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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켄슈타인 ㅣ 머묾 세계문학 자아 3부작
메리 셸리 지음, 이미애 옮김 / 머묾 / 2026년 6월
평점 :
존재하지 않았기에 뜻하지도 않았다.
그러나 누군가가 뜻했기에 생명을 부여받았다.
인간이 보기에 좋지 않은 모습이기에 당연히 생명과 함께 부여받아야 마땅한 애정과 배움을 받지 못하고 고립되고 말았다. 누가 어둠에서 빛으로 끌어올려 달라고 빌었던가? 무언가를 창조해 낸 자는 결과가 어떻든 창조물에 책임과 의무를 다해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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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묵직한 질문은 #프랑켄슈타인 (#메리셸리 지음 #머묾 출판)을 관통한다. 그리고 이야기를 넘어 AI와 유전자, 생명과 관련된 모든 신기술을 연구하는 지금 우리 시대에게도 유효한 질문으로 책을 덮어도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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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는 겁도 없이 생명을 창조해 낸 프랑켄슈타인과, 아무 잘못도 없는 인간들을 복수라는 이유로 파괴하는 괴물 모두에게 화가 났다. 무언가를 창조하는 입장이 아니라 그 혜택을 누리는 입장으로 살아왔어서였는지는 몰라도 괴물의 분노에 공감도 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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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야기가 진행될수록 괴물은 도를 넘었고, 자신이 잘못된 길을 가고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폭주를 멈추지 않았다. 아무도 그를 인간이라 여기지 않았지만 이러한 성향은 이토록 불완전하면서도 만물의 영장이라 스스로를 드높이는 인간의 그것도 너무나 흡사했다.
어느 정도 자신과 닮으면 혐오감이 높아진다는 ‘불쾌함의 골짜기’, <프랑켄슈타인> 속 괴물이 딱 그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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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재할 수 있나 의문이긴 하지만, 완벽한 이타심으로 진행한 연구에서 끔찍한 결과가 만들어졌다면 그것을 지금 당장 바로잡기 위해 태어나지도 않은 후대의 희생을 강요할 수 있는지도 이야기의 핵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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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성에 대해, 생명의 존엄에 대해, 뜻하지 않은 결과를 책임져야 하는 순간에 염두해야 할 것들에 대해.
너무나 많은 의문들이 마음을, 머리를 어지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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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덮고 찬찬히 되짚어보면 이 수많은 의문들 사이에서 그래도 가장 무겁게 자리 잡고 흘러가지 않는 것은 괴물의 스스로에 대한 물음이었다. ‘나는 누구인가, 나는 무엇인가.’ 위의 수많은 의문들의 답도 될 수 있는 가장 근본적인 의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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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누구인지 정확히 설정된다면, 내가 해야 할 일, 내가 취해야 할 태도가 분명하게 정해질 것이기 때문이다.
물론 그만큼 대답하기 어려운 것이긴 하다.
하지만 어려운 것이 문제가 아니라 우리 대부분이 과연 이 근본적인 의문에 대한 답을 생각하는 데 얼마나 시간을 할애하는지, 그것이 진짜 문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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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가, 부모가 옳다고 말하는 대로, 좋다고 평가하는 대로 보살핌이라는 이름으로 그저 앞만 보고 달려와 수능을 치르고, 대학을 가고, 취업을 하고, 결혼을 하고 자녀를 낳는다. 그 자녀에게 우리는 또 그것을 반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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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자신이 원하는 것,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도 모르고 그저 살아낸 사람들은 물론 훌륭한 인내심을 지니고 있지만 진짜 그것들을 찾아낸 사람들이 누리는 만큼 충만한 삶을 누리기는 힘들다. 참아야 할 이유, 이렇게 살아야 할 이유가 부족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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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많은 과학 기술들, 그로 인한 그 어떤 시대에도 통하는 이야기이지만 그것보다 격변하는 시대에서 두려움을 떨쳐내고 잠시 멈춰 서서 나는 누구인지, 나는 무엇을 원하는지. 우리 각각이, 그렇기에 우리 사회가 겪고 있는 수많은 문제들의 답이 될 수 있는 그 근본적인 것을 진지하게 생각해보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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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 이야기로 시작했지만, 그 어떤 책보다 철학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