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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짐승들
저스틴 토레스 지음, 김진준 옮김 / 열린책들 / 2026년 9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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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아빠, 아들 셋.
#우리짐승들 (#저스틴토레스 지음 #열린책들 출판)에 나오는 가족의 모습이다. 부모가 십대일 때 세 아이를 출산하여 고된 노동으로 아이들을 키운다. 히스패닉계 미국인인 아빠는 술에 취하면 폭력을 휘두른다. 아이에게도, 엄마에게도. 엄마는 그 폭력 속에서도 아빠를 놓지 못한다. 아빠도 결국엔 선을 넘지않는다. 가정을 지킨다. 구속같아 보이지만 함께하자는 마음이 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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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력과 욕설, 음주, 흡연이 난무하지만 멀쩡한 가족의 모습이 종종 드러난다. 격렬한 불안과 동시에 그 못지않은 사랑이 흐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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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짐승들>은 후에 막내아들이 회상하는 형식이라 아이들의 기억(대부분의 기억)이 그렇듯 듬성듬성 비어있고 조각나있다.
하지만 그 조각들이 명확하게 가리키는 것은, 아들 중 유난히 몸이 연약하고 예민하고, 책을 좋아하던 작은 막내아들의 가족들과 공유할 수 없는 정체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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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밀한 자신만의 욕망을 점차 깨달아가며 쌓아왔던 세상을 무너뜨리고 새롭게 다시 쌓아가는 막내 아들의 ‘성장’이라고 할 수 있는 그 성취로 인해 과도할 정도로 엉켜붙어있던 가족의 유대를 뒤흔든다.
그 느슨한 유대는 자신에게만 해당되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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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릴만큼 ‘우리’를 부르짖던 삼형제와 가족에서 외톨이 ‘나’가 되어가는 과정은 아이러니하게도 남은 가족들의 유대를 강화한다. 그들은 한가지 희망으로 더 단단히 뭉친다. 아들의 성향을 ‘고쳐내겠다’는 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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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읽었던 <암전들>에 이어 저스틴 토레스 작가의 첫 퀴어 소설이다. 성정체성의 성장통으로 열병을 치르는 존재의 성장은 상처가 봉합되고, 아물고, 더 강해지는 그런 성장이 아니다. 소외감과 상실이 진정한 자신을 마주하고 정립해간다는 뿌듯함보다 훨씬 더 강하고 잔인하다.
아물지 않고 자꾸만 벌어지는 상처같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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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상처는 그들의 성향의 특성이 아니다.
그 특성을 받아들이는 사회의, 타인의 시선이 아물고 통증이 사라지는 보통의 성장을 막아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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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히 그들은 자신의 정체성대로 살아감에도 아물지 않은, 어쩌면 영원히 아물지 않는 상처를 방치하고 살아가고 있다. 이런 것을 성장이라 할 수 있을까.
나를 죽이지 못하는 고통은 나를 더욱 강하게 만들뿐이라는 말을 이들에게 적용해도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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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히 평가하기 힘들다. 그들의 마음을 헤아려보려는 시도조차 큰 실례인 것 같다.
하지만 치료받아야 한다고, 고칠 수 있고 고쳐야한다고 여겨지는 것은 멈추어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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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치관과 신념. 모두 저마다의 것을 가지고 있음을 안다.
하지만 그것이 다른 이들을 평가할 수 있는 권한까지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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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독하게도 아물지 않았던 상처였지만, 조금이라도 아물 수 있는 사회가 되기를, 그렇게 그들도, 우리도 스스로를 마주했을 때 성장했구나라며 오롯이 성장의 기쁨을 만끽할 수 있게 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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