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코올과 예술가
알렉상드르 라크루아 지음, 백선희 옮김 / 을유문화사 /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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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면서 간혹이라도 술을 찾지 않는 사람을 보기 쉽지 않다. 그만큼 삶이 쉽지 않다는 것일 수도 있지만, 음주라는 행위가 마냥 죄처럼 여겨져야 하는 백해무익한 것은 아니라는 증거이기도 할 것이다.

그날의 스트레스를 치킨과 맥주 한잔으로, ‘캬’ 소리로 날려 보내고, 내지 못했던 용기를 내어 말을 꺼내기도, 행동하기도, 떠나보내기도 한다.
물론 즐거운 일을 더 즐겁게 만들어 주기도 한다.
축하의 의미, 선물의 의미로 자신이 좋아하는 술을 꺼내서 자기 자신과 건배를 하기도 하니까.

#알코올과예술가(#알렉상드르라크루아 지음 #을유문화사 출판)은 술과 가장 잘 어울리는 직업? 삶? 같은 예술가들의 삶을, 작품을 들여다본다.
이 책은 음주라는 행위를 세 가지로 나누어 구분하고 있다. 항상 술을 마시는 중독의 상태, 가끔 술을 마시는 간헐적 음주, 그리고 중독에서 한 모금도 마시지 않는 것으로 이어지는 금주.

아예 술을 마시지 않는 것이 아니라 중독에서 벗어나려 애쓰는 상태를 넣은 것이 인상적이었다.
나는 예술과 술을 결합하면 생각하지 못했던 영감을 얻거나, 여러 가지 이유로 시도하기를 주저하던 것을 실행에 옮기는 용기가 생기는 것을 생각했었다.

책 속 음주의 효과도 비슷했지만 <알코올과 예술가>에서는 위에서 말한 음주의 상태에 따라 음주가 가져오는 효과가 달랐다.

중독적 상태에서는 오히려 음주의 효과가 숙취의 상태에서 찾아왔다. 적당한 음주 상태의 흥분과 즐거움을 넘어 오히려 차분해지고, 그리하여 평소에 주렁주렁 들고 다니던 것들을 비로소 내려놓고 마침내 예술을 만들기 위해 글과, 그림과 마주한다. 프랜시스 베이컨은 폭음 뒤 새벽 6시부터 오후 2시 반까지 무조건 그림을 그렸다. 망가진 몸과 정신의 ‘재활’로 예술을 대한다. 숙취로 벙벙한 손의 감각만 의지하지 않고 새로운 것들을 시도해 자신을 뛰어넘는다. 그렇게 역설적으로 음주 후 숙취에서 삶에 대한 의지와 탐욕을 뿜어냈다.

간헐적 음주가 내가 예상했던 효과들을 야기한다.
세상에서 자신에게 바라는 것으로부터 해방되어 스스로 검열하는 것을 멈춘다. 그로 인한 몸과 마음의 자유로 새로운 무언가를 창조해낸다.

하지만 이렇게 구분해 놓은 음주들도 결국에는 경계가 모호해진다. 간헐적이더라도 의존도가 증가하면 횟수가 자연스럽게 증가하고, 상습적 음주로 나아가는 경우가 파다하다. 그리고 이 책에서 언급된 금주의 길로 치료를 시작하는 것은 몹시 힘들다. 술에 의존했던 사람들에게 술이 없다는 것은 인생이 한순간에 가장 어둡고 낮은 곳에 내다 꽂히는 끝없는 우울감을 선사한다. 이 상태에서는 살기 위해 예술을 붙드는 경우도 있지만, 이런 경우에서도 망가진 몸과 마음 때문에 온전한 창작이 불가능하고, 애초에 예술 활동을 하지 못하게 되는 경우도 많다. 알다시피 그렇게 다시 음주를 하는 악순환이 많이 일어나기도 하고.

여러 예술가들의 삶과 그 삶 속에, 그들의 혈관에 흐르고 있는 알코올 이야기를 보고 있으면 그들의 작품보다 낯설지 않다. 오히려 친근하다. 하나하나 이미 알거나 이해할 수 있는 것들이다. 그들의 예술적 언어보다 한 인간의 삶과 술은 이미 우리가 친숙하게 사용하는 언어이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우리에게 그들의 작품보다 더 큰 생각거리를 준다.
그들의 내면을 들여다보는 것이 자연스럽게 나의 내면을 바라보는 것이 된다. 나는 어떤 경우에 술을 찾던가. 술을 어느 정도의 빈도로, 한 번에 얼마의 양을 마시는지. 그리고 왜 마시는지. 이런 것들을 스스로에게 물으며 그 답을 찾아가는 것이 삶이며, 나만의 방식으로 견뎌내고 이겨내는 것이 예술이다.
그렇게 우리는 삶을 살아가는 인간이자 한 걸음 나아간 예술가가 된다. 낯선 이의 이야기에서 그보다 더 낯선 나 스스로를 발견하게 되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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