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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십, 자기 철학이 필요한 나이 - 내 삶에 의미 있는 질문을 던지고 싶은 당신에게
이서원 지음 / 땡스B / 2026년 3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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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천명知天命. 비로소 하늘의 뜻을 알았다라는.
공자의 <논어>에 실린 말이다.
오십. 비로소 세상을 있는 모습 그대로 받아들일 수 있게 된다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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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삼십, 불혹 같은 나이와 철학이 합쳐진 책들이 큰 인기를 끌었었다. 그 책들의 철학은 비트겐슈타인 같은 철학자들의 개념을 다루고 있었다. #오십자기철학이필요한나이 (#이서원 지음 #메가스터디북스 출판)을 맨 처음 보았을 때 그래서였을까. 오십이라는 나이에는 어떤 철학이 더 잘 어울릴까 고민해보았으나 오십이라는 나이도, 머리 속에 들어있는 철학도 몇개 되지 않았기에 쿨하게 포기하고 책을 열었다. 그리고는 마지막장을 덮을 때까지 눈을 떼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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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에서는 누군가의 철학을 차용하지 않는다.
난독증일까. 책의 제목에 이미 답이 있었다.
그냥 철학이 아닌 ‘자기’철학.
인생의 반환점에서는 더이상 다른 이들이 아닌 나 자신이 중요한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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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오십은 스스로에게 한번도 하지 않았던 질문들을 던지게 되는 나이라고 말한다. “나는 무엇을 위해 살아왔는가.”, “나는 무엇을 위해 살 것인가.“ 이 말을 들으니 책 속에 있는 또다른 문장과 자연스레 이어진다. “스스로 질문하는 사람은 누구나 철학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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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이 가진 힘은 무엇일까.
질문의 목적은 답일까? 물론 그럴 수 있지만 답을 찾지 못했다고 해서 질문은 의미없는 것일까? 답을 구하려 애썼던 시간도? 결국 질문이 가진 의미는 비로소 생각하게 한다는 것이다. 그것도 하나의 결로 꾸준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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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시대에는 나이가 그렇게 큰 의미를 가지는 것은 아니지만 사십까지만 해도 유혹에 흔들리지 않는다고 말하지만 여전히 사회에서 아둥바둥해야하고, 아이들을 키워야하고 노후를 준비해야하는 등 치열하게 살아내야 한다. 그 삶 속에서 이런 질문들을 할 수 있다면 참 좋겠지만 그것보다는 다른 사람들이 만들어 놓은 규칙과 제도 속에서 최선의 것들을 모아 내일을 준비하는 것이 더 급하다.
이런 상황에서 기존의 얽매이던 것들에서 벗어나 자신만의 철학을 생각해낸다는 것은 쉽지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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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 상대적으로 아이들도 다 자라고 치열한 경쟁에서 한발짝 물러날 수 있는 오십이 자기만의 무언가를 세우고, 그것으로 반환점 이후를 완주할 힘을 얻기 적당한 때라고 여겨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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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본인의 이야기와 여러 사회 속의 일화들을 들려주며 스스로의 무언가를 세우는 방법으로 안아주기, 내려놓기, 마주하기, 정돈하기, 물들이기를 알려준다.
나만 그런 것이 아니라 모두가 그렇다는 것, 모두가 제자리 걸음하는 것이 문화라는 것에서 시작해 타인의 시선에사 자신을 내려놓고 나보다 다른 것들 더 신경쓰다 미처 듣지못했던 내 안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스스로를 불행하게 하는 관계를 돌아보고 정리하며, 그렇게 나의 세상을 오롯이 나의 색으로 물들여보라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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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나를 찾는 것은 나를 가득 채우고 있는 불필요한 것들을 비우는 것이었나. 수많은 소리와 색 중에서 나만의 것을 찾으려면 집중하는 수밖에 없다. 하지만 평생 집중의 양은 정해져있다지 않나. 나 자신을 찾는것에서 마저도 나 이외의 다른 것들 때문에 고생할 필요가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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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나 이외의 것들을 과감히 정리하는 것이다.
스마트 기기의 용량정리하듯. 용량이 확보된 기기는 버벅거림이 줄고 성능이 하향되지 않듯이 우리는 그렇게 나만의 오리지널리티를 찾는다. 점점 속도도 붙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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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있어야 너도 있고 우리도 있다.
이 단순한 진리를 마음먹고 실천할 수 있는 나이가 오십이라니. 삶이 측은해 지기도 하면서도 그때까지 잘 버텨낸 것이 얼마나 축하받고 인정받아야 하는 일인지도 깨달았다. 그리고 깨달은 또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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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리 할 수 있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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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에서 알려주는 자기철학을 세우는 것을 오십이 아닌 조금 더 일찍 할 수 있다면, 쉽지않은 사회에서 흔들림을 조금 더 잘 견뎌내고 단단히 뿌리내려 조금 더 잘 자랄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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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와는 상관없는 것들이라기엔 저절로 고개가 끄덕여진 내용이 너무 많았다.
조금 더 자신을 살펴라고 격려해주는 어른 같은 책이다.
어른의 지혜가 필요한 요즘이다.