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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가 두고 간 세계 - 돌봄과 상실 너머, 다시 시작된 사랑의 모험
천희란 지음 / 김영사 / 2026년 5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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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이 녀석이 어떤 심정인지 정확하게 대화를 나눌 수 없다는 하나의 현상이 주말에 널부러져있는 나를 한심학 쳐다보고 있는 눈과 마주칠때는 다행이었다 싶다가도 치료가 필요한 순간이 찾아오면 그 무엇보다 더 큰 아쉬움이자 벌로 느껴진다.
무리에서 도태되지 않겠다는 야생의 습성때문에 아픈 티를 내지않는 녀석들에게 아프면 아프다고 티를 내라며 알아차리지 못한 자신을 꾸짖는 소리를 할 때부터, 조금씩 병이 악화되면서 더 이상의 치료가 정말 얘가 원하는 것인지 나의 욕심인지 매마르지도 않는 퉁퉁 부은 눈으로 뜬밤을 지새울 때 속시원히 말해달라고 아픈 애를 붙잡고 애원할 때의 그 심정이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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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가두고간세계 (#천희란 씀 #김영사 출판)는 어엿한 성채로 커가는 것을 지켜보는 뿌듯함과 기쁨보다 어쩌다보니 늙고 병든 고양이를 돌보며 하나 하나씩 고양이별로 떠나보내는 것을 먼저 겪은 집사의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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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의 회사 사무실에 살던 비슷한 나이의 고양이 세마리. 제대로 돌보는 것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과 부담감때문에 집에 들이는 것을 고민하다가 열살이 넘어 마침내 그 세녀석을 집으로 들이고 최선을 다해 돌본 집사(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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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정성이 하늘을 감동시킨 것일까. 고양이치고 제법 긴 시간을(사람 나이로 치면 80이 넘는) 세마리 모두 살아냈지만 이별의 순간 그런 것은 아무 의미도 위안도 되지않는다. 병 간호를 각오한 것이 무색하게 병원에 갔다 사흘만에 떠나기도 하고, 몇 개월 동안 할 수 있는 한 시간과 돈 모든 것을 쏟아부었으나 결국 떠나고. 그 상실의 아픔을 말없이 엉덩이를 내어주며 위로해주던 마지막 고양이는 식도에서 넘어온 무언가가 기도를 막아 쓰러진지 5분만에 무엇이 그리 급한지 훌쩍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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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은 시간동안 세 번의 이별을 겪으면 어떤 심정일까.
나도 강아지 동생과 고양이 동생을 뒀었고 이 둘을 2년이 채 되지않는 기간동안 강아지별과 고양이별로 보냈다.
나는 이십대를 지나 여전히 건강한 삼십대인데 생긴 것은 여전히 애기인 동생들이 십년남짓한 세월동안 인간의 평생을 겪고 떠나는 것이 너무나 아픔이 아팠다.
다시는 키우지 않겠다고 다짐할정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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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그 아이들이 처음 내 무릎에 올라왔을 때, 촉촉한 코를 내 손에 부딪힐 때, 나에게 기대어 같이 낮잠을 자던 때, 늦게 들어와 불이 모두 꺼진 집에 살며시 들어올 때 눈도 다 못뜬 상태로 나와서 나를 반기던(꾸짓던) 그 순간들을 떠올리면 그 아이들이 만들어준 찌그러진 곳 하나 없이 매끄럽게 다듬어진 내 세상은 이루 말 할 수 없이 소중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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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이들처럼 누군가를 이유없이 전적으로 믿을 수 있을까. 그런 전적인 믿음이 세상에 존재한다는 것을 알려준 것도 나도 그런 믿음과 사랑을 누군가에게 줄 수 있는 사람이라는 것을 알려준 것도 이 비인간적 동물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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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도 그렇게 또다시 새로운 묘연을 만났다.
떠나보낸 고양이와 너무 닮아서 이게 옳은 일인지 한참을 고민했던 것이 무색할 정도로 너무나 다른 캣초딩.
생김새가 아무리 비슷해도 성격과 표정과 살아온 묘생에 따라 천차만별로 달라진다는 것. 부서질까 살포시 안게되는 저 작은 몸에 담겨있는 무한할만큼 거대한 세계는 그 슬픔을 기꺼이 다시한번 받아들일 각오를 다지게 한다.
물론 아픔은 익숙해지지않는다. 그 무한한 가능성 만큼 아픔도 제각각의 통증으로 찾아올거란걸 알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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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나는 눈을 감으면 여전히 생생하게 떠오른다.
우주에서 지구를 바라본다면 이런 느낌일까 라는 진심어린 감탄과 감동을 안겨주었던 우리 고양이의 둥글고 투명한 눈동자를. 그 안에 담겨있던 빛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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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빛은 십년, 길게는 이십년(제발)동안 뭉클함으로, 따뜻한 위로로, 나라는 존재의 유의미함을, 아낌없이 주는 무조건적인 사랑과 믿음이라는 온갖 형태로 나를 완전하게 만들고 단 한번의 이별로 산산조각낸다. 그리고 그 조각조각난 것을 보수하면서 더 크고 완전한 세상을 만들게 한다. 다름아닌 나와 다른 종의 생명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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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말처럼, 고양이가 존재하는 세상의 가능성을 나는 믿는다.
모든 이들에게 묘연猫緣 이 찾아오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