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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마지막으로 남긴 노래
이치조 미사키 지음, 김윤경 옮김 / 모모 / 2026년 4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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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는 언제 완전해 지는가.
이야기에 존재하는 많은 입장들의 이야기를 모두 담았을 때가 아닐까. 특히나 사랑에 관한, 감정에 관한 이야기라면 특히나 직접 그 사람의 입장을 듣는 것이 중요하다. 아무리 한 몸 같은 사랑일지라도 놓치거나, 목 아프게 삼켜서 끝내 절대 알 수 없는 것들이 존재할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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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마지막으로 남긴 노래 (#이치조미사키 지음 오팬하우스 / 모모 출판)은 그렇게 아야네의 입장이 빠져 하나 뿐인 날개로 날지 못하는 비익조같던 <네가 마지막으로 남긴 노래>에 또 하나의 날개를 달아 주는, 마침내 날갯짓을 할 수 있게 해주는 같지만 전혀 다른 또 하나의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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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f I were a bird, I could fly to you.
일어날 수 없는 일을 가정할 때 If절의 동사는 were이 된다. 얼마나 멋없이 머리에 집어넣은 문장이었는데 이 문장이 이렇게 아름다운 이야기의 씨앗이 될 줄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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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미오와 줄리엣>에서 나오는, 날아갈 수 없는 현실을 슬프게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날려고 시도했으나 결국 다시 돌아와 내 곁에 있다는 사랑을 나타낸다는 이 문장은 <내가 마지막으로 남긴 노래>의 한줄평 같았다. 400페이지에 달하는 책 한권을 완벽하게 남았다.
가수라는 꿈을 위해 도쿄로 가서 3년 반이 지나서야 하루토를 다시만나 비로소 사랑을 시작하고, 사랑의 결실이 생겨 다시 고향으로 돌아가는 아야네 그 자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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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 시간을 돌고 돌아 마침내 함께하지만 슬프게도 함께 한 시간은 2년이 채 되지 못했다.
딸과 하루토를 남기고 하늘의 별이 된 아야네.
사랑이 끝나도 인생은 계속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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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야네를 보듬었던 어른들이 그녀의 아이를 보듬어 훌륭히 키워낸다. 그렇게 부모가 없던 아야네의 엄마도, 아빠도 되어주면서 그들도 각자의 입장을 조용히 전한다.
묵묵히 잘 살아내는 모습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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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토 작사 아야네 작곡의 하루카春歌, 봄의 노래는 그 들의 사랑의 결실이자 아야네와 마음을 주고받은 모든 이들의 사랑을 받고 성인을 맞이한 그들의 딸의 이름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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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은 언제나 함께 하는 것이라고.
함께 무언가를 만들어 나가는 것이라고.
이 책은 들려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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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을 읽지도 쓰지도 못하는 난독증에 걸린 사람이 병에 걸려 죽어가는 와중에 말그대로 한 글자씩 적어 마음을 전한 짧은 편지는 어떠한 달필의 긴 글보다 감동적이다.
진심의 농도가 짙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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짙은 감정을 전하는 것의 소중함과 위대함이 명치부분을 따뜻하게 만든다. 기꺼이 마음을 전하고 싶어진다.
아니 그래야 한다고 결심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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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심으로 사랑하고 마음을 전하는 것.
세상에 그것보다 행복하게 잘 사는 모습이 또 있을까.
행복이라는, 존재조차도 불명확한 것이 조금은 어떻게 생겼는지 알 것같은 존재하는 무언가로 내 삶에 들이게 해주는, 봄에 아주 잘 어울리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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