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방인 ㅣ 저녁달 클래식 7
알베르 카뮈 지음, 김경일 기획 / 저녁달 / 202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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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방인>을 처음 읽었을 때에는 뫼르소에 대해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벅찼다. 워낙 특이하고 종잡을 수 없는, 이해할 수 없는 사람이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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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저녁달 출판의 #이방인 (#알베르카뮈 지음)으로 재독을 하면서, 그리고 김경일 교수의 해설로 내가 혼자 읽을 때 생각하지 못했던 것들을 비로소 볼 수 있었다. 살인범임에는 틀림없지만 그 전까지 그는 보통의 사람이었다. 일을 하고, 사람을 만나고, 대화하고, 웃고, 불편해하고. 하지만 읽는 우리에게 부자연스럽게 보인 이유는 단 하나. 그의 솔직함 때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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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의 장례식에서 눈물이 날 만큼 슬프지 않아 울지 않았고, 어머니의 나이가 정확히 기억나지 않아 그렇다고 말했고, 잠을 자지 못해 장례식이 얼른 끝나기를, 침대에 누워 편히 잠들 수 있기를 바랬다. 마리가 본인과의 결혼을 원하느냐 물었을 때 아니라고, 하지만 너가 원하면 내일이라도 할 수 있다 말하고, 무어인을 살해한 것을 후회하냐는 질문에 그렇지 않다고 대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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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감정이 없는 사이코패스가 아니다. 짜증내고, 사랑하고, 웃고, 떠들고. 우리와 다름없다. 하지만 타인의 질문들에 사회가 응당 바라는 대답을 하지 않았을 뿐이다. 그는 자기자신에게 솔직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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뫼르소 뿐만 아니라 미래를 확언받아 관계의 지속성을 확인하고 싶어하는 마리, 부인이 죽은 뒤 데려온 강아지를 욕하고 때리면서도 개를 잃어버리자 삶에서 완전히 무너져버린 살라마노, 모든 관계를 자신이 주도해야하고 타인을 자신의 목적을 위한 수단으로만 생각하는 레몽까지. 그들은 자신의 생각을 숨기지 않았다. 솔직했다. 사회가 바라는 정답이라 강요받는 뭉그러진 모습이 아니라 저마다의 인격체로 이름을 가지고 자신의 삶을 살았다.
하지만 뫼르소의 살인을 벌하는 법정과 사회는 뫼르소의 솔직함을 인정하지 않는다. 그렇게 배우고 자신들이 지켜온 사회에 걸맞게 그를 재단한다. 그렇게 사회에 재단된 그들은 이름이 없다. 변호사, 판사, 검사, 배심원, 기자.
그들은 세상이 바라는 관성을 거스릴 생각조차 없다. 솔직한 대답이 아닌 해야만하는, 요구되는 답들로 그들의 삶은 채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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뫼르소의 살인 전 삶은 감정이 결여된 것이 아니라 권태로움에 가깝다. 파리로의 영전도, 결혼해서 안락한 가정을 꾸리는 것도, 미래를 꿈꾸는 것도 그에겐 의미없다. 그것들보다 내리쬐는 태양, 넘실거리는 바다. 지금 이 순간 그를 자극하는 것들이 뫼르소에겐 전부이다.
그런 자유들이 억압되고 마침내 사형이 결정되면서 뫼르소의 권태로움은 끝난다. 벌이 가벼워 지는 것과 상고를 고민하는 그는 그렇게 자신의 삶을 돌이켜보게된다.
자꾸 찾아와 종교와 법이라는 제도 안에서 스스로를 속이는 선택을 종용하는 사제와의 대화에서 권태롭던 뫼르소는 폭발한다. 격정적으로 자신의 생각을 내뱉는다.
그리고 그는 자신의 삶이 솔직했음에 만족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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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함과 자기성찰.
이 두 단어가 다시 읽은 <이방인>이 나에게 남긴 것이다. 그것은 자연스럽게 나 스스로를 향한 질문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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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 자신에게 정말로 솔직하게 살고 있냐고.
그렇게 너 자신이 살아온 삶을 진지하게 곱씹어 본 적이 있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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뫼르소에게 자신의 삶을 되돌아보게 한 것은 죽음이었다. 삶이 더 이상 이어지지 않는다라는 유한성이 그렇게 만들었다. 길이와 방식의 차이일뿐, 우리의 삶도 유한하다. 끝에 뫼르소처럼 스스로의 지난 삶에 만족할 수 있을까.
그것을 조금이라도 가능하게 만드는 것은 조금이라도 더 이른 자기성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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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단어가 만들어내는 하나의 성찰.
나는 지금 누구의 기준에 맞춰 살고 있는가.
주체적이고 행복한 삶의 시작이 이 질문일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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