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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휘자의 소통법 - 소음을 화음으로 바꾸는
김진수 지음 / 매일경제신문사 / 2026년 2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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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바토Rubato. 의도적으로 음의 길이를 늘이거나 줄이는 것. 악보에서 벗어나는 행위이기에 콩쿨과 같은 경합에서는 위험요소이지만 그만큼 얼마나 곡에 대해 고민했는지, 작곡가와 대화를 주고받았는지를 알려주는 소통의 흔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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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인만의 음악성을 드러내기위한 욕심과는 소리부터, 설득력부터가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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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의 분야에 통달하면 그 원리는 만물의 이치와 결을 함께 한다고 했던가. 개인의 삶에 피어나는 표현형은 다를지언정 결국 통하는 공통점이 있다는 것을 #지휘자의소통법 (#김진수 지음 #매일경제신문사 출판)을 보며 다시한번 깨닫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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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인 김지수는 지휘자, 마에스트로의 경험을 살려 올바른 조직문화를 정착시키는 강의를 하고 있다.
음악이나 하던 사람이 조직을 알겠냐고 하면 오산이다.
솔리스트, 오케스트라, 지휘자 모든 음악가들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자신이 어떤 소리를 낼 것인가가 아니라 다른 사람이 어떤 소리를 내는가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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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코로나 이후의 조직문화는 사람들의 인식이 변했기에 바뀌어야한다고 말할 수 있는 것은 타인을 읽어낼 수 있게 시선이 자신이 아니라 밖을 향해 있는 사람들만이 알 수 있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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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가의 책 답게 1악장 아다지오, 2악장 안단테, 3악장 모데라토, 4악장 알레그로로 이어져 마침내 피날레로 향하는 이 책은 그 자체가 이미 이 책이 하고자 하는 말을 다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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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처음부터 전력질주 하지말 것’이다.
시장경제주의가 도입되면서 모든 것이 숫자로 환원되는 시대에 속도는 미덕도 아닌 기본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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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당백이라는 말. 조직의 스페셜리스트를 뜻하지만 결국 업무처리량이 많은 사람을 뜻하니, 모두가 그렇게 빨리 달릴 수 있길 바라게 되는 것은 당연하다. 그렇게 걷는 법, 나아가야하는 방향도 완전히 익히지 못하고 냅다 달려나가면 오래 달리지도 못하고 부상도 당하고 방향도 틀려 오히려 걷는 것보다 더 오랜 시간이 걸리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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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실패감은 다른 조직원들의 눈치를 보게 만들고 이 눈치는 아이러니 하게도 타인에 대한 시선과 귀를 막고 자기 자신 안으로 침잠하게 만든다.
조직원이 아니라 조직안에서 표류하는 이방인이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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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가 지끈거리거나 마음이 조급해질 때면, 늦추는 것을 넘어 멈추는 것이 필요하다. 바짝 당겨져있던 긴장감을 과감히 끊어내면 비로소 함께 긴장하다 낮은 한숨을 뱉어내는 동료와 눈이 마주치고 겸연쩍게 웃다 농담하고 기지개켜고, 그렇게 주변의 공기가 바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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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다시한번 탱탱하게 당겨질 준비를 갖춘다.
같은 당겨짐이지만 다르다. 이번에는 혼자 당기는 것이 아니라 주변 동료들과 눈으로 호흡을 주고받아 함께, 같은 힘으로 당긴다. 둘이서 하나 처럼. 한소리 한마음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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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조직이라는 것은 조화와 소통이다.
소통도 결국 조회로 나아가는 길이니 결국 조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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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화란 발맞춰 나아가는 것.
속도가 더할나위 없이 중요하다.
빠르기만 할 것이 아니라 멈추었다가 느리게, 천천히, 걷는 속도정도, 조금 더 빨리 걷는 속도. 이렇게 단계적으로 나아가는 속도. 그것이 한 방향으로 나아가는 단체에게 가장 중요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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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체에 중요하면 개인에게도 중요한 것이다.
우리에게도 단계적인 속도와 여유가 필요하다.
몰아붙이면 결국 자기자신도 보이지 않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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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많은 사람에게 둘러싸여있으면서도 절대적 고독을 느끼게 된다. 더불어 산다는 것, 함께 나아간다는 것만큼 삶을 충만하게 만드는 것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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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개인에게도, 내가 속한 조직에게도 그만큼 조화는 중요하다는 것을 감상평으로 남기게 되는 좋은 공연한편 감상한 것 같은 기분을 느끼게 해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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