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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인의 하루
김영글.안희제.정우열 지음 / 을유문화사 / 2026년 5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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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 제대를 하고 집에 와보니 작고 하얀 동생이 하나 생겼다. 동그란 구체의 얼굴에 비해 몹시 큰 두 눈에는 낯선이에 대한 불안함이 가득했다. 유기견 센터에서 데려와서 우리가 모르는 아픔이 있는 것일까. 이리와 보다 저리가를 더 잘하던 토리. 아직도 터덜터덜 돌아가던 그 작은 뒷모습이 선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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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리를 만나고 2년이 채 되지 못했을 때 또 다른 동생이 하나 더 생겼다. 부모와 형제들을 먼저 떠나보내고 혼자 씩씩하게 살아남아 동물병원에 있던 러시안블루 미노.
아기 때 하늘 색 눈동자가 푸른 별 같았다. 어찌나 사람을 잘 따르는지 자고 있으면 어느새 침대 내 옆으로 뛰어올라 내 손바닥을 베고 몇시간을 배를 드러내놓고 쿨쿨잤다. (몇시간이었던 이유는 온 식구들 곁에 가서 자야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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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합방의 문제를 생각해보지도 못할만큼 순했던 토리와 미노는 나의 이십대와 삼십대를 함께 했다.
다들 동안이라 마지막까지도 애기같았다. 겉으로는 나이듦이 보이지 않았었다. 그런데 이제는 둘 모두 사진으로, 메모리스톤이라는 이름의 반짝이는 돌로 남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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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인의하루 (#김영글 #안희제 #정우열 지음 #을유문화사 출판)은 반려견, 반려식물, 반려묘를 키우는 세사람의 짧은 글들이 모여져 있다.
3마리의 길냥이 출신 고양이, 여전히 푸르르며 수확의 기쁨도 느끼게 해주는 식물, 반려인이라면 모두가 부러워할 19살 노견. 그들과 함께한 삶의 순간순간을 코로나시기부터 글이 엮여 하나의 책이 완성되는 최근의 근황까지 담겨있는데, 시간의 흐름이라는 것이 반려인들에게는 마냥 반갑지 않다는 것을 같은 반려인이라 너무나 잘 알고 있는 나였기에 어쩔 수 없이 다뤄진 상실감은 너무 큰 슬픔이 아니라 공감의 따뜻함으로 다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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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두 동생을 떠나보냈을 때 이제 다시는 안키운다. 또 보낼 생각하니 엄두가 안난다라는 생각을 했었는데 나의 의지와 상관없이 본가에는 고양이 하나 강아지 하나가 또 있다. 고양이 ’라지‘는 토리 미노와 함께 있었던 막내였지만 지금은 최고참이 된 녀석이고, 막내 강산이는 이제 갓 세살이 된 왕성한 활동성을 보여주는 녀석이다.
본가네 갈 때마다 엉덩이를 내 허벅지에 올리고 모른척 앞만 보고있는 강산이와 자다보면 어느새 옆에서 몸을 말고 자고 있는 라지를 보고있노라면 마음이 따뜻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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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또 키우고 키우지 않고는 본인의 선택이다.
하지만 떠나보낼 때의 슬픔만을 크게 여기기에는 그들에게 받은 기쁨과 따뜻한 온도, 사랑과 충만함이 너무나 크다. 슬픈 이유도 그들에게 받았던 것들이 너무나 컸기 때문이다. 애완동물에서 반려라는 단어로 바뀐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 아닐까. 일방적 돌봄이 아니라 쌍방의 돌봄을 인정하는 것이다. 나 없으면 어떻게 살래라며 물도 주고 밥도 주고 간식도 주고 놀아도 주고 산책도 시켜주고 화장실도 치워주지만 돌이켜보면 나에게 준 조건없는 무한한 애정과 기대는 마음이 나를 의미있는 사람으로 스스로를 인식하게 해줬다.
그것으로 세상을 더 아름답게 볼 수 있었고, 지나가는 강아지 고양이들에게 인사를 건낼 수 있게 되었고, 조금 더 다정한 사람이 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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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어짐의 아픔은 내 몸에 이렇게 눈물이 많았나를 확인할 수 있을만큼 아프지만 그래도 함께했던 것을 후회하게 하지 않는다. 함께했던 그 순간의 힘으로 앞으로도 살아낸다. 이 책은 그렇게 점점 흐려지고 있던 반려들과의 일상을 다시 떠올리고 지금을 담아내고 그로인해 조금은 덤덤한 인사를 비로소 보내게 된 사람들의 이야기이다.
아플 줄 알면서도 기꺼이 걸어나가는 사람들의 이야기이다.
특별한 무언가가 아니라 함께 보듬어져 가야할 함께 살아가야할 반려들의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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