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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적 유전자 (50주년 기념판)
리처드 도킨스 지음, 이한음 옮김 / 을유문화사 / 2026년 9월
평점 :
급변하는 세계만큼 과학 분야도 급변한다.
진실, 심지어 진리처럼 여겨지던 것들도 더 이상 진실이 아닌 거짓으로, 한 시대를 풍미한 하나의 에피소드로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다. 새로운 진실로 여겨지는 무언가가 생기면 역사에만 남을 뿐 아무 의미도 없어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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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의미에서 #이기적유전자 (#리처드도킨스 씀 #을유문화사 출판)은 아주 놀랍다. 50년이라는 시간을, 그것도 끝없이 발전하고 있는 진화생물학 분야에서 많은 수정을 거치지 않고 거의 본모습 그대로 유지하고 있으며 수많은 뒷세대 연구들이 <이기적 유전자>가 여전히 옳음을 증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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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사람들이 50년 동안 <이기적 유전자>를 읽어 내용은 잘 알 것이라고 생각한다. 생명체를 주체로 DNA를 이해하는 시선을 뒤바꿨다. 길어야 수십 년이면 죽어 사라지는 개체는 그저 유전자를 이 세계에 남겨 불멸을 유지하게 해주는 ‘탈 것’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그렇기에 개체에 이득이 되지 않는(어린 세대, 또는 기성 세대의 개체가 죽음을 맞이해야만 하는 상황) 경우가 발생한다. 그 개체의 죽음이 유전자의 전달에 더 유리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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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수직적 구조의 유전자 전달만으로도 특별한데 리처드 도킨스는 밈(meme)이라는 개념을 도입하여 사피엔스를 특별한 위치에 올려두었다. 멜로디, 생각, 관습 등 사피엔스의 모방을 통해 전달되는 ‘문화적 정보’가 진화를 유발한다는 밈 개념은 유전자의 수직적 전달뿐만 아니라 모방으로 인한 수평적 진화도 가능하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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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은 생물학적 진화에 소요되는 시간보다 훨씬 적은 소요 시간 만에 폭발적인 진화를 이루어낸 사피엔스를 설명하기에 아주 적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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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주년을 맞이하여 추가된 에필로그에서 AI로 인한 3차 진화의 가능성도 말한다.
본래의 과정을 이해하고 재구성하는 능력이 유전자적 진화 외에도 필요한 요소인데 이것을 빠르고 다양하게 해내는 것이 AI라며 이때까지와는 다른 현상이 발생할 것이라
예상하는 저자를 보면서 <이기적 유전자>는 끝없이 발전해 나갈 것이라는 확신이 들었다. 이 책도 유전자처럼 환경에 적응하고 생존하여 진화할 것이라고, 그렇게 불멸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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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겨 있는 과학적 지식만으로도 훌륭한 책이지만 50주년 기념판을 읽으니 하나의 빅히스토리 서적으로 느껴졌다.
빅히스토리는 유구한 세월, 심지어 제대로 된 기록이 없는 시대부터 지금까지 전체를 기인해 새로운 가능성을 발견하고 논한다. 그것이 얼마나 설득력 있는지도 물론 중요하지만 더 그것이 의미 있는 것은 바로 새로운 가능성의 존재를 보여주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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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과 발견, 권위와 업적이 쌓이다 보면 단어 하나를 더하는 것도 쉽지 않아진다. 너무나 명징하다 보니 오히려 새로움이 허용되지 않는 것이다. 그렇게 우리는 어쩌면 본질에서부터 더 멀어지고 있는지도 모른다. 지금까지 진실이지만 어느 순간 쓸모없는 것이 될지도 모르는 그것에 두 눈이 멀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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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적 유전자>는 혁명적이라 여겨지는 하나의 가능성에서 시작해 지금까지 계속 새로운 가능성을 스스로 더해가고 있는 살아있는 예시이자 상징이다.
우리는 매일을 살아가지만 당장 1분 앞도 확신하지 못한다. 어떤 방향의 결과를 가져오는지 상관없이 걸어 나가는 매 발걸음마다 무한한 가능성이 존재한다.
이 책도 그렇지 않나.
전 세계 다양한 사람들에게 읽히면서 살아가고 어떤 새로운 가능성이 태동할지 아무도 예상할 수 없지만 그 가능성을 알려주기에 반드시 어떤 일은 벌어질 것이다.(지금 이 순간에도 벌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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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자체로 유전자이자, 탈 것인 생명체이지 않나.
겉부터 속까지. 참 한결같은 무언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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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나 살아갈지,
얼마나 번져나갈지. 기대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