, 정말 대단한 사람이다'였다. 사실 실서증 없는 실독증이 뭔지 잘 몰랐었고 신랑도 '난독증이야?'라고 했을 정도로 생소했다. 뇌의 일부분이 망가져 책을 쓸 수는 있지만 책을 읽을 수는 없다니...상상해보려 노력했지만 잘 상상이 되지 않았다.

책을 읽어 나가면서 '하워드 엥겔'이라는 사람이 참 대단해보였다. 작가로서가 아니라 인간으로서 말이다. 어느 날 아침 눈을 떴더니 신문의 글자가 이상하게 보인다면 나라면 아마 당황스럽고 무서워서 미쳐버렸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는 스스로 뇌졸중으로 의심하고 아들과 함께 병원을 찾는다. 병원에서 뇌졸중으로 인한 뇌 기능 일부분이 잘못된 것이라는 진단을 받고도 차분히 그것을 받아들이고 재활에 힘쓴다. 작가가 글을 못 읽는다는 것이 얼마나 큰 고통이었을까. 작가가 아닌 나도 글을 업으로 삼는게 아니라 취미로 책을 읽는 나 조차도 글을 못 읽는다는 것이 끔찍하게 다가오는데 말이다. 하지만 그는 일상생활로 돌아갈 수 있도록 치료받고 훈련하게 되며 힘들지만 천천히 글을 읽고 글을 쓰며 자신이 쓴 글을 퇴고하는 작업까지 할 수 있게 되었다. 그리고 이 책을 펴냈다. 정말 대단한 사람이다. 옮긴이의 글처럼 퇴고가 제대로 되지 않아 군데군데 어색한 부분이 있고 글이 짧게 짧게 쓰여지긴 했지만 한 권의 책을 완성해냈다는 것 만으로도 그는 박수받아 마땅하다고 생각한다.

글을 읽는 것이 여전히 어렵고 시간이 오래 걸리는 일이지만 그는 여전히 서점에 가서 책을 사고 글을 쓴다. 그렇게 함으로써 스스로 살아있다는 것을 느끼기 때문이다. 그렇게 하루하루 열심히 살아가는 그의 모습을 닮고 싶다. 그리고 그처럼 아픈 사람들에게 이 책을 권하고 싶다. 누구나 원하는 삶을 살 수 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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