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인 이야기>의 영향인지 나에게 그리스와 그리스인은 ’자유’라는 이미지가 강하다. 다양한 종교와 사상이 싹틀 수 있었던 곳. 상대방의 의견과 생각을 존중해 주는 곳. <그리스인 조르바>에 등장하는 주인공들도 나의 생각과 많이 다르지 않았다. 실제로 작가가 만났고 그가 가장 좋아하는 인물을 모티브로 한 이 책의 주인공 조르바는 예순다섯 살의 나이에 안해 본 일이 없는 자유로운 영혼을 가진 사람이다. 작가로서 글과 행동 사이에서 고뇌하던 주인공은 크레타섬으로 일을 하러 가던 중에 조르바를 만나게 된다. 무작정 자신을 데려가달라는 조르바를 보며 묘한 느낌이 들었던 그는 조르바와 함께 하며 책에서만 배웠던 삶과 자유를 조르바의 행동을 통해 배우게 된다. 조르바처럼 자유롭게 살고 싶은 마음이 많지만 늘 책에 갇혀 살던 작가는 모든 것을 다 잃고 나서야 행동하게 된다. 조르바를 통해 배웠던 모든 것을 실천하게 되는 것이다. 사실 책을 읽으면서 조금 어렵다는 생각이 들었다. 조르바의 삶을 쫓는 것은 그다지 어려운 일이 아니었으나 그의 삶과 작가의 삶을 비교하며 무엇이 더 나은 것인지 판단하기는 어려웠다. 우리는 직접 경험하면서도 배우지만 책을 통해 배우는 것도 많고, 행동하고 싶지만 여러가지 제약때문에 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 과연 모두가 하고 싶은대로 한다면 사회가 제대로 돌아갈 수 있을까? 사람들은 각자 자신 나름대로의 삶의 이유나 철학이 있다. 신을 믿는 이유도 각자 다르고 믿지 않는 이유도 다를 것이다. 책을 읽고 나서 조금 더 혼란스러워지는 것 같다. 뭔가 제대로 정리가 되지 않는 느낌이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