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야행 1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 태동출판사 / 200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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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히가시노 게이고가 그렇게 유명한 작가인지 몰랐었다. <백야행>이라는 영화에 관심을 갖다 그 원작이 일본소설이라는 걸 알게 되었고 그렇게 히가시노 게이고를 알게 되었다. 그런데 책을 읽고 나니 이 작가가 왜 유명한지 알 수 있었다. 난 추리소설을 좋아하는 편이고 그 동안 많은 소설들을 읽었지만 영화도 아닌 책을 읽다가 섬찟한 공포감을 느끼긴 처음이었다.

한 남자와 한 여자의 어린 시절부터 시작되는 이 이야기는 시간의 흐름에 따라 그 아이들이 나이를 먹어가면서 일어나는 사건들을 다루고 있다. 처음부터 누가 범인인가를 알고 이 책을 읽었지만 그 두 아이들이 벌이는 여러가지 일들은 상상을 초월하지만 현실에서도 그런 일이 일어날 수 있을 것이란 생각이 들어 더 무섭게 다가온다.

과연 그 둘은 서로 사랑을 한 것일까. 아니면 서로를 지켜주고자 하는 마음이었던 것일까. 난 책을 다 읽고 나서도 이해할 수 없었다. 사랑한 것이라면 왜 함께 하지 않고 서로 다른 길을 걸어야 했을까. 작가는 왜 둘이 함께 있는 장면을 한 컷도 넣지 않았을까. 형사의 서술로만 이루어진 두 사람의 관계는 독자들의 추측만 가능할 뿐 보여지지 않은 부분이여서 답답하다. 수 많은 등장인물들이 한 사람도 스쳐 지나가는 인물이 없다. 모두가 어떤 사건에든 얽혀 두 주인공의 삶에 관여하고 있다. 그 점이 정말 대단하다고 생각되었다.

이 이야기가 영화로 만들어져 고수와 손예진이 주인공으로 나온다는데 과연 책에 담겨 있는 모든 사건들을 다 담을 수 있을지, 그렇지 않다면 과연 이야기를 어떻게 끌고 나갈지 기대가 된다. 원작보다 더 뛰어난 영화는 별로 없는데 이번엔 원작이 워낙 뛰어나니 영화가 어떨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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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리더 - 책 읽어주는 남자
베른하르트 슐링크 지음, 김재혁 옮김 / 이레 / 200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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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보단 영화에 관심이 있었으나 영화를 놓쳐 읽게 된 책.

심각할 것이란 나의 예상과는 달리 잔잔하게 전개된 스토리가 마음에 들었다.

그러나 뭔가 정리되지 않는 듯한 여러가지 생각거리를 남겨줬다.

 

주인공 한나와 미하엘른 정말 사랑한 것일까 아니면 성적으로 끌림이 있었을 뿐일까...

한나에게 미하엘은 어떤 돌파구가 아니었을까. 그녀가 평생을 숨기고 살아야 했던 진실을 말하지 않아도 성립되는 관계. 나이를 먹으면서 사람과 사람의 관계는 점점 어려워진다. 한 가지 행위에도 이런저런 이유를 붙이고 나의 의도와 상관없이 해석하고 자기들 뜻대로 결정지어 버린다. 그런 사람들 틈에서 미하엘은 순수하고 아무 생각없이 그녀를 받아들여줄 수 있는 유일한 존재가 아니었을까. 미하엘에게 한나는...글쎄...내가 그 나이에 한참 연상인 누군가를 좋아해보지 않았기에 잘은 모르겠지만 학생이 선생님을 동경하듯 내가 모르는 것들을 알고 있는 어른에 대한 동경의 마음이 아니었을까.

아무튼 사랑이 한 가지라고 정의내릴 수 없듯 이 둘의 마음도 사랑이라고 생각한다.  다만 서로에 대한 사랑보단 나 자신에 대한 사랑이 더 컸던게 아닐까. 그래서 미하엘은 한나에 대한 마음을 끝까지 지키지 못한 것이고, 한나는 자신의 비밀을 감추고자 말없이 그를 떠난거겠지...

 

한나는 왜 자신이 문맹이라는 사실을 그렇게까지 숨겨야 했을까...

그녀는 문맹이었기때문에 승진이 보장된 일자리를 버리고 나치를 위해 일하기를 선택했고, 미하엘을 떠났고, 자신이 저지르지 않은 죄까지 뒤집어 쓰며 종신형에 처해졌다. 하지만 그녀는 매순간 자신의 일에 최선을 다해 열심히 했을 뿐이다. 그렇다고 그녀의 죄가 없어지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그녀가 어떤 목적을 가지고 그런 행동을 하진 않았다. 다만 글을 읽지 못한다는 것을 숨기기 위해 한 모든 행동들이 결국엔 부메랑이 되어 그녀에게 상처로 다가 온 것이다. 그럼 그녀는 왜 그 사실을 숨겼을까. 자신이 죄를 모두 뒤집어 쓸 수 있다는 걸 알면서도 그녀는 진실을 밝히지 않는다. 자신의 치부를 드러내는 일이 남은 인생을 버리는 것보다 더 중요하단 말인가. 내 기준에서는 전혀 납득할 수 없는 일이었다. 왜 글을 읽지 못하는지는 나와 있지 않아서 모르겠지만, 그렇게 책 읽는 걸 좋아해서 나치치하에서도 어린 아이들에게 글을 읽어달라고 하고, 미하엘에게도 책을 읽어달라고 했던 사람이 왜 스스로 글을 배울 생각은 하지 못했을까. 아직도 여전히 그녀의 마음을 읽지 못하겠다. 직장도 버리고 사랑도 버릴만큼 자신에게 상처를 주는 일이라면 극복하려 노력했어야 하지 않을까.

 

또 그녀처럼 용감하게 살아온 여자가 감옥에서 글을 배우고 나서 사회에 나와 자신을 내보일 기회가 생겼는데 왜 출소 전 날 죽어야 했을까. 미하엘이 자신을 이해하고 받아들여주지 않아서? 난 그 부분을 읽으면서 정말 화가 났다. 교도소장의 마음이 이해가 될 정도로...그녀는 바깥 세상으로 나오는 것이 겁이 났던 것일까 아니면 그녀의 사랑이 끝났다는 것에 상실감이 컸기 때문일까. 난 아직 그 나이가 아니어서 이해할 수 없는 것일까?

 

책을 읽으면서 놓칠 수 없던 긴장감은 책을 다 읽고 나서 허무함으로 다가왔다.

그렇다고 이 책이 재미 없다거나 싫었다는 얘기는 아니다.

단지 난 한나를 이해할 수 없었고 그래서 화가 났다. 그건 아마 내가 전후세대이고 문맹이 아니며, 가슴 속에 담아 둔 사랑이 없어서일 것이다. 늘 당당하고 멋있던 그녀가 마지막에 그런 식으로 자신의 생을 마감하는 걸 난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다. 아마 내가 쉰이 넘어서 이 책을 읽는다면 또 다른 마음으로 다가오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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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인 조르바 ㅣ 니코스 카잔차키스 전집 1
니코스 카잔차키스 지음, 이윤기 옮김 / 열린책들 / 200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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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인 이야기>의 영향인지 나에게 그리스와 그리스인은 ’자유’라는 이미지가 강하다. 다양한 종교와 사상이 싹틀 수 있었던 곳. 상대방의 의견과 생각을 존중해 주는 곳.
<그리스인 조르바>에 등장하는 주인공들도 나의 생각과 많이 다르지 않았다. 
실제로 작가가 만났고 그가 가장 좋아하는 인물을 모티브로 한 이 책의 주인공 조르바는 예순다섯 살의 나이에 안해 본 일이 없는 자유로운 영혼을 가진 사람이다. 
작가로서 글과 행동 사이에서 고뇌하던 주인공은 크레타섬으로 일을 하러 가던 중에 조르바를 만나게 된다. 무작정 자신을 데려가달라는 조르바를 보며 묘한 느낌이 들었던 그는 조르바와 함께 하며 책에서만 배웠던 삶과 자유를 조르바의 행동을 통해 배우게 된다. 조르바처럼 자유롭게 살고 싶은 마음이 많지만 늘 책에 갇혀 살던 작가는 모든 것을 다 잃고 나서야 행동하게 된다. 조르바를 통해 배웠던 모든 것을 실천하게 되는 것이다.
사실 책을 읽으면서 조금 어렵다는 생각이 들었다. 조르바의 삶을 쫓는 것은 그다지 어려운 일이 아니었으나 그의 삶과 작가의 삶을 비교하며 무엇이 더 나은 것인지 판단하기는 어려웠다. 우리는 직접 경험하면서도 배우지만 책을 통해 배우는 것도 많고, 행동하고 싶지만 여러가지 제약때문에 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 과연 모두가 하고 싶은대로 한다면 사회가 제대로 돌아갈 수 있을까? 사람들은 각자 자신 나름대로의 삶의 이유나 철학이 있다. 신을 믿는 이유도 각자 다르고 믿지 않는 이유도 다를 것이다. 
책을 읽고 나서 조금 더 혼란스러워지는 것 같다. 뭔가 제대로 정리가 되지 않는 느낌이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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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 여행자의 아내 1
오드리 니페네거 지음, 변용란 옮김 / 살림 / 200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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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영화를 먼저 보고 책을 읽었기 때문에 어느 정도는 책 내용을 알고 있었다. 아니 그렇게 생각했다. 하지만 이 책은 영화와 다소 다르다. 기본적인 틀은 같겠지만 상황이나 설정 등은 조금씩 달라 책을 읽으면서도 영화를 떠올리기가 쉽지 않았다. 오히려 그래서 책에 더 집중할 수 있었겠지만 말이다. 영화와 똑같다면 별 재미가 없지 않았을까.
시간 여행을 하는 헨리와 그의 아내 클레어의 시점이 교차되어 서술되는 이 책은 그 분량이 상당하다. 하지만 조금도 지루하지 않다. 
헨리는 유전적인 영향으로 시간 여행을 한다. 그에게 시간 여행은 재미있을 때도 있지만 대부분 고통스럽다. 시간 이탈을 할 때 옷을 벗어 둔 채 사라지기 때문에 그가 도착한 곳에서도 나체일 수 밖에 없고 그래서 도둑질, 강도질 등을 하며 옷을 구하고 그러다 보니 폭력을 사용하기도 하고 늘 도망다녀야 한다. 또한 그는 시간 여행을 하며 구경꾼의 입장에서 그 상황을 지켜보기만 할 뿐 자신의 의지로 무언가를 바꿀 수는 없다. 그래서 엄마가 교통사고 나는 장면을 되풀이 해서 볼 수 만 있을 뿐 그 사고를 막을 수는 없다. 하지만 그가 그리워 하고 보고 싶은 사람들을 볼 수 있고, 미래의 일들을 알기에 로또같은 사소한 행복을 누릴 수도 있다. 
클레어는 6살에 처음 헨리를 만난다. 그녀에게 헨리는 운명같은 존재였다. 처음 헨리를 만난 이후로 그가 오는 날을 늘 기다리며 살았고, 10대 시절에도 남자친구도 갖지 못했다. 그에겐 헨리가 사랑이니까. 하지만 클레어에게 찾아오는 헨리는 나이가 많았고 그래서 그녀가 20살 때 드디어 현실에서 운명적으로 28살의 헨리를 만나지만 헨리는 그녀를 알아보지 못한다. 하지만 자신의 사랑임을 느끼게 된다. 
(사실 이 부분을 영화로 볼 때는 조금 억울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클레어는 6살 때부터 헨리를 사랑했지만 헨리는 28살이 되기 전까지 많은 여자를 만나다 또 다른 여자를 만났을 뿐이라는 생각이 들었었다. 헨리는 클레어를 알아보지도 못했고, 그녀가 자신에게 적극적으로 다가오자 그냥 받아들인다는 느낌일 뿐이었다. 그런데 책에선 이 부분이 좀 더 깊게 표현되고 헨리가 클레어에게 느끼는 감정이 자세히 서술되어 있어 납득하기가 좀 더 쉬웠다.)

그렇게 둘은 현실에서 만나 사랑하고 결혼하게 된다. 헨리는 여전히 시간 여행을 하고 클레어는 그가 떠날 때마다 그를 걱정하며 기다린다.(현실에서의 남녀 관계와 별반 다르지 않은 것 같다.) 헨리는 시간 여행을 멈추기 위해 의사를 찾기도 하고, 불법 약물을 사용하기도 한다. 또한 그들은 아이를 갖기 위해 노력하지만 여러번의 유산을 경험하기도 한다. 그러다 드디어 딸을 낳게 되고 그 딸도 시간 여행을 하게 된다.

사실 영화를 봤을 땐 너무 좋았다. 운명처럼 다가온 사랑과 그를 표현해 내는 방법이 너무 아름다웠기 때문이다. 하지만 책은 좀 더 사실적이다. 그래서 조금 불편한 점도 없지 않다. 영화에서 헨리와 클레어의 든든한 친구였던 사람이 책에서는 클레어를 사랑하면서도 클레어의 친구와 결혼하여 아이를 낳고 살고 있으며 헨리가 죽고 혼자가 된 클레어를 유혹하기도 하고, 시간 여행을 다니는 헨리가 40살이 넘어 18살의 클레어와 사랑을 나누기도 한다. 또한 남편과 잠을 자던 클레어가 시간 여행을 온 또 다른 헨리와 남편 옆에서 사랑을 나누기도 하니 이걸 과연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건지...동일 인물이니까 불륜이 아니라고 해야 하는 것인지 아니면 현재의 아내와 남편을 두고 있기에 불륜이라고 해야 하는 것인지...조금 찝찝함이 남는 느낌이라고 할까. 또 영화에선 휠체어에만 앉아있던 헨리가 책에선 다리를 잃고 기어다니질 않나...아마 책을 먼저 읽었더라면 영화를 보고 싶지 않았을 수도 있겠다 하는 생각이 드는 건 왜 일까. 영화도 좋았고 책도 좋았는데 말이다.
클레어는 어릴 적부터 시간 여행을 하는 헨리가 나타나 커서 둘이 결혼한다고 말해주었기에 당연히 헨리를 남편이라고 알고 자랐고, 현실에서의 28살 헨리는 클레어가 나타나 둘이 결혼할 사이라고 말했기에 자신의 상황을 다 알고 이해해주는 클레어와의 결혼을 당연하게 받아들인다. 이 사랑은 누구의 의지로 시작된 것일까. 과연 두 사람은 사랑을 선택할, 자신의 배우자를 선택할 권리가 있었던 것일까. 정말 뫼비우스의 띠 같다. 이 모든 것을 운명이라고 하는 것이겠지...
나 또한 운명적인 사랑을 꿈꾸다 남편을 만나 결혼했지만 헨리와 클레어만큼 운명적이진 않은 것 같다. 그런데 놀라운 건 남편에게 시간 여행을 한다면 내가 몇 살 때로 가보고 싶냐고 했더니 7살이란다. 클레어가 6살 때 헨리를 만났는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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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나에겐, 로맨틱 - 나를 찾아 떠나는 300일간의 인디아 표류기
하정아 지음 / 라이카미(부즈펌) / 200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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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인간인지라 여행하는 걸 좋아한다. 특히 서양사에 관심이 많다보니 늘 유럽여행을 꿈꾼다. 휴가기간에 맞춰 촉박하게 다녀오는 관광이 아니라 한 국가, 한 도시당 최소 한 달 정도 머물며 그들의 삶을 함께 살아보고 느껴보며 유럽 일주를 하는 것이 꿈이다. 그렇게 여행을 하려면 최소 1년 이상의 장기 여행이 되어야 하므로 늘 꿈만 꿀 뿐이지만.

그런 나에게 여행을 많이 다닌 사람들이 하는 말은 '인도에 가고 싶다'거나 '인도가 정말 좋다'였다. 그런 그들을 난 잘 이해하지 못했다. 나에게 인도여행이란 고행처럼 느껴졌기 때문이다. 대학때 들었던 교양수업 중 힌두교에 관한 것이 있었는데 그 강의의 여강사가 자기는 인도를 몇 번이나 왔다갔다 했지만 그 때마다 죽을 위험을 무릅쓴다는 말을 하곤 했다. 그 때 가졌던 생각. 인도는 위험하고 여자가 여행할 곳이 못된다. 이 생각이 10년 동안 변하지 않았었다. 이 책을 읽기 전까지는 말이다.

인도에 전혀 관심이 없던 내가 이 책에 관심을 갖게 된 건 순전히 제목 때문이었다. <그래도 나에겐, 로맨틱>이라니. 인도처럼 위험하고 더러운 곳이 남자도 아닌 여자작가에게 로맨틱하다니. 내가 생각하는 로맨틱과는 너무 거리가 먼 곳이 아니던가. 유럽의 고풍스런 성당이나 궁이 아니라 인도라니 말이다.

처음엔 작가도 나와 같은 생각이었다 했다. 그러다 그곳에 직접 가 보자 싶어 때밀이 하나를 들고 떠났단다. 갠지스 강에서 때밀며 목욕을 하기 위해. 우선 그 용기에 감탄했다. 그러면서 책에 빠져들게 되었다. 이 책의 수 많은 사진 중에 인도의 유명 관광지인 타지마할의 사진은 없다. 거리에서 만난 사람들, 수 많은 소들, 아이들의 사진이 대부분이다. 그런 사진들과 함께 작가의 깨우침이 적혀있다. 깨우침이라 표현하는 건 한국에서 알지 못했던 것을 그 곳의 사소한 일상에서 알게 되기 때문이다.

인형을 갖고 놀던 여자아이가 인형옷을 보여준다며 내놓은 천 쪼가리에 실망하지만 그 아이에게 그 천은 단순한 천 쪼가리가 아니라 '사리'였다. 인도의 전통의상. 그 아이에겐 그 옷이 가장 좋은 옷인데 작가의 눈엔 그렇게 보이지 않았을 뿐이다. 그렇게 편견어린 시선을 고쳐나간다. 원숭이가 너무 귀여워 빵을 한 번 주었더니 자신의 무리를 이끌고 매일 빵을 얻기 위해 찾아오는 원숭이. 그 원숭이를 보며 뿌리치지도 못하고 빵을 더 주지도 못하는 어쩔 수 없는 상황 속에서 자신이 한 남자에게 매달렸던 상황을 떠올린다. 그에게 자신이 지긋지긋한 원숭이 갖지 않았을까 하는 마음. 소똥을 조심스레 줍는 할아버지, 담뱃불로 쓰이는 밧줄, 코코넛 하나에서까지 그렇게 그녀는 사소한 모든 것들에서 하나씩 깨달음을 얻는다.

이 책을 읽으며 '아.. 그래서 사람들이 인도를 찾는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 작은 것 하나에서 행복을 찾을 수 있는 곳이기에. 그곳에선 작은 것 하나에도 소중함을 느낄 수 있기에 말이다. 이 책을 읽으며 삼십 대를 살아가고 있는 나도 과거의 사람들과 현재의 사람들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해 볼 수 있었고 그렇게 하나 하나의 소중함을 다시 한 번 느낄 수 있었다.

 

작가의 다른 책들도 한 번 읽어보고 싶었는데 마지막 부분에 [소재만 바뀌었을 뿐, 똑같은 이야기, 똑같은 느낌의 하소연일 뿐이다.]는 문장을 읽고 나니 살짝 망설여진다. 혹시 그녀의 다른 책들도 읽어 보신 분 계시면 어떤지 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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