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성설. 선악설. 아직까지 의견이 분분한 주제다.인간은 타락하는 것일까 착한 척 하는 것일까.⠀#빅토리안사이코 (#버지니아페이토 지음 #현대문학 출판)을 읽는 동안 계속 생각했지만 그 답을 끝내 찾지 못했다. 사이코패스로 태어나 악마를 지니고 있다는 이유로 아버지에게 버림받은 주인공 위니프레드 노티는 파운즈 가문의 가정교사로 들어간다. 목적은 단 하나. 크리스마스에 이 집의 모든 사람을 죽이겠다. 왜 노티는 이 집안읕 선택한 것일까.⠀피와 죽음, 어둠으로 가득한 노티의 내면과 현실은 구분이 잘 되지 않는다. 독자들에게 직접 ‘속았지? 현실이 그렇게 만만하지 않다고.’라며 조롱할 정도로 노티의 내면과 현실은 마구잡이로 뒤섞여있다.그래서 얇은 분량임에도 흐름을 따라가기 쉽지않은 경향이 있다. 하지만 그것이 작가의 의도였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마지막 장을 덮으며 들었다.⠀솔직히 우리 모두 마음 속에 악마가 산다.훔치고 싶을 때도 있고, 미칠 듯이 화가나서 누군가를 때리고 싶고 죽이고 싶은 경우도 있다. 다만 실행하지 않을 뿐이다. 그러면 안된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그러면 안된다. 이것은 본능에서 기인된 것일까 아니면 학습된 사회화의 결과일까.⠀끝내 답을 내리지 못하는 이 질문 때문에 마음이 복잡하다. 이런 복잡함을 읽는 동안 끊임없이 유도해 내려는 의도가 있었던 것이 아닐까.게다가 절대로 실천할 수 없는 노티의 행보를 보며 쾌감이 드는 순간들도 있으니 더 미칠 노릇이다.이런 사이코패스의 무분별한 살인 행각에 대리만족 비슷한 쾌감이라니. 살인 뿐인 불쾌한 이야기를 끝까지 읽을 수 있었던 이유가 이 만족감때문이었다.⠀이런 만족감. 이런 것들을 가끔 충족시켜줘야 우리가 조금 더 제대로 살아갈 수 있다고 전제한다면 위에서 말했던 선성설, 선악설의 답이 얼추 보이는 것 같기도 하다.⠀빅토리아 시대가 가지고 있는 문제점들도 악이 성장하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사회적 규범, 특히 노예보다도 못했던 여성에 대한 규범과 그 규범으로 인해 말도안되는 처벌이 강행되었던 그 사회에서 과연 올바른 여성은 존재할 수 있었을까.⠀규범으로 나아가면 지금 우리 시대의 모습도 저절로 생각해보게 된다. 성민감성이 역사상 가장 높은 시대이면서 그렇기에 무분별한 성차별, 성혐오가 발생하기도 하는 지금의 시대에서 과연 노티같은 사람이 나오지 않는다는 보장이 있는가. 과연 지금이 모든 면에서 빅토리아 시대보다 더 나은 시대인가 물어보게 된다.⠀사회가, 타인이, 가족이. 여러 문제들로 괴로워하는 사람들을 악의 구렁텅이에 빠지지 않게 구해줄 수 있을 것이다. 피의 크리스마스를 끝까지 보고나서 찾아오는 ‘현타’.그 현타의 이유와 여러 방면에서의 문제에 대해 수많은 물음표가 남는, 인정할 수 밖에 없는 유쾌한 교보재같은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