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각의 신세계 - 동물이 가르쳐준 인간의 12가지 경이로운 감각
재키 히긴스 지음, 이민아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26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우리는 모두 같은 세상 속을 살아가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각자가 세상을 살아오면서 익히고 깨달은 것들이 자신만의 세상의 토대를 이룬다. 세상을 이루는 뼈대부터 달라지는 것이다. 보이지 않고 어떠한 개념으로 우리 주위에 존재하고 있는 것들은 그것을 지칭하는 단어를 알아야 비로소 내 세상에 첨가할 수 있다.
⠀
그렇게 우리의 세상은 서로 다르며, 객관적으로, 물리적으로 존재하는 세상은 우리가 이해하고 있는 것보다 훨씬 크다. 무궁무진하다고 여길 수 있을 만큼.
⠀
#감각의신세계 (#재키히긴스 지음 #위즈덤하우스 출판)은 인간과 동물들의 감각들에 대한 이야기이다. 오감으로 우리 인간의 감각을 나누는 것은 놀랍게도 아리스토텔레스부터 이어져 오는 구식이라고. 철학도 그렇고 과학도 그렇고. 새로운 것들, 존재하는 것 같지만 설명하고 정의하기 어려운 것들이 쏟아지는 학문들이라 새로운 것들에 어느 누구보다 열려 있어야 하지만, 누적된 시간과 권위는 변화에 필요한 역치를 너무나 키워 놓았다. 그렇게 수천 년 동안 상식처럼 유지되어 왔던 구시대의 유물이 양자물리학을 비롯한 전자현미경, 고프레임 카메라 등의 첨단 과학이 발전하면서 비로소 역치 이상의 발견이 이루어지고 있다.
⠀
공작사마귀새우의 군용 장비 같은 시각적 능력, 큰회색올빼미와 인간의 청력 차이가 구조적 차이보다 더 크게 발생하는 이유, 엄연히 다른 감각임에도 시각의 중심와처럼 촉각의 중심와, 청각의 중심와처럼 작동해서 청각이 시각처럼, 촉각이 시각처럼 감각의 분류를 무의미하게 하는 발견들이 여러 생물체들에 대한 식지 않는 호기심과 열정으로 밝혀지는 사례들이 <감각의 신세계>에 실려 있다.
⠀
위에서 말했던 내가 인지하는 만큼 나를 둘러싸고 있는 세상. 감각 쪽에서는 유기체가 감각을 통해 받아들이는 한정된 주변 세계를 가리키는 ‘움벨트’라는 단어가 존재하고 있었다. 다양한 생물체들이 인간을 넘어서는 감각 능력이 있다고, 동물이 인간보다 우월하다고, 더 넓은 세계를 인식하고 살아가고 있다고 말하는 것이 이 책의 목표가 아니다. 책을 읽다 보면 의외로 인간과 다른 동물들의 감각의 메커니즘이 비슷하다고 느껴진다.
오감으로 분류하고 그것을 넘어서는 것을 육감이라 지칭하는 단순함을 벗어나 분류를 넘어 부족하거나 문제가 생긴 감각을 보충하고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 우리 인간의 감각들을 다시 보게 된다.
⠀
유구한 역사와 그것에 기인한 권위가 우리 스스로를 얼마나 평범하게 바라보게 했는지. 문어의 다리, 별코두더지의 코, 먼지거미의 생체 시계, 치타의 균형 감각을 신기하게 바라보다 보면 우리 인간과 별다를 게 없음을 깨닫는다. 그 동물들처럼 우리도 특별한 존재임을 깨닫게 해주는 거울인 것이다.
⠀
우리가 발견해 나가야 할, 이미 우리 곁에 존재하고 있는 무언가들이 무궁무진하다. 존재조차도 모르는 이것들은 우여곡절, 또는 시행착오, 우연이라는 이름으로 발견된다. 그런 것들이 발견되지 않는다고 우리가 평범한 존재인 것은 아니다. 스스로가 뒤처지고 평범하다고 여기는 것과 특별하다고 여기고 나아가는 것. 과연 결과가 같을까? 감각들을 넘어 나를, 나를 넘어 우리를, 그 미지의 세계를 감각할 수 있게 해주는 책이다.
이제서야 마침내 아직 발견하지 못한 미지의 신세계로 나아갈 준비가 된 것 같다.
<감각의 신세계> 덕분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