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로매니악 1
이우혁 지음 / 반타 / 202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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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인소(인터넷 소설)의 큰 부분을 차지하며 너무나 흔하게 볼 수 있게 된 장르인 판타지. 우리나라에서 그 원조를 찾으라면 아마도 <퇴마록>이지 않을까.
1000만부 판매신화라는, 아마 다시 현실에서 보기 힘들 기록을 세운 퇴마록, 그리고 퇴마록을 쓴 이우혁 작가.

요즘도 많은 사람들이 찾아 읽으며, 내가 좋아하는 피아니스트가 어릴적부터 좋아했던 책으로 언급하면서 조금 더 인기가 올라간 <퇴마록>의 이우혁 작가의 아픈 손가락이랄까, 신문에 연재되다 연재가 중단되었던 테크노 스릴러 <파이로매니악1> (이우역 지음 반타 출판)이 25년만에 전면개정 및 완결되어 세상에 선보여졌다.

실제 그 시대의 사회상과 무기학을 담았던 원래의 <파이로 매니악>은 그 사이 눈부시게 발전한 과학을 반영해 시간대를 2030년대의 근미래로 설정하고, 상황도 현실에서 일어나지 않은 ‘일어날만한’일로 바꾸어서 출간되었는데 오히려 저자가 하고자하는 이야기의 근간을 흔들지 않는 적절한 설정인 것 같다고 저자 스스로 말하고 있다.

저자가 글의 뼈대에 놓은 화두는 무엇일까.
내가 1권을 읽어보고 생각하기로는 ‘법의 정의구현성’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고 있는 듯 했다.

사회에서 첨단 무기로 한 번에 한 사람씩만 살해하는 연쇄살인이 벌어지는데 사용된 무기는 자동으로 소각되어 형체를 알아보기 어렵고 남겨진 것은 PM(파이로매니악)이라는 이름뿐이다.
테러라고 나라에서 규정하고 군 일부까지 동원하고 있지만 실상은 다르다.
PM으로 살인을 이어오고 있는 세 사람. 동훈, 영, 희수는 방산비리를 덮으려는 정부에 의해 다른 나라에 국가기밀을 팔아넘기려한 파렴치한이 되었고, 사랑하는 가족들도 억울하게 죽임을 당했다. 그들도 죽은 것으로 알려져있지만 버젓이 살아있는 죽어도 죽지못한 이들이 원하는 것은 단 하나, 복수다.

이들은 죄가 없으나 도망다니고 있고, 이들을 이렇게 만든 권력자들은 떵떵거리며 희망찬 하루를 살아간다. 법은 누구의 편인가. 교화라는 이름으로 진행되는 용서와 반성. 그들이 나와서 다시 자지르는 악행은 누구의 탓인가.

진정 억울한 피해자들은 왜 빌어먹을 세상에서 아무것도 바뀌지 않은 현실을 비판하며 살아야하는가.
법이 지켜줄 수 없다면 내가 직접 해야하지 않을까.
법을 어겨가면서라도.

심지어 이 세 사람의 개인적인 복수는 국가의 안보와도 큰 연관이 있다. 개인의 복수가 사회의 이익이되는 상황. 그럼에도 그들을 파이로매니악, 방화광이라 여전히 부를 수 있을까. 자신의 손에 피를 묻히는 것을 주저하지 않는 빌런같은 히어로인 것은 아닐까.

유전무죄, 무전유죄부터 최근 웹툰과 드라마로 제작되었던 비질란테 까지. 솜방망이 처벌이 이루어지는 법의 한계를 다루는 이야기들이 끊임없이 나오고 있다.
시대를 관통하는 여전히 현실인 이야기.
이런 영웅들을 원하고 응원하지만 현실에 존재해서는 안된다는 것을 우리모두 안다.
그래서 결국 조금 더 현실적인 법의 체제가 만들어지길 바라는 것인데 1987년도에 개정된 헌법이 아직도 유지되고 있다. 쉽게 바뀌어서는 안되고, 모든 법의 기초가 되는 헌법의 성격상 광범위한 해석이 가능하지만 오용되고 남용되는 것을 막을 수 있는 장치는 필요하다.

그런 현실적인 문제의 인식과 현실에서는 결국 범법이지만 가려운 곳을 시원하게 첨단 무기로 긁어주는 인물들에게서 대리만족과 카타르시스를 느낄 수 있는 책이다.
현실에서 실현되기 어려운 것이 현실로 벌어지고 있는 것을 응원하며 볼 수 있다는 것이 소설의 매력이 아닐까.

매력적인 소설이다.

퇴마록과 이우혁을 사랑하는 독자, 세상의 전복을 마음 속으로만 기원하던 성실한 사회인들에게 고구마 한 입 뒤에 건내는 사이다처럼,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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