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세계의 나에게 Entanglement 얽힘 5
연여름.조우리.황모과 지음 / 다람 /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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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들고 지칠 때.
그런 때는 생각보다 많다. 아니 대부분의 시간이 힘들고 지친 날들이 일상이라고 말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럼에도 우리는 그런 일상을 꼬박꼬박 꾸역꾸역 일어나 살아낸다. 무엇이 그것을 가능하게 할까.
가만히 생각해보니 답은 의외로 간단하고 거창하지 않았다.
“뭐 다 그렇게 사니까.”
어떤 형태로든 이 세상에서 외톨이가 아니라 흔하디 흔한 모습으로 연결되어 있다는 일반성. 각자의 구체적 형태가 다르더라도 그 본질은 같다는 절대로 떨어지지 못한다는 그 얽힘이 그것을 가능하게 했다.

#다른세계의나에게 (#연여름 #조우리 #황모과 씀 #다람 출판)은 너무나 당연해 잊고있던 이 얽힘을 세 편의 이야기로 우리에게 각인시킨다.
웹소설 속 나와 같은 이름의 영웅, 나의 악몽 같은 현실에서 벗어난 ’누군가에게 악몽‘인 꿈 속 세계, 이 세상 여기저기에 살아가고 있는 똑같은 이름을 가진 사람들.
어쩌면 실존하지 않는 웹소설 속, 또는 꿈 속 세상.
이것들과는 다르게 나와 같은 세상 속에서 실존하지만 그 존재를 몰라 실존하지 않는 것과 다를바없는 같은 이름을 가진 사람들의 이야기를 보다보면 어쨌든 사람들이 위안받는 경우는 한가지였다.
누군가와 함께할 수 있다는 것이다.

여기서 함께란 물리적으로 한 공간에 있는 것만 말하는 것이 아니다. 웹소설 속에서 영웅으로 살아가는 또 다른 나에게 질 수 없다며 힘을 내기도 하고, 병에 걸린 환자는 고독함을 느끼지만 보호자와 치료자는 환자가 생기면 동시다발적으로 함께 생기는 세트이다. 그리고 이 역할은 얼마든지 바뀔 수 있다. 꿈을 그냥 가짜라고 해버리면 나의 꿈 속 세상이 현실인 누군가는 얼마나 고독할까. 기적을 바라는 것이 아니다. 버젓이 여기서 이렇게 숨쉬고 고통받고 있음을 이해하고 공감해 달라는 것이다.
같은 이름을 가지고 있지만 접점이 한번도 없었던 사람들도 공감하지 못할 각자의 아픔을 가지고 있지만 뭐 어떤가. 그렇다고 나와 이름이 같은 타인의 안녕을 빌어줄 수는 없는 걸까?

세상에 절대 불가능한 것은 없다.
다른 이의 상황이 절대 나에게 벌어지지 않는다고 확신할 수 없다는 것이다. 그리고 우리는 이미 구체적인 형태는 다르지만 비슷한(심지어 동일한)감정을 유발하는 것들이 존재하고 있음을 알고있다.
그런데 우리는 왜 타인의 악몽을 외면하는 것일까.
기쁨을 나누면 배가되고 슬픔을 나누면 반이 된다고 했지만 이 세상에서 기쁨을 나누면 듣는 사람은 배가 아프고 슬픔을 나누면 듣는 사람은 ‘꼬수워’한다.

이게 다 삶의 기준이 내가 아니라 타인과의 비교에서 우위에 서는 것으로 삼기 때문이다.
직접 나를 보는 것이 아니라 상대가 바라보는 나를 나에게 투영한다. 그렇게 우리는 자신감을 잃고 타인을 신뢰하지 못하고 나만의 철옹성을 쌓아올린다. 그렇게 세상과 단절된다.

타인을 공감하지 못한다는 것은 자신조차도 공감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세상을 이해하기위해 나의 경험 나의 생각을 투영해야하는데 자신과도 공감하지 못했으니 무엇에대가 무엇을 투영할 수 있을까.

이 책은 타인과 알게모르게 얽혀살아가는, 너무나 당연하지만 우리가 잊어버리고 있는 것을 다시한번 상기시켜주는 것은 물론 시선을 내 안 깊숙한 곳으로도 향하게 해준다. 이 세상에 내가 모르는 곳이 존재하는 것 만큼 내 안에도 아직 내가 모르는 세상이 존재하는 것이다.

나와도 세상과도 지독하게 얽혀 정전기가 따끔하게 일도록 하나되어 살고 싶어지게 하는 바람을 갖게 하는 책이다.
정전기 때문에 겨울을 두려워하는 사람들도 그럼에도 누군가와 손을 잡고 팔짱을 끼려 따끔함을 견디듯이 또 그 상대방도 그러하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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