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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 미술관 - 그림이 불러낸 삶의 고백, 그리고 당신의 이야기
임지영 외 지음 / 도마뱀출판사 / 2026년 4월
평점 :
살아온 날을 돌이켜보았을 때 인상적으로 기억되고 있는 장면이 있는가? 그 인상적이라는 단어는 당연히 긍정적인 표현이다. 부정적인 것이 인상적으로 남기에는 우리의 일상은 대부분 좋지 않은 것들로 기억되고 있다.
우리 인간의 뇌를 무언가를 자꾸 뇌 새김질하면 부정적인 것으로 인식하기 때문이다. 잊지 않으려 되새김을 하다보면 빛이 바래 왜곡된 모습으로 남아 우리를 괴롭게 하고, 이 악물고 나아가다 보면 우리를 버티게 해줄 것들은 서서히 잊혀 간다.
분명 순수하게 행복하고 인상적이었던 순간들이 많을텐데.
‘내 삶은 왜이렇게 불행할까.’ 이런 생각이 만들어지는 과정이 이렇지 않을까.
우리에게는 떠올리기만 해도 마음이 평온해지고 고갈되었던 에너지가 충전되는 무언가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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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미술관 (#도마뱀 출판)은 그 무언가를 그림이라고 알려준다. 우리는 그 누가 와도 헛되다 부정할 수 없는 소중한 각자의 인생을 수십 년을 살아왔다. 하지만 마냥 좋았고 행복했고, 감동적이고 인상적인 순간들을 정작 잊고 살아가고 있으니, 그것들을 되살려내는 것이 중요하다. 예술코치들이 모여 만든 이 책의 용도는 그런 순간들을 다시 떠올리게 해줄 트리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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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에게 유년, 청소년기, 청년기, 중년기, 그리고 지금부터 20년 후 어느 날. 이렇게 다섯 가지 시간과 시선을 떠올릴 수 있도록 작가 각자의 삶의 순간들을 예시로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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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하나에 자신의 이야기 하나를 짝지어 보여주고 그다음 페이지는 비어있다. 그 페이지에 적혀있는 것은 하나의 질문뿐이다. 그림을 보고 글을 읽으면서 그 질문의 답을 떠올리는 것이다.
그렇게 잊고 있던 기억을 떠올리고, 진솔하게 마주하지 못했던 자신과의 대화를 통해 몰랐던 자신을 발견한다.
10명의 작가 5개의 이야기, 총 50개의 질문에 대답하다 보면 50개의 이야기, 수십 점의 그림들이 나만의 회랑에 하나둘 전시된다.
그 어떤 전시보다도 더 감동적이고 의미 있는 전시가 되어 몇 번이고 다시 찾게 만든다. 그렇게 위안을 얻기도 휴식을 취하기도, 용기를 내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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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네일. 유튜브에서 영상을 누르기 전, 영상의 주제를 파악할 수 있는 이미지를 뜻한다.
나의 인생을 하나의 영상이라고 생각했을 때, 섬네일로 삼을 이미지가 바로 떠오르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인생 미술관>을 읽고 나면 이제 다른 고민에 시달리게 된다. 수십 장의 장면 중에서 무엇을 골라야 할지 엄청나게 고민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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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알아가고, 나의 취향을 깨달으면서 50점의 그림을 구경하며 50개의 나만의 글을 쓴다.
이보다 알찬 시간이 또 있을까.
이 모든 것이 단 한 권의 책으로 가능하다.
그림과 글이 여전히 우리 곁에 존재하는 이유 그 자체인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