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에 잊힌 사람들
발레리 페랭 지음, 장소미 옮김 / 엘리 / 202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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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를 지키고 보듬다 나이가 들고 몸이 약해지면 결국 혼자 남겨진다. 시설에 들어가는 것이 자신도 편하고(마음이) 남은 자식들도 편하다. 모두를 위한 일인 것을 안다. 하지만 시설의 면회날인 일요일, 아침 일찍 눈이 떠지고 문이 열리는 소리가 날 때마다모두의 시선이 문으로 향하는 갓은 어쩔 수 없다. 결국 아무도 찾아오지 않았을 때의 말할 수 없는 실망감도. 그렇게 그들은 일요일에 잊힌 사람들이 된다.
일요일에만 잊혀진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일요일에잊힌사람들 (#발레리페렝 지음 #엘리 출판)은 요양원에서 가족들과 떨어져서, 날 때부터 노인이었을 것 같은 젊음을 상상할 수 없는 노인들의 이야기이다. 정신, 몸, 심지어 둘다 좋지 않아 어디까지가 사실이고 어디까지가 거짓인지 알 수 없는 말을 내뱉는 이들의 이야기를 듣고 파란노트에 기록해 우리에게 전해주는 사람은 그 안의 요양 보호사, 스물 한 살의 쥐스틴이다.

그녀가 전해주는 이야기의 주된 주인공은 엘렌이라는 이름의 할머니로 몸은 요양원에 있지만 정신은 사랑하는 이들과 해변에서 휴가중이다. 하루의 거의 대부분을.

여러사람의 이야기, 등장인물들은 알 수 없는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는 독자의 특권을 <일요일에 잊힌 사람들>에서 맘껏 누린다.

바다에 있는 사람이 요양원 방에서 뱉어내는 이야기들은 사실이 아니라 허상일수도있지만 그의 이야기에서, 또다른 그녀의 이야기로 빈 부분이 채워지며 현실성을 부여하고, 저물어가는 한 사람의 인생을 충만히 채운다.

나이들었다는 것은 오랫동안 젊었었다는 뜻이라 했던가. 이 책의 시작인 이 문장의 의미를 책을 덮으면서 생각해보았다.
젊다는 것은 무엇일까. 단순히 일정한 나이대를 말하는 것일까? 내가 생각하기에 젊다는 것은 일상에 어떤 사건event가 많이 일어나는 것이라 생각한다.

잊지 못할 환희의 순간들로 가득하면 좋겠지만, 잠시의 환희에 뒤따르는 오랜시간의 고통과 외로움일수도 있다.
하지만 그 모든 것을 자신의 선택으로 묵묵히 견뎌내고 그 시간을 지나오는 것. 그것을 수년, 수십년동안 해내고나서야 비로소 노인이 된다.
잠시 지쳐 걸터앉은 것일뿐, 아직 계기만 있다면 언제든지 눈에 맑은 빛이, 생기가 가득 담길 ‘잠재적 노인 상태’가 아닐까.

몸이 뜻대로 따라주지 않아도, 현실과 과거가 구분되지 않더라도, 정신이 몸과 다른 장소에 머물더라도 여전히 무언가 꿈꾸고 추억할 수 있다면 그 사람은 젊은이일 것이다.

그들이 여전히 젊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은 그들의 말을 듣고 기억해서 대화를 이끌어내는 것이 아닐까.
공허한 울림이 아니라 누군과의 애정어린 관심으로, 대화로 메아리가 울릴 때, 그들의 눈빛을 생기를 되찾을 것이다. 듣고 기억하고 대화하고 불러주는 것의 소중함이 책 속 문장여기저기에 묻어있다.

우리 어머니가 요양원에서 오랜시간 일을 했기 때문에 요양원과 요양보호사가 익숙하다. 함께 살때 저녁을 함께 먹으면 주로 입소 어르신들의 이야기가 밥반찬이었다.
별거 아닐 수 있지만, 쓸데없는 헛소리로 여겨질 수도 있지만 누군가는 관심을 가져 귀기울이고, 반응해주고, 기억해주고, 물어주는 것이 누군가에겐 기쁨 그 이상의 살아갈 이유가 되기도 한다.

난 이토록 다정할 수 있을까.
매일 반복되는 일상의 매너리즘 속에서
상대방에게도, 그리고 나에게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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