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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찾은 꽃목걸이
소말리 맘 지음, 정아름 옮김 / 퍼플레인 / 2009년 9월
평점 :
품절
동병상련이라는 말이 있다. 굳이 설명을 하지 않아도 누구나 아는 말이지만, 말 속에 맺혀있는 무게는 묵직하다.
소말리 맘은 대한민국이라면 절대 상상할 수 없는 엄청난 일들을 겪으며 성장했다.
스무 살도 채 되지 않은, 아직 피지도 못한 어린 나이에 그런 일들을 겪었다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미 삶을 포기하거나, 회복될 수 없을만큼 망가졌을 것이다.
하지만, 소말리 맘은 강했다.
매를 맞으면서도 울지 않았고, 오히려 주인을 쏘아볼 정도의 강인함을 갖고 있었다.
그리고 다행히도, 어쩌면 운이 좋게도 외국인들과 함께 할 기회를 얻었고,
지옥같은 그 곳에서 벗어남은 물론이자 같은 처지에 있는 어린 소녀들을 구하기 위해 발벗고 나섰다.
캄보디아의 매춘을 근절하기 위한 NGO단체 '아페십'은 그렇게 만들어졌다.
동남아시아의 많은 나라들에서 돈이 없어 딸을 매춘업소에 판다는 이야기는 오래전부터 있어왔다.
비단 동남아시아의 문제뿐만 아니라 우리나라에서도 과거 그런 일들이 있었다는 것도 들은 적이 있다.
하지만, 지금 캄보디아의 문제는 그저 '어린아이가 매춘한다' 정도로는 설명하기 힘든
잔혹함과 끔찍함이 숨어있다.
소말리의 삶에서만 봐도 알 수 있듯이 그 나라에서 여성의 존재는 남자에게 무조건 복종해야한다.
그것이 부모든 남편이든 전혀 모르는 남자든.
소말리 맘은 가는 곳마다 성적인 학대를 당했고, 저항할 수 있는 힘이 전혀 없었다.
자신을 친자식처럼 돌봐줄 양부모를 만났지만, 양부모 역시 도울 수 있는 힘은 없었다.
외부에서 누군가 힘을 보태지 않는다면 캄보디아의 잔인한 매춘은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때로 한국의 중년층들이 무리를 지어 동남아시아로 골프 원정을 떠난다는 뉴스를 보게된다.
하지만, 숨어있는 그들의 진짜 목적은 골프가 아니라는 걸, 다 큰 뒤에 알게 되었다.
동남아시아 매춘 여성들의 인터뷰를 들어보면 한국의 남자들은 유독 잔인하고, 엽기적인 성관계를 요구한다고 한다.
최근 사회적 이슈가 되고 있는 '나영이 사건'이 비단 그 범인 한 사람에게만 국한되진 않았다는 것이다.
우리에게 '나영이'가 소중하듯이 그들의 아이들도 소중한 존재로 태어나긴 마찬가지이다.
우리가 한국에서 그들을 도울 수 있는 방법은 사실상 거의 없을 것이다.
하지만, 사회적인 분위기를 만들어 원정 매춘을 근절하고, 남성우위의 성적인 문화를 만들기 위해 노력한다면
나중에 시간이 흘렀을 때, 캄보디아를 비롯한 외국의 수 많은 어린 소녀들에게도 영향을 미칠 수 있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