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을 문학뿐만 아니라 이것저것 읽으려고 노력해오면서도 유난히 손이 가지않았던 분야가 병법서다.전쟁이 이제는 구시대의 유물이라는 생각도 있었고(전쟁이 이렇게 길어질줄이야) 리더십과 관련되어 보여서(나는 누군가를 이끈다기 보다는 끌려가고 싶어하는 타입이다)나에게 필요가 없을 것 같았다.그리고 또 하나의 이유가 더 있었는데 나는 누군가와 경쟁해서 이기고 빼앗고 전리품을 차지하는 그런 전쟁같은 삶을 지향하지 않았다. 그냥 조용히 중력에 이끌리듯 그렇게 순응하며 살고 싶었다.⠀그런데 #싸움의교양 (#이클립스 지음 #모티브 출판)을 읽고 내가 잘못생각하고 있구나를 깨달았다.이 책에 따르면 전쟁은 이기는 것이 아니라 원하는 것을 얻는 행위라고 하더라. 그래서 승패에 연연하는 것이 아니라 목적을 달성했는지가 중요하다고.⠀비로소 국지전에서의 패배가 전체의 결과를 위한 하나의 과정일 뿐이었던 과거의 전쟁사 이야기들이 이해가 되기 시작했다. 좁은 시야로 바로 눈 앞의 승리만을 좇다보면 결국 가장 원하는 무언가를 얻는 것을 고려하지 않게 된다는 것이다.⠀일주일에 주5일을 꾸준히 휴가와 퇴근, 퇴사를 꿈꾸며 버텨오는 이유도 전쟁같은 삶에서 자신이 원하는 것을 얻어내기위해서였던 것이다. 누군가와의 경쟁에서 이기고 지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원하고 추구하는 것을 얻기위한 노력. 노력한만큼 정당한 몫을 차지하는 것. 그것이 <싸움의 교양>에서 알려주는 전쟁이자 싸움에서 추구해야할 목표이다.⠀지피지기면 백전백승이 아닌 지피지기면 백전불태知彼知己 百戰不殆 (적을 알고 나를 알면 백번 싸워도 위태롭지 않다)로 대표되는 손자부터 마키아벨리와 각종 이론들을 가지고 와 전략가들의 말들을 삶에서 원하는 것을 쟁취하는 방법으로 새롭게 변역해 낸다.⠀찬찬히 고개를 끄덕이며 읽어내다 보면, 무작정 뛰어들지 말라 말하고 있는 것 같았다.무작정 체스판 위에 올라서면 돌아오는 것은 노력한만큼 돌아오지 않는다는 매정한 세상의 현실뿐이다.무작정 일대일의 승부로 뛰어드는 것이 아니라 싸우기 전에 이미 형세를 읽고 유리하게 판을 짜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하고 있다. 싸우기 전에 이미 이기고 들어가는 것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한다. 그것이 가능하게 하는 것은 협상일수도, 인간 관계일수도, 권력일수도, 심리적요인 일수도 있다.⠀우리는 매일 매순간 누군가와 부딪히며 일정을 조정하고 서로의 입장을 정리한다. 사회에서 살아간다면 너무나 당연히 벌어지는 일이다. 나는 이것을 싸움이라 생각하지 못했다. 그냥 당연히 이리 치이고 저리 치여야 하는 일이라 생각했다. 그러니 적당히를 생각하게 되었고 내면의 평화를 위해 내어줄 수 있는 것은 내어줬다.⠀마음의 평화를 생각하면 이것도 잘 싸운 것이라 생각할 수 있지만 조금 더 나은 결과를 만들어 낼 수 있는 여지들이 많이 있었다. 잘 싸웠다면 끝나고나서 후련하고 기뻐야한다. 진정한 평화와 잘 싸워낸다는 것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하는 책이다.⠀원하는 것을 쟁취하고 싶거나, 나를 둘러싸고 매일 벌어지고 있는 일들이 전쟁, 싸움이라 생각하지도 못했던 사람들에게 권하고 싶다.삶을 조금 더 유의미하게, 노력이 보람있을 수 있도록 해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